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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 이때는 어떤 때냐면요...
벼가 익어야 하는 때지요. 사과도 익어가구요.
여름이 지나고 이제 더위는 물러갔다고 생각했지만, 벼와 과일을 익혀야 하기에 이 계절은 낮의 더운 기온을 유지한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의 낮기온은 무려 30도였답니다.
아무리 더워도 어치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벼가 잘 익어가고 있는 거고, 사과도 맛있어지고 있는 거니까요.
올해는 추석이 빨리 와서 추석 차례상에는 밤을 올리지 못했는데, 밤은 이제 익어서 떨어지고 있어요.
어제 밤나무밑에 서 있는데 잘 익은 똥~그란 올밤이 떨어져 주웠는데 글쎄...
따뜻하지 뭐에요. 강한 볕을 받아 밤알이 몽실몽실 잘 익어 톡 떨어진 거지요.
우리 창원1팀은 총 다섯가족이랍니다. 시윤맘의 소개로 유안이와 민채네가 함께 하게 되어서요. 너무 너무 반가워요.
아기들이 서로 교류하며 놀기 위해서는 5-6가족은 되어야 되서 걱정했는데 어치는 많이 좋았어요.
7월까지 잘 만났는데 예준이도 시윤이도 어치에게 낯가림을 하네요. 에잉~~ 섭하지만 할 수 없지요.
이제 자아가 무르익어가는 나이이니 낯선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몸간수도 잘 해야하므로 우리 친구들의 낯가림은 당연해요.
오늘 함께 한 가족은 시윤이와 엄마, 예준이와 엄마, 유안이와 엄마, 민채와 엄마, 그리고 어치^^
창원대안에는 다양한 나무가 많아서 그 열매만 찾아다녀도 정말 재미있답니다.
어린이들은 이 열매들이 왜 좋은지 왜 신나는지 잘 모르지요. 그러나, 열매들을 찾아 손으로 만지고 질감과 양감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생태체험이 시작되는 것이랍니다. 유아들에게는 생물의 이름을 알려주는 것보다 우선 만지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스스로 이름을 지어보고, 느낌을 말하고 그 느낌으로 생물과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가끔.....
엄마들은 어치에게 "이건 뭐에요?" 하고 질문해요.
어치가 "네 넓적배사마귀에요."라고 대답하면,
바로 아기에게 "이건 넓적배사마귀래."라고 알려주시지요.
실제의 이름은 언젠가는 알게 되어요. 지금은 이름을 몰라도 전혀 문제되지 않아요.
어치는 유아들과 숲에서 만나면 거짓말도 해요.
번연히 이름이 있는 생물이지만, 아직 이름이 없다고 말이죠^^;;
그럼 어린이들은 신나서 이름을 지어보인답니다. 창의력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죠.
이름을 지으려면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니까 관찰력까지 는답니다.
옛날 어치와 함께 일했던 한 강사샘은, 어릴 적 들판의 풀과 나무를 가지고 놀고 먹고 했던 추억이 있었지만 이름을 몰랐는데, 어치의 생물이야기를 듣고는 너무 좋았다고 했어요. 그 선생님은 어린 시절 이름을 모르고 했던 많은 체험덕분에 누구보다 생물이름을 빨리 외웠고, 그리고 자신의 체험을 수업꺼리삼아 유능하게 수업을 이끌어갔답니다.
적어도 유아기에는 이름보다 느낌을 중요시해주세요.
가을은 열매의 계절인만큼 창원대안의 넓은 곳을 이리저리 돌면서 봉투가 가득차도록 열매를 주워봤습니다.
오늘은 가래나무열매, 스트로브잣나무열매, 개여뀌열매, 고마리열매, 그리고 도토리들도 만났지요.
무궁화꽃잎에는 점성이 있어서 하나 떼어 귀에 붙이면 귀걸이, 코에 붙이면 코뿔소가 됩니다. 아직은 경계심이 풀리지 않아서 다른 친구들은 싫다하는데 유안이는 오래도록 코뿔을 붙이고 있었답니다 하하.
앞으로 무궁화꽃잎이 보이면 이걸 어디에 붙일까~~ 의논해서 우리 아기들이 만질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이 느낌 정말 촉촉하고 부드러워 좋답니다. 손으로 느끼는 것이 바로 뇌로 전달되기 때문에 말랑한 뇌도 자극을 받는답니다.
예쁜 민채도 무궁화꽃에 관심을 갖습니다. 예쁜데다 딸기모자를 쓰니 더 예쁜데 무궁화귀걸이 사진이 있었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을텐데 아쉬워요....
