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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를 생존수영의 중심도시로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이학박사 조영관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에 시골동네 냇가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갑작스러운 급류를 만나 생명의 위험을 겪은 바 있다. 소위 개헤엄으로 사력을 다해 살아남은 가슴을 쓸어내린 아픈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강과 바다에서 물놀이하다가 사고로 불행을 당하는 이들이 발생한다. 또한, 선박사고나 수상 레저활동 과정에서 사고를 당하는 일도 자주 보도된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5년을 기점으로 과거 5년 동안 해마다 35명 정도가 여름철 물놀이과정에서 사고로 사망한다고 한다. 사고 발생 장소도 수상안전요원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강(53.4%)과 계곡(19%)이 많고,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해수욕장(12.6%)과 바닷가(12%)에서도 꾸준히 발생한다. 또한 사고원인별로는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경우(37.9%)와 수영 미숙(30.5%)의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해 생존수영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다행히 광주에서는 2019년에 개최되는 세계수영선수권 대회를 계기로 시민들과 함께할 대회가 되어야 한다는 시장의 의지가 반영되어 국제행사가 수영인들만의 대회로 그치지 않고 광주시민에게도 수상안전에 필요한 서바이벌 수영 습득하게 하는 연결고리를 만든 것이다.
광주시에서는 우선 물놀이 사고에 가장 취약하다고 생각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작년부터 교육청과 협조하여 생존수영과 수영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체험에서는 계곡이나 냇가에서 ‘페트병을 이용하여 살아남기’와 ‘보트로 이동하기’로 보트나 뗏목, 널판자를 이용하여 균형을 맞춰서 차분히 올라타는 방법과 힘을 합쳐 노 젓는 방법을 배우고, ‘부상자가 있을 때 물에 뜨기’로 헤엄치지 못하는 부상자를 가운데에 두고 원을 만들어 서로를 지탱하고 구조가 올 때까지 버티는 것을 배우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 체험을 통해 수영을 잘 하지 못했던 학생들도 물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초적인 지식과 기능을 익히고, 생존수영의 중요성 깨닫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생존수영은 물에서 스스로 뜨고, 이동할 수 있으며, 물에 빠지지 않고 숨을 쉴 수 있도록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기초수영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생존수영체험은 생존수영지도사 자격을 갖춘 강사에 의해 체계적인 수영용법 강습과 함께 엎드려 떠 있기, 누워 떠 있기 등 자기구조법과 생활용품 및 주변 사물을 활용한 기본 구조법 등을 배우는 과정이다.
영국에서는 1991년부터 공교육에 수영교육을 포함하기 시작하여 생후 6개월부터 수영을 배우도록 하고 2016년부터는 공교육에서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여 세계에서 익사율이 가장 낮다고 한다.
기초적인 생존수영을 모든 어린이가 배우려면 일정 규모의 수영장이 갖춰져야 하고, 수영장의 물도 적정 수준의 수질을 확보하여야 안전한 체험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민간영역에서 운영 중이기는 하지만 생존수영교육수영장 인증제를 도입하여 수질관리도 적정하게 이루어지도록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광주에는 대회로 경기장과 수영장운영능력과 같은 인프라가 갖춰질 것이다. 이런 유리한 여건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생존수영의 중심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수영장의 수질이 양호하게 관리되도록 수영장 수질관리 담당자 간담회를 통해 수질관리 방안을 지원하고 특히 생존수영의 체험활동이 진행되는 4개의 수영장에 대해서는 매월 1차례 이상 수질을 점검하여 맑은 물에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적극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9년 7월이면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세계인과 함께할 세계수선수권대회가 우리 고장 광주에서 열린다. 메르스의 공포를 이기고 성적정인 대회를 치러낸 역량을 다시 한번 발휘하여 광주 발전에 또 한 번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 이후 수상사고나 물놀이 사고에 대해 생존수영의 중요성이 주목받으면서 초등학생 수영교육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의 경험이 체계적인 생존수영의 교육과 인프라를 갖추는 정부 정책적 지원으로 이어져서 아이들이 마음껏 물놀이를 즐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