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하운 항구에 도착하자 항구 입구에 있는 공원의 나무 그늘에서 가이드가 뉘하운 항구에 대해 설명한다. “뉘하운 항구(Nyhavn Port)는 새 항구라는 뜻으로 이곳은 선원들이 많았던 지역으로 지금은 레스토랑, 카페, 부티크 등 상점과 사람들로 가득하다. 뉘하운 항구는 코펜하겐 중심부에 있는 항구로 크리스티안 5세 때 공사를 시작해 1673년 완공된 후 무역, 해운의 중심지로 부상한 덕에 오랜 세월 잘 보존된 건물이 볼만하며, 오래 전부터 화물선과 어선들이 들락거리다 보니 선원들과 항만 노동자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운하를 돌아보기 전 다리 양쪽에 무료 화장실이 있으니 이용하는 게 좋다” 뉘하운(Nyhavn)은 운하 양편으로 알록달록한 주변 건물의 색감과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유명해 사진 찍기에도 매우 좋은 장소로, 우리도 여기서 멋진 여행 추억 사진을 찍는다. 서울의 남산타워나 파리의 에펠탑에서처럼, 뉘하운에서도 사랑의 증거로 자물쇠를 걸어둔 곳이 많이 보이는데 저렇게 사랑의 자물쇠를 걸어 두어야 사랑이 지속되는지 영원한 사랑을 염원하는 마음이 애처로워 보인다. 운하는 길지 않아 걸어서 유유자적하게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한데 운하 주변을 걸으며 사진찍는 관광객들과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젊은이들로 운하 주변은 매우 혼잡하며, 운하 양쪽으로 빼곡히 들어선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음식이나 맥주, 커피를 즐기는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의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
운하에 정박 중인 배들과 어우러진 다양한 색체감을 지닌 건물들이 아름다워 보이지만, 운하의 물은 깨끗하지 않아 수영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이곳에서의 풍경과 분위기는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며, 산책하며 구경하기에는 좋은 장소인 것 같다.
안데르센 생가의 간판이 눈에 띄지만 생가에 들어갈 수는 없다. 오덴세(Odense)에도 안데르센 생가가 있는데, 뉘하운은 안데르센이 자주 방문하여 뉘하운 운하를 바라보며 글을 쓴 곳이다.
코펜하겐 성당과 거리들을 둘러보는데 성당 바로 옆 골목에 성매매업소 같은 것이 보인다. 현재까지 성매매를 합법적으로 허용한 나라는 네델란드와 독일로 덴마크는 개인적인 성매매는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공원에서 성행위를 하는 것도 허용되며 성행위를 할 때 주변에 방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주의사항이 공원에 적혀 있다고 한다.
우린 다시 뉘하운 항구 옆 공원에 모여 전용버스를 타고 코펜하겐 카스트럽 공항으로 향한다.
코펜하겐의 카스트럽 공항에서 네 시간 반 정도 비행기를 타고 유럽여행을 하기 위해 처음 도착했던 트뤼키에의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는데 한 번 들렀던 공항이라 낯설지는 않지만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면 네 시간 정도 기다려야하는데 탑승 안내판에는 아직 탑승구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스탄불 공항은 한국인 입장에선 튀르키예를 종착지로 하는 수요보다는 동유럽, 아프리카 등지로 환승할 때 많이 이용하는데, 터미널 규모가 커 환승시 동선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고, 보안검색을 통과하면 지나치게 크고 복잡한 면세점 구역을 한참 지나야 휴게/대기 공간을 만날 수 있어 환승거리가 너무 멀고 찾기도 복잡하며 상업화에 치중한 모습도 보인다. 인천공항처럼 생각하고 움직였다간 보딩 타임을 지키기 어려울 것 같다.
인천으로 출발하는 시간이 새벽 1시 반으로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세 시간 반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스탄불 공항은 다른 공항에 비해 압도적인 규모에 깔끔함을 자랑하며 세계적인 선진국들의 공항보다도 멋진 위용을 자랑하지만 무료 제공 와이파이에 대해 매우 짜다. 여권번호 인증으로 1시간 사용이 가능하지만, 더 이상 이용하려면 돈을 주고 이용권을 사야 하는데, 와이파이매우 품질이 떨어지고 매우 느리다. 이미 수만 원대의 공항 이용료가 항공권에 포함되어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로 터키항공을 이용하는 수요가 매우 늘었음에도 와이파이 요금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여행을 마치면서
사실 서양의 역사는 어느 한 나라의 역사만을 알아서는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왕조와 왕조가 서로 얽혀 있고 그에 따라 국가의 형태가 수시로 바뀌었으며 왕권 계승과 종교 및 민족간 갈등 등의 문제로 수시로 전쟁을 해 왔기 때문에 전체적인 서양 국가의 역사를 꿰뚫고 있지 않으면 사실상 설명이 어렵다. 더구나 북유럽의 역사와 문화는 바이킹의 역사와 문화를 알지 못하면 더더욱 설명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번에 동행한 가이드 신현주씨는 우리가 이번에 여행한 북유럽 4개국의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여행 경험을 통해서 알아듣기 쉽게 자세히 설명을 해 준 점이 개인적으로 고맙다. 아울러 다양한 현지식 식사와 좋은 잠자리, 그리고 동행한 사람들에게 세심한 신경을 쓴 흔적이 곳곳에서 보여 참으로 고맙다.
인터넷에서 북유럽의 5월말~6월 날씨를 알아보니 낮에는 우리나라 4월 정도의 기온인데 반해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며 수시로 비와 바람이 몰아치는 경우가 많다고 해 춘추복과 우비를 챙겨 갔는데 다행히 우리는 핀란드 헬싱키에서 한 번 세찬 소나기를 만난 것 말고는 거의 맑은 날씨였고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챙겨간 춘추복을 입어 볼 기회가 없을 정도로 날씨도 좋은 여행을 하는데 한 몫 거든 셈이다. 가이드도 이런 날씨를 만나는 건 그리 흔치 않다고 하며 이번 여행객들이 복이 많았다고 한다.
북유럽 여행의 중심은 노르웨이인데 노르웨이의 자연은 수려하고 환상적이기는 하지만 다양하지 못하다고 생각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만 하더라도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부르크가 여행 코스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는 갈 수 없지만 이곳이 포함되었더라면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여행이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여행과 관광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여행과 관광은 다르다. 관광은 말 그대로 구경을 하는 것이고 여행은 보면서 느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외국을 구경하며 즐기는 관광으로 끝내버려 시간이 지나면 여행을 했다는 것은 기억하지만 어디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긴 여행이든 짧은 여행이든 여행이 끝날 때쯤에는 첫날 어디에 가서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하고 귀국 후 사진을 보면 비로소 일정이 기억이 나게 되는데 여행할 때 찍은 사진을 다시 보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여행을 했다는 것은 기억하지만 어디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패키지여행으로 가더라도 여행하는 국가와 지역에 대한 사전지식을 습득을 하고 가야 하나라도 더 보고 느끼게 될 것이며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 다녀와서라도 여행했던 곳의 정보를 찾아보면 좋을 것이며 한 걸음 더 나가 여행기를 쓰면 그 곳과 관련되는 모든 정보를 다 찾아보아야 하기 때문에 여행에서 보지 못했던 것이나 보고도 그냥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볼 수 있고 모르는 것들을 알게 돼 더욱 충실한 여행의 기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