모두 줍느라 바쁘셨나봐요. 아기들체험사진이 거의 없네요. 유안맘의 사진을 올리다보니 유안이 사진이 많습니다^^
4살은 동물의 본능이 강해요. 모으고 줍고 그리고 경계하는 성향이 강해요. 주변의 나무와 풀의 열매에 관심을 갖고 모으고 만질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지금 초록색으로 익어가는 솔방울은 올 초에 꽃가루받이를 한 후 올 가을에 벌어질 열매랍니다. 초록색 솔방울 뒤로 작년에 씨앗을 날린 빈 솔방울이 나무에 달려있어요. 이것은 살짝 돌리기만 해도 잘 떨어져요. 나무에 달린 지 3년이 된 것은 센 바람이 잘 떨어지지요. 청설모와 다람쥐가 씨앗을 먹기 위해 초록솔방울을 떨어트리지만, 솔방울의 나이가 많으면 나무가 스스로도 떨어뜨린답니다.
우리 시윤이 7월에 어치와 잘 놀았는데 8월한달 쉬었더니 낯설어졌네요^^;; 시윤이 우리 따로 만나던지 안되겠다~~
엄마와의 시간은 늘 소중해요 그쵸? 담달에는 어치와 곤충데리고 신나게 놀아보자. 그럼 좀 더 친해지겠지^^
열매를 찾아 돌아다니다보니 작은 흙무덤이 있어요. 개미가 돌아다니고 작은 구멍들이 있으니 분명 개미집인데...
손가락으로 눌어보니 어라? 손이 쑤욱 들어가네? 우리 친구들에게 손가락이 들어간다고 호들갑을 떨었더니 이녀석들 그때부터 함께 쑤십니다. 흐흑~ 개미야 뮈안해^^;;
그러나 개미는 강합니다^^;; 다시 왕국을 복구하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제발~~
4,5세의 어린이는 자연속에서 동물의 본능을 그대로 가지고 행동합니다. 곤충을 죽이거나 풀을 마구 꺾더라도 '생태도덕성'을 강조하지 말아야 합니다. 풀을 꺽으면 아프고, 발로 밟으면 개미가 죽는다며 야단을 치면, 조금씩 자연과 멀어집니다.
어치에게도 아픈 추억이 있다고 말씀드렸지요?
얼마나 아플까? 많이 슬프겠지? 조용한 소리와 몸짓으로 이야기해 주면 충분하답니다.
도덕성을 강조할 나이는 7세 정도^^
가래나무에서 가래가 떨어져 있어요. 우리 엄마들은 가래를 모르시더군요. 호두는 중국산, 가래는 우리나라 토종. 우리나라 토종생물들이 점점 사라져가므로, 가래는 이제부터 꼬옥 알아 두셔야겠지요? 가래는 지금 껍질이 붙은 채로 떨어져 있었어요. 껍질이 말라 부서지면 다람쥐와 청설모가 먹기 쉽겠지요. 청설모가 없는 듯해도, 나중에 와 보면 청설모가 앞니로 가래를 까 놓은 흔적들을 볼 수 있답니다.
어치는 수업후, 이곳을 지나다 조금 더 주워왔지요. 우리나라 토종이므로 다른 수업에서 열심히 알려야겠지요!!!
아기들과의 간식타임입니다. 숲을 작게 한바퀴돌고 먹습니다.
앞으로는 과자보다는 과일과 물을 준비해주세요. 오늘 보니 간식먹고 밥을 잘 먹지 않아서요.
과일을 잘 안먹어도 친구들이 먹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면 한개 정도는 먹지 않을까요?
오늘 우리 민채가 진짜 먹방을 선보였죠?
유안이의 그릇속에 도토리모자와 도토리가 담겨있네요. 이곳에는 상수리나무의 도토리와 졸참나무도토리가 있었어요. 둘다 묵을 만들어먹는 재료라고 하지요. 어치가 열매를 까는 모습을 어찌나 집중해서 보고 있는지 절로 웃음이 지어지네요.
유아들의 행동을 보면 이유가 없을 때가 거의 없어요. 무조건 못하게 하기 보다 왜 하는지를 물어보면,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기가 막힌 경우가 많아요. 우리가 등나무밑에 자리를 펴고 있자, 예준이와 유안이가 막대기를 들고 낙엽을 헤칩니다. 무엇을 하는지 물었더니 청소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예쁠수가~~ 열심히 청소해 달라고 박수를 쳐주었답니다. 그 힘든 청소를 하는데도 신이 나 보이지 않나요. 신난 예준이의 엉덩이와 웃는 유안이의 얼굴이 말해줍니다.
