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내게 돌려다오
이 응 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나는 태어났다. 그러기에 나는 너희들에 것이 아닌 나의 것 즉 하나님의 것이란다. 그런데 너희들은 내 본연의 자리를 그냥 놔두지 않고 기도도 하지 않고 이리저리 너희들 멋대로 하느냐. 정말 많이도 참았단다. 내가 너희들의 하나님이기에 참고 용서했지 따지 에 너희들이라면 이렇게 품고용서 했겠느냐! 하나님인 내가 스스로 기도하니 이제 결심하며 모든 것 사해 주기로 했단다.”
새벽잠을 설치며 깨보니 세 시다. 주일 받은 말씀에 은혜가 넘쳤는지 피곤치가 않다. 뒤척뒤척 거리다가 그냥 몸을 일으켰다. 평소에도 깨면 거의 그냥 일어나는 습관에 일찍 집을 나서기로 했다. 첫 전동차는 5시 16분. 골목길 가로등에 비친 노랑 은행나무 잎도 몇 잎 남겨 놓지 않은 체 가는 11월 마지막 주간을 아는지 쓸쓸히 빛을 내며 오늘도 내게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하며 발걸음 뒤로 점점 거리의 간격을 멀리하고 있다. 새벽을 나선 사람들이 생활에 일선을 첫 열차에 실으며 오늘을 시작하는 모습이다. 화려함을 뽑냈던 형형색색 가을에 모습은 내년을 기약했는지 전동차 안에 승객들의 옷차림도 검정계열의 칙칙한 모습이다. 신문 보는 승객은 나 혼자다. 모두들 지그시 눈을 감고 고개를 떨군 승객들의 얼굴은 부족한 잠을 메우 듯 앞뒤좌우에 모습들이다.
서울시청역을 나와 오늘은 평소 나오는 출구가 아닌 시청 앞 광장으로 나가는 계단으로 올라섰다. 프라자호텔에서 비추는 객실에서 나오는 진하지 않은 황금색 불빛. 부산은행 옥상 전광판에서 움직이는 광고내용들.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서울시 본청건물을 보는 나의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본청건물도 진한 녹색에 수직정원에 유리건물도 인근 건물과 옥상에서 비추는 불빛으로 인해 보기 싫지는 않다. 새벽녘 시청 앞 광장은 어둠속에서 지게차는 작은 불빛을 비추며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세월호 사고로 인한 관계로 국민추모의 편의를 제공한다며 무수히 많이 달린 노란리본이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결을 이루고 있었고 두 세명의 경찰관들이 왔다 갔다 하며 감시하듯 지나가는 시민들을 보고 있기도 했었다. 지금은 여섯시도 안 된 새벽시간이다. 둥그런 광장주변은 패널을 비롯해 건축자재인 비개와 이름모를 다른 건축자재들을 가득 싣고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언뜻 생각건대 국회에서 국회와 유족들간에 법안협상을 마무리 함으로 인해 아마 시민스케이트장을 조성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도 그랬듯 재작년에 그랬듯 며칠 동안이나, 아니 겨우내 개장하는 것도 아닌 그냥 자동차 안에서 지나다니는 행인들이 눈요기나 하게끔 아이들과 따라 나온 젊은 수십 수백 명의 어른들이 즐겁게 놀라고 전시효과를 나타내는 그런 시설일 게다. 나는 언제까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시청앞 광장이 생각난다. 그 때에는 시청 앞 광장 한 가운데 분수대가 있었다. 그리고 분수대를 둘러싸고 회전교차로가 있었다. 그렇게 큰 분수대는 아니었지만, 당시엔 시민에 정서를 알았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버스안에서 지나가며 차분하게 보는 느낌도 있었다. 가끔 서울시나 정부에서 주관하여 시민을 동원하는 궐기대회와 환영행사등은 있었지만 보기 싫거나 나쁜 추억은 아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차분하게나마 작은 추억을 주었던 시청 앞 광장이나 세종대로 거리가 이렇게 질서가 없이 되었고 각종 행사를 한다고 무질서도 그 도가 넘어 난장판이 되었다. 각종 이해단체는 물론이고 정치집단과 조그마한 사안까지도 머리에 온갖 색깔에 띠를 두르고 나와 시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에 답답함을 마음으로 표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쇠고기 파동 때에는 광화문 사거리와 시청 앞은 무법천지였고 세월호 사고는 반정부 행위까지 하며 극에 이르렀다. 또한 더구나 좋은 일 한답시고 주관하는 서울시는 물론이며 모 회사에서 지원하고 후원하는 김장까지 하는 행사는 차량이 많이 다니며 복잡하고 먼지 날리는 시내 한 복판에서 꼭 해야 하는지, 농촌과 농민을 돕는다는 농산물 특판 행사도 하려면 차라리 한강변에서 하든지, 잠실운동장 같은 넓은 곳에서 하면 안 되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 외에 많은 행사들이 전시효과에 치중을 두는 것 같아 좋은 뜻에 행사라도 눈살 찌푸리는 모습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제 겨울이 다가왔으니 인조스케이트장 만들어 놓고 수십, 수백 명의 학생들과 시민들이 즐긴다고 몰려 들것이다. 물론 그곳에서 즐기는 시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시내로 들어 올 것이다. 설령 그 좁은 인공스케이트장에서 시민들이 즐긴들 몇 명이나 즐길 것인가? 거의 사람으로 꽉 찬 그 스케이트장에서 말이다.
내 이름은 광장이다. 나는 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 너희들이 항상 생각하며 뛰어 노는 그런 희망의 광장이 되고 싶다. 제발 가고 싶다. 꼭 내가 너희에게 말한 빛과 소금의 역활이 아니더라도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나는 생각하고 싶다. 진정으로 너희로부터 인정받고 싶다. 너희들을 위해 그날이 올 때까지 무한 기도를 하고 싶다. 분수대는 아니더라도, 아니 쉴만한 물가는 아니더라도 양이 먹는 푸른 초원은 아니더라도 녹색의 인조잔디라도 좋으니 되돌려 놓고 싶은 능력이 안되라도 그대로이고 싶다. 그러기에 마지막 엿세째 너희를 만들었단다.
첫댓글 샬롬! 한 주간도 함께 승리해요
광장은 수많은 기쁨과 슬픔, 열광과 냉철, 희망과 절망 등 대조적인 상황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양쪽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것은 물의 흐름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며 역사의 흐름이라고 생각 합니다.
자연스런 흐름을 방해하거나 인위적 힘이 가해지면 4대강의 수질처럼 변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일을 추진할때 step by step (차근 차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급히 한꺼번에 추진해야할 때도 있는 법입니다.
상황에 맞게 판단하고 행할 수 있는 능력이 참된 리더의 조건이겠지요.
쌩유에요!
아침형보다 한 수 위 새벽형 우리 안수집사님! 넘치는 열정이 언제나 부럽습니다.
권사님. 공장에서 한 번 만나요.
교회에서 만나는것과 좀 다른지 않겠습니까??? ㅎㅎㅎㅎ감사합니다
네 집사님 우리 선교회 회원들 모두 광장에서 만나 맛난 것 좀 사주세요 ^^
그럼요! 권사님. 광장도 되고 골목집도 맛있는 집 많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