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강의 주제는 **[신사참배와 순교: 믿음의 시금석]**입니다.
[제5강] 신사참배와 순교: 배교의 밤, 별처럼 빛난 남은 자들
본문 말씀: 요한계시록 2장 10절
"너는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관을 네게 주리라"
1930년대 후반, 일제는 '황국신민화 정책'을 밀어붙입니다. "일본 천황은 살아있는 신(현인신)"이라며, 모든 조선인에게 신사(Shinto Shrine)에 절할 것을 강요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국가 의례가 아니었습니다. 일본의 태양신(아마테라스 오미카미)에게 절하는 명백한 **'우상숭배'**였습니다.
1. 1938년 9월 9일: 한국교회사의 가장 치욕적인 날
여러분, 이 날짜를 기억해야 합니다. 1938년 9월 9일, 평양 서문밖교회에서 열린 제27회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
일제 경찰들이 예배당을 겹겹이 포위하고, 총대(대의원)들 사이사이마다 칼을 찬 형사들이 앉아있었습니다. 총회장 홍택기 목사가 묻습니다.
"신사참배가 종교의식이 아니고 국민 의례라는 것을 받아들이겠습니까?"
반대하면 끌려가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예"라는 대답이 억지로 나왔습니다. 반대 의견을 말하려던 목사들은 입을 틀어막혀 끌려나갔습니다. 결국 가결 방망이가 두드려졌습니다.
"탕! 탕! 탕!"
이 소리는 한국교회가 공식적으로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 앞에 무릎 꿇는 소리였습니다. 목회자로서, 교회사 교수로서 이 부분을 강의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우리는 이 역사를 부인해선 안 됩니다. 철저히 회개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2. 일사각오(一死覺悟): 주기철 목사와 산정현교회
그러나,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 빛나는 법입니다.
교단이 배교했을 때, 끝까지 "NO"를 외친 **'남은 자(The Remnant)'**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 바로 소양 주기철(Chu Ki-cheol) 목사님이 계십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평양 산정현교회에서 **'일사각오(一死覺悟, 한 번 죽기로 각오함)'**라는 설교를 남기고 4차례나 투옥되셨습니다.
그의 논리는 단순하고 명쾌했습니다.
"계명에 나 외에 다른 신에게 절하지 말라 하셨으니, 나는 죽어도 못합니다."
그는 타협을 몰랐습니다. 일제는 그를 회유하기 위해 가족을 괴롭히고, 끔찍한 고문을 가했습니다. 못 판 위를 걷게 했다는 증언이 있을 정도로 잔혹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감옥에서도 "주님, 이 고통을 피하게 마시고 이기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1944년 4월 21일, 광복을 1년 앞두고 그는 순교합니다. 그의 마지막 유언은 "내 영혼의 하나님이시여, 나를 붙드시옵소서"였습니다.
3.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 왜 '그루터기'를 남기셨는가?
신학도 여러분, 섭리적 관점에서 질문을 던져봅시다.
왜 하나님은 한국교회의 제도권(총회)이 무너지는 것을 허락하셨을까요? 그리고 왜 소수의 순교자들을 남겨두셨을까요?
① 알곡과 가라지의 분리 (Purification)
평온할 때는 누가 진짜인지 모릅니다. 환난이라는 '키(Winnowing fork)'질이 시작되자, 껍데기는 날아가고 진짜 알곡만 남았습니다. 하나님은 한국교회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이 시련을 사용하셨습니다.
② 해방의 영적 근거
많은 역사학자는 1945년 8월 15일의 해방이 연합군의 승리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영적인 눈으로 보면 다릅니다. 주기철, 손양원 목사님 같은 순교자들의 피와, 감옥에 갇혀 있던 출옥 성도들의 눈물의 기도가 하늘 보좌를 움직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의인들' 때문에 이 민족을 멸망시키지 않고 해방을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이사야 6장의 말씀처럼,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해도 **'거룩한 씨(Holy Seed)'**가 이 땅의 그루터기가 되었습니다.
[결론 및 적용]
사랑하는 원우 여러분,
주기철 목사님은 1930년대의 신사참배와 싸우셨습니다.
그렇다면 2026년을 살아가는 여러분의 '신사참배'는 무엇입니까?
오늘날 우리에게 총 칼을 들이대며 우상에게 절하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더 교묘한 우상들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물질주의, 성공 지상주의, 쾌락, 동성애 옹호와 같은 세속의 가치관들이 "이것은 종교가 아니라 문화야, 인권이야"라고 속삭이며 우리에게 절하기를 강요합니다.
총회에서 방망이를 두드리며 타협했던 비겁한 선배들이 될 것입니까,
아니면 "나는 일사각오의 믿음으로 진리를 지키겠다"고 외치는 주기철 목사의 후예가 될 것입니까?
한국교회는 순교자의 피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 붉은 피의 역사를 잊지 마십시오.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로운 예배는 공짜가 아닙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 순교의 피가 헛되지 않아, 마침내 찾아온 해방과 그 이후의 혼란기를 다루는 **[제6강. 해방과 분단, 그리고 6.25 전쟁]**을 강의하겠습니다. 이념의 전쟁터 속에서 하나님이 교회를 어떻게 지키셨는지 보게 될 것입니다.
다음 주까지 시편 126편,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보내실 때에"를 묵상하며, 해방의 감격을 미리 맛보고 오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고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