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린 아이는 루리라는 일곱 살 된, 거세공포증(불알을 없앨까 봐 두려워하는 심리)을 가지고 있는 남자아이로서의 평소 말수가 적고, 잘 웃지도 않으며, 냉담하고, 수줍은 편이며, 자진해서 엄마한테 키스한 적이 없다. 이 아이는 그 학급에서 꼴찌를 하고 있지만 담임교사 는 그 아이가 그렇게 뒤질 수밖에 없는 아이라고는 믿지 않고 있다.
이 아이의 그림에는 왼쪽에 큰 태양이 있고, 오른쪽 옆에 에펠 탑, 그 오른쪽 옆에는 죽 뻗 은 언덕길이 나 있다. 그 아이의 또 다른 그림에도 큰 태양이 있고, 태양 밑에 텐트가 처져 있으며, 그 옆에는 나무가 있다.
이 그림에서 태양은 분명히 아빠이고, 에펠탑은 아이의 성기를 나타낸 것이다. 이 그림에서 는 자기를 거세하려고 하는, 즉 자기의 힘을 빼앗아가려는 무서운 아빠를 큰 태양으로 표현 하고 있는 것이다. 언덕길을 올라가는 자동차는 자기의 활동적인 소망을 표현한 것이다.
또 다른 그림 속의 태양은 치료를 받은 후, 호전된 거세공포증을 보이는 것으로서 태양이 명랑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분석 치료를 받고 난 뒤로 모습이 바뀐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태양이 똑같은 상태의 아빠를 나타낼까? 그렇지 않다. 태양의 상태에 따라 아빠의 상태도 다르게 해석이 된다.
▶ 색에 따라서 빨간색 태양-평범하고 건전한 아빠 오렌지색 태양-애정이 부족한 아빠 노란색 태양-아빠의 부재·사망 또는 애정이 극히 적은 아빠 황토색 태양-사망했거나 사망에 가까운 상태의 아빠 초록색 태양-훈육이 까다로운 아빠 보라 또는 분홍색 태양-신체에 이상이 생긴 아빠에 대한 떼쓰기 하얀색 태양-아빠의 실패 검정색 태양-무정한 아빠 또는 사망한 아빠, 죽어가는 아빠 회색 태양-검은 태양에 준함 윤곽만의 태양-불행한 상태에 있는 아빠.
▶ 후광의 상태에 따라서 정상적인 후광-정상적인 아빠 후광이 없는 태양-아빠의 부재나 사망 약한 후광-애정이 적은 아빠 강한 후광-권위있는 아빠 끊어진 후광-아빠의 애정 부족 긴 후광-성가신 아빠 얼굴이 그려진 태양-대체로 이상이 있는 아빠.
출처 : '유아를 위한 예술교육'-김재은 著, 샘터 刊
엄마가 그림지도를 통해 직접 해볼 수 있는 간단한 성격 개선방법
남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아이 -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다른 아이들을 지나 치게 의식하여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제약하는 아이의 그림은 가냘프고 힘이 없는 선을 주로 사용하며 그림도 잘 그리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엔 크레파스나 색 연필 2 - 3개를 한꺼번에 손에 쥐어 주고 마음대로 곡선을 긋게 하거나 또는 색 종이를 자유롭게 찢어 붙이도록 지도한다. 그리고 자주 칭찬과 격려를 반복하여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겁이 많은 아이 - 항상 불안해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의 그림은 주로 점선 과 짧은 선을 많이 쓰는데, 그 모양이 빈약하고 혼잡하여 산만한 편이다. 선을 자 주 지우는 습관도 있다. 이런 아이는 곡선과 직선을 적절히 배합시키고 연두, 주 황, 초록, 분홍 등의 밝은 색을 쓰도록 유도한다. 그림 소재로 바다, 비행기, 새 등 을 그려보도록 하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 -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들 이 있다. 이런 아이는 가정에서 많은 제약을 받기 때문에 주어진 틀 속에서 탈피 해 보려는 순간적 만족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또 인내력이 부조하고 참고 양 보하는 교육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나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을 때에 이 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 아이가 하는 행동을 제약하지 말고 실컷 하도록 놓아두고, 특히 음향 미술교육 방법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듣는 훈련 이 되어 있지 않아 어려울 수 있는데 이때는 아이가 좋아하는 비행기, 자동차, 탱 크 소리 등을 들려주고 천천히 자연의 아름다운 소리 등을 들려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
손톱을 물어 뜯는 어린이 - 대부분 성취욕이 강한 아이들이 그 뜻을 이루기 어려울 때도 이런 버릇이 생기는데, 아이의 성격이 소심하고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지나친 억압을 받고 있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이런 아이들에겐 협동화 같은 것을 시켜 나보다도 더 잘 그리는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것도 좋 고, 물감 놀이나 낙서 같은 작업, 종이를 찢어 붙이는 작업도 도움이 된다.
