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쿠페가 이전 현대 쿠페(투스카니)에 비해 한 체급 올라갔고 여기에 맞춰 바퀴도 18인치와 19인치로 커졌다. 젠쿠비의 19인치 휠이나 40시리즈 타이어 편평률은 거의 수퍼카 