몽중루의 해파랑길 걷기, 32코스(근덕 맹방해변-삼척항-해가사지- 동해 추암공원) 기행
동해의 떠오르는 태양과 파도와 벗하며 걷는 사색의 길이란 뜻의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을 시작으로 고성 통일
전망대로 이어지는 770km의 해안길이다. 이 해파랑길에는 구간구간마다 특별한 이름들이 또 있다. 부산의 갈맷길, 울산 솔
마루길, 경주 주상절리길, 영덕 블루로드길, 울진 관동팔경길, 그리고 삼척 수로부인길 등이다. 지난 주말, 해파랑 32코스
(삼척 구간 4번 째 코스) 수로부인길을 걷고 왔다. 한재와 정라안길, 쏠비치해변과 추암을 비롯한 곳곳의 빼어난 자연경관
과 함께 신라 장수 이사부를 기리는 사자공원과 수로부인의 해사가터 등 역사와 문화가 배어 있는 곳이다.
10시 30분, 근덕읍 맹방해변에 내려서 마읍천 하구역 덕봉산의 단풍을 담고, 한재로 이동해 다시 삼척 죽서루을 향해 걷는
다. 길가에 세워진 낭만가도 표지판이 반긴다. 낭만가도(浪漫街道 · Romantic Road of Korea)란 삼척에서 고성까지, 동해
안의 빼어난 절경을 바라보며 파도를 벗삼아 걷는다는 강원도 구간 해파랑길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림같은 오분해변을 품
은 고성산(해발 100m) 자락을 돌아 오십천 하구역에 들어선다. 백두대간 매봉산 삼수령(三水嶺)에서 발원해 온 물길이다.
바다와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은 물고기가 많은 게 특징, 이곳 오십천도 예외가 아닌듯 갈매기들이 바다가 아닌 이곳 강변
에 몰려와 백구(白鷗)의 향연을 벌인다. *실직군왕비릉(삼척김씨 시조 비)을 지나 죽서루(竹西樓)를 바라보며 오십천교를,
삼척항의 정라안길 하얀 언덕길을 올라 광진산 봉수대를, 광진해변 후진해변 삼척해변을 지나 와우산(臥牛山)으로 간다.
이 산 남쪽 갈천마을은 삼척해변, 언덕 위 증산마을 시루뫼엔 삼척 쏠비치 리조트 타운, 그리고 시루뫼 아래 북쪽 구릉은
수로부인길 해가사지(海歌詞址)다. 높이는 비록 80여m 정도의 낮은 산이나 자연 경관은 더 없이 수려해, 건너 동해시 추
암과 더불어 쌍벽을 이루는 관광명소다. 그리고 그 반 마장 앞에는 이사부사자공원이 또 있다.
신라(新羅) 향가(鄕歌) 헌화가(獻花歌)와 해가(海歌)의 무대인 수로부인길은 일찌기 신라 장수 이사부(異斯夫)가 걷고, 해
동 미인 수로부인이 걸었던 길이다. 앞서 지나왔던 원덕읍 임원의 남화산 '수로부인헌화공원' 이 헌화가의 무대라면, 이곳
와우산 해가사지는 해가의 무대다. 해동 미인으로 회자되는 수로부인은 신라 성덕왕(재위 702~737) 때 순정공(純貞公)의
부인이다. 공이 강릉태수로 부임하는 길에 함께 가며 남화산 언덕 철쭉(躑躅花)에 반해 헌화가를, 와우산 굽돌이 해안길에
서는 해룡(海龍)에게 잡혀갔다가 해가를 낳았다. 해가사지의 팔각 임해정(臨海亭)엔 '신성한 바다 마주하는 곳/ - - /철쭉
보다 더 고운 수로부인의 미소 해룡이 안아 갔네 - -' 라고 시작하는 시가 목판에 새겨져 걸려 있고, 광장엔 해가(海歌) -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 놓아라(龜乎龜乎出水路)'- 가 둥근 여의주석에 새겨져 있다.
증산해변을 지나 '이사부사자공원' 으로 간다. 이사부를 기리는 기념공원으로 삼척시와 동해시의 경계 지점 언덕에 있다.