반항적이며 공격적인 아이 - 그림에 나타나는 선이 강하게 아래 위로 내려 긋 고, 형태를 힘차게 칠하여 자기 과시를 하는 경향을 읽을 수 있다. 좋아하는 그림 소재는 큰나무, 비행기, 탱크, 새나 사람을 크게 그리는데, 선과 색을 대담하게 쓰 며 자신감에 넘쳐 있다. 이런 어린이는 바쁘게 생활하는 부모의 직업 때문에 부모 에 대한 사랑에 굶주려 있거나 또는 부모의 지나친 억압으로 인해 억눌렸던 자신 의 욕구가 공격적으로 펴출되기도 한다. 이런 어린이는 강한 형태를 부드러운 선 으로 표현하도록 지도하면서 한편으로는 공동제작에 참여시켜 그 그룹의 리더가 되도록 유도하면 친구들과 사이좋게 어울릴 수 있는 성격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
아이들 그림지도는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그림 그리기는 생후 23개월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아이가 자신의 잠 재력을 바깥으로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한 때이며, 자신의 감정을 가장 쉬운 방법 으로 나타내려 하는 시기이다. 즉 아이들만의 주장과 거침없는 표현 능력이 시작 되는 것이다. 특히 이 무렵에는 아이가 타인의 중요성을 발견하게 되어 다른 사람 과의 감정 교감을 하고 싶어 한다. 이런 충동이 강하기 때문에 자신의 주장을 표 현해 보려 애쓰며 아이의 개성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아이가 자신의 욕구와 행위 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 엄마가 생각하지 못하는 여러 행동과 긋고 문지 르는 낙서를 한다.
아이들의 그림지도는 단지 손으로 그리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 이 보고 느낀 생각과 감정을 가장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 주 는 것이다.
어린이의 그림 그리기를 가장 잘 이끌어 주는 방법, 즉 가장 좋은 지도 방법이 란 아이들 스스로 그리을 그리고 싶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그들이 지니고 있는 잠 재성을 자극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특성을 최대한 자연 스럽게 성장능력과 수준에 따라 표현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나이와 능력, 성장과정에 따른 절차를 추월하거나 어른들의 지시에 따라 감정의 교감 없이 그린 그림은 어린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짓으로 그리게 되기 때문이다.
짜임새 있게 잘 그리고 예쁘게 색을 칠하도록 강요해 틀에 박힌 모범적인 그림 을 유도한 것에 만족해하는 부모의 태도는 오히려 아이들의 그림지도에 도움이 되 지 않는다. 다만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살려주고 어린이가 무엇을 그리 고자 했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엄마가 순 수한 아동화와 성인화로 가는 과정의 아동화를 잘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좋다.
순수한 아동화란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의 그림으로 형태와 색에 구 애받지 않고 기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때에 그리는 모든 대상은 낙서를 비롯 해 기형적 형태로 표현되며, 어린이의 감정이 형태나 색채에 그대로 나타나게 된 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는 생활 속에서 많은 경험과 행동의 표현을 스스로 익히면서 자기 것으로 굳혀갈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기다려 어린이 내면의 모든 것을 솔직 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어야 한다. 나이가 어릴수록 가정이나 주변 환경 에 영향을 받아 어린이의 심리상태, 건강 상태 등이 그림에 그대로 나타난다. 따라 서 어린이의 그림에서 형태나 색채를 중요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
순수한 아동화가 감정에 의한 표현이라면 초등학교 고학년의 그림은 묘사력과 그림을 표현하는 방법이 요구되는 시기로 성인화로 가는 아동화로 볼 수 있다. 물 론 이러한 방법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지적, 신체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사물을 보 고 대하는 수준 역시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어른스러운 그림으로 자리잡아 가지 만 표현방법, 묘사방법, 색의 원리 등을 가르쳐 준다면 성인화로의 접근이 더욱 빨 라질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의 생각과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어른들의 수준에 맞춰 표현력과 묘사력을 하루아침에 급성장시키려는 성급한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미술에 대한 흥미가 감소하거나 자심감을 잃고 포기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림 그 리기가 감정 표현의 자유로운 수단이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던 저학년 때와는 달리 하나의 틀에 구속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로운 환경과 재료의 다양함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어른들이 관심과 배려이다. 어떻게 그려야 한다는 방법의 제시가 아니라 그림을 통해 자신의 감정 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그림 지도의 목적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