어치가 숲나들이를 하는 이유는...
엄마와 아기가 함께 제대로 자연을 느끼도록 하고 싶고,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놀이와 언어로 놀게 하고 싶고,
엄마들끼리 육아정보를 나누게 하고 싶어서 입니다.
지금 우리 아기들은 위에서도 말했지만 동물적인 본능이 강할 때지요.
양보할 리 없고, 남을 이해할 리가 없는 나이랍니다.
자신이 만족해야 비로소 남이 보이는 연령이기에 양보를 강요해서는 안되지요.
어치는 아기들의 놀이에서 그냥 구경꾼의 역할을 합니다. 때론 도우미의 역할도 합니다.
"이 시간은 온통 너희들의 것이야. 도입도 전개도 마무리도 스스로 하는 시간이야~~"
아기들이 어치에게서 자유의 향기를 맡게 하고 싶은 것이 어치의 속셈입니다^^
놀이의 마무리즈음에 엄마들이 합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때론 아기들이 엄마를 찾는 이유는...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그리고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입니다.
그러나, 그 순간조차도 어린이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잔뜩 늘어놓은 도구들은 전혀 쓰지 않는 것이 많네요^^ 언젠가는 쓰겠지요.
뭐든 하고 싶은대로 하는 '완전 자유'의 시간입니다. 가까이서 이 모습을 보는 어치는 웃음만 납니다.
가끔 트러블이 생기곤 하지만, 어린이들이 해결하도록 어치는 지켜보기만 합니다.
육아이야기 많이 나누셨나요? 앞으로도 약 30분에서 1시간정도는 대화시간을 드릴게요.
어른과 달리 어린이들은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도 잘 놉니다. 어치는 이 점이 항상 부럽지요.
어린이들은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또한 자유롭습니다. 이런 어린이와 활동하는 어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에요.
어머니들께서 예쁘게 키워주신 어린이들과 10월달에도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 이어가겠습니다.
오늘 애 많이 쓰셨어요.
<10월부터는 엄마가 만든 엄마표 도시락을 부탁드려요.>
*밥과 반찬 두가지 정도로 하고, 친구들이 엄마반찬을 다른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자랑할 수 있도록 고민해봐 주세요. 반찬을 조금 더 싸오셔야겠지요? 김밥은 모든 재료들을 한번에 씹어먹기 때문에 재료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없어요. 적어도 유아기에는 재료들의 맛을 골고루 맛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유부초밥이나 김밥대신에 도시락을 준비해주세요.
*어린이 도시락을 따로 준비해주세요. 집에서처럼 스스로 먹도록 해 주세요. 동그랗게 앉아서 다른 친구들이 먹는 것도 보면서 먹을 수 있도록 할게요. 먹을 수 있는 만큼만 먹고는 도시락을 닫도록 할게요.
*11월부터는 창원대식당을 이용할 예정입니다.
<흙놀이도구는 적절히>
*자신의 것을 자연속에서 충분히 활용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자신이 충분히 쓰고 빌려 줄 마음이 될 때 빌려 주도록 할 예정입니다.
*남자 아기들이 중장비를 가지고 오기로 했지요?
우리 민채와 리안이도 잘 가지고 노는 것을 가지고 와 주세요.
앞으로 우리들의 분위기가 잡힐때까지 조금씩 조율하면서 숲나들이하도록 할게요.
다음달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기로 해요.
첫댓글 잠을 푹 못자서 컨디션이 별로인 시윤이라 짜증도 많이내고 힘들어했지만 알찬 시간이었어요! 늘 동생이랑 함께여서 엄마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적은데 이렇게 숲체험 날 엄마를 독차지하는 시간을 가질수있어좋은것같아요. 다음달은 좋은 컨디션으로 만날수있었음 좋겠어요♡
유안이도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처음엔 낯선 공간에서 엄마를 찾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치쌤의 행동과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더라구요.
열매,나뭇가지,도토리,애벌레 등등 직접 만져 보고 물어도 보며 자연과 함께 동화 되어 가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났어요.ㅎㅎ 아이와 자연을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볼 수 있구나 하는 것도 어치쌤께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아이들 눈높이에 엄마가 같이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도 무척 기다려져요♡
즐거웠습니다. 창원대에 그렇게 많은 나무와 열매가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오늘 아빠랑 같이 다시한번 가 보기로 했어요. 엄마표 도시락이라니 조금 긴장됩니다만ㅋㅋㅋ 잘 준비해서 다음달 얼른 또 숲놀이 하고 싶어요.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얼른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