신라 장수 이사부(異斯夫 · 생몰연대 미상)는 정복자의 아이콘으로 진흥왕을 도와 영토확장에 큰 공을 세운 정치가이자
명장이다. 일찌기 하슬라주(강릉) 군주(郡主 · 512년)로 있으며 우산국(울릉도)을, 549년엔 고구려 땅인 한강상류를 정복
(단양적성비)하고, 562년엔 다시 대가야를 완전 진압했다. 신라 17대 내물왕(奈勿麻立干 · 재위 356~402)의 4대 손(孫)이
었다 전한다. 그가 우산국을 정복할 때 목각으로 만든 많은 사자를 배에 싣고가 섬 주민들에게 겁을 주어 항복하게 했다
는 전설이 전해오고, 이사부사자공원 이름에 '사자' 가 붙은 연유도 여기에서 비롯됨이 아닌가 싶다. 실제 공원엔 돌과 나
무로 깍은 사자상이 여러곳에 세워져 있기도 하다.
은색 비단을 펼친 듯한 150m 추암해변을 지나 추암공원으로 간다. 추암(湫巖)은 촛대바위, 칼바위 등 크고 작은 바위섬
이 장관이다. 기반암(基盤巖)인 석회암이 암석해안을 이룬 추암은 오랜 세월 해식작용에 의해 암봉과 석주 등이 첩첩이
서 있는 곳,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어지는 곳이다. 일찌기 이곳을 찾은 한명회(韓明澮 · 1415~1487. 세조의 장자방)는 그
절승에 취해 능파대(凌波臺 · 美人의 걸음걸이처럼 아름답다는 뜻)라고 했다 전한다. 푸른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와
부서지는 파도가 희고 맑아 일상에 찌든 마음까지 씻겨준다. 정자 아래 입석군(立石群)을 지나자 이번에는 빛 바랜 팔작
지붕 육간 정자가 두 그루 소나무를 거느리고 서 있다. 해암정(海巖亭)이다. 추암의 기암들이 외경스럽다면 해암정은 온
화하고 평화스럽다. 여말에 심동로(沈東老 · 삼척 심씨 시조)가 세우고 유하며 삼척을 세거지로 삼았다 전한다. 다시 건
너편 조각공원에 오른다. 해안에 돌출한 바위사이를 잇는 출렁다리를 건너서서 오던 길 뒤돌아 본다. 추암 너머 지나온
해안들이 모두가 그림되어 아득히 멀다.
촬영, 2019, 11, 16.
-맹방해변과 덕봉산
-삼척시 근덕읍 들녁
- 7번 국도 한재(한치고개)
- 한재에서 본 맹방해변
- 오분해변과 고성산(해발 100m) 그리고 멀리 삼척항
- 오분해변과 고성산
- 삼척 오십천 하구역
- 오십천과 삼척시
- 오십천 갈매기 떼
- 삼척 장미공원과 봉황산
- 삼척항(정라항)
- 정라안길 언덕 위에서 본 삼척항
- 정라안길 고개/ 광진산 가는 길
- 광진산 봉수대
- 광진항
- 새천년해안 유원지
- 새천년유원지 데크에서
- 후진항으로 가는 해안의 두꺼비바위
- 후진해변
- 뒤돌아 본 후진항
- 후진항 해신당에서 본 삼척해변과 멀리 쏠비치 리조트
- 삼척해변(해수욕장) 해파랑길 데크
- 와우산(臥牛山) 들머리 해변에 있는 와우상(臥牛像)
- 삼척 와우산 쏠비치 리조트
- 와우산 쏠비치 해변
- 와우산 암석해안
- 쏠비치리조트와 삼척해변
- 와우산 해가사지(海歌詞址) 수로부인공원과 임해정(臨海亭)
- 해가사(海歌詞) 여의주석
- 수로부인공원에서 본 증산해변과 멀리 추암공원
- 증산해변과 연인들
- 당겨 본 추암
- 신라장수, 이사부사자공원
- 추암해변과 추암공원
- 추암해변
- 추암 촛대바위
- 추암공원에서 본 와우산 쏠비치와 멀리 웃나래산
- 추암공원 암석해변 / 기반암 석회암
- 해암정(海巖亭)
-추암공원
- 추암공원 출렁다리
- 추암공원과 증산해변
* 실직군왕비릉은 신라 경순왕의 여덟 번째 아들의 부인으로 삼척 김씨 시조 부인묘임.
삼국시대 초기의 삼척을 근거로 한 옛 해동3국 실직국과는 다른 이름임
첫댓글 멋있어요 ㅡ
잘 보고 갑니다~~!
네, 반갑고 고맙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건안하시고 33코스길 만나요.
네, 감사합니다.
날씨 많이 추워졌네요.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