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으로 봄을 맞는 식물
2014년, 올해의 봄은 어느 때보다 일찍 찾아와 조바심이 납니다. 화사한 봄꽃을 보지 못하고 꽃이 질까 두려워 얼른 밖으로 나가 꽃잔치 구경을 해야겠지요. 공원 또는 들판에는 벌써 봄꽃들이 저마다 꽃망울을 터뜨리며 화려한 꽃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봄에 꽃이 피는 식물임을 짐작할 수 있는 식물이 있습니다. 우리말 예쁜 이름인 봄맞이꽃을 비롯하여, 한자어로 봄을 맞이하거나 알린다는 뜻의 영춘화(迎春花), 보춘화(報春花) 등이 그것입니다. 그럼, 이름으로 봄을 맞는 식물에 대해 알아볼까요.
※ 관련단원
식물의 한살이(초등학교 4학년 과학 1학기)
식물의 세계(초등학교 4학년 과학 2학기)
식물의 구조와 기능(초등학교 5학년 과학 1학기)
생태계와 환경(초등학교 6학년 과학 1학기)
생물의 구성과 다양성(중학교 과학 1학년)
※ 알아보기
- 봄맞이꽃
- 영춘화(迎春花)
- 보춘화(報春花)
- 식물 이름 이야기
<봄맞이꽃>
과명: 앵초과
세계공통이름: Androsace umbellata(Lour.) Merr.
1. 이름
봄 들판이나 산길을 걷노라면 앙증맞은 흰색 꽃들이 우산 모양 꽃차례를 이루어 펼쳐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이 작아 언뜻 눈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한 번 찾으면 그 후에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봄맞이꽃이지요. 우리는 그 식물의 매력에 사로잡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게 됩니다. 봄맞이꽃이란 이름은 봄을 맞이하여 일찍 꽃이 핀다는 뜻으로 붙여졌습니다. 많은 식물이 봄에 꽃이 피는데도 불구하고 봄맞이꽃이 봄의 대표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우리 모두가 봄맞이꽃의 아름다움을 인정한 결과일까요? 봄맞이꽃의 꽃말도 봄을 맞는다는 뜻의 ‘봄맞이’, ‘봄의 속삭임’입니다.
봄맞이꽃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로 공원이나 들판에 나가 몸을 낮추고 땅을 잘 살펴보면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럼 겨울을 이기고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봄맞이꽃의 지혜에 대해 알아볼까요.
2. 봄맞이꽃의 생김새와 봄맞이 지혜
봄맞이꽃은 두해살이풀로 가을에 씨에서 싹이 터서 잎을 방석 모양으로 넓게 펼쳐 겨울을 난 후, 이듬해 봄에는 다른 식물보다 먼저 봄을 맞으며 꽃이 핍니다.
봄맞이꽃은 10-20센티미터의 작은 키이며, 몸 전체에 털이 납니다.
잎은 뿌리에서 직접 나와 아래에서 뭉쳐나며, 잎몸은 둥근 모양으로 길이와 폭이 각각 4-15mm입니다. 잎 가장자리에 삼각형 모양의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4-5월에 흰색으로 피며, 잎 사이에서 여러 개의 꽃줄기가 나와 우산 모양의 꽃차례를 이룹니다. 꽃은 지름 4-5mm로 꽃잎은 5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개의 꽃부리가 깊게 갈라진 통꽃입니다. 꽃 안쪽은 노란색을 띱니다.
열매는 삭과이며, 꽃받침에 싸여 있으며, 영글면 5갈래로 갈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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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난 방석 모양의 잎 |
우산 모양의 꽃차례 |
털이 많은 잎 |
사진 1. 봄맞이꽃 전체와 잎의 생김새.
봄맞이꽃은 어떻게 추운 겨울을 이겨내어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지 그 지혜에 대하여 알아볼까요.
첫째, 보온과 햇빛을 위한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봄맞이꽃은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몸에 털이 많습니다. 또한 햇빛을 최대한 받기 위해 잎을 방석 모양으로 펼쳐 표면적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혜를 갖고 있기에 봄맞이꽃은 겨울에도 추위를 견디며, 이듬해 봄에는 다른 식물보다 빨리 꽃을 피웁니다. 이렇듯 봄맞이꽃은 ‘고진감래(苦盡甘來)’ 즉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온다는 뜻의 고사성어를 몸소 실천하는 식물입니다.
둘째, 이른 봄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전략이 있습니다.
봄맞이꽃은 꽃 크기가 작을 뿐 아니라 곤충 수가 적은 이른 봄에 꽃가루받이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작은 꽃이 달려 있는 꽃차례를 우산 모양으로 넓게 펼치며, 꽃 안쪽이 노란색이므로 곤충의 눈에 잘 띄도록 합니다. 봄맞이꽃처럼 작은 식물도 자신의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지요.
셋째, 키가 작은 식물의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키가 작은 식물들은 숲 속 큰키나무의 잎이 무성해지면 그늘에 가려 햇빛을 받기 힘듭니다. 그러므로 식물의 잎이 무성해지기 전에 빨리 광합성을 하여 만든 양분으로 씨를 맺어 자손을 번식합니다. 이렇듯 자연 속 식물은 생장 시기를 조절하여 경쟁을 줄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쟁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입니다.
이렇듯 작은 식물이 자신의 생김새를 최대한 이용하여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을 보며, 우리도 식물의 지혜를 배워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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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유인 전략 1.
<크게 보이기 위해 우산 모양으로 펼친 꽃차례> |
곤충 유인 전략 2.
<꽃부리 안쪽의 노란색> |
사진 2. 곤충 유인 전략.
※ 이글은 권희정센터장님이 LG사이언스랜드>척척박사연구소> 따끈따끈 과학에 연재한 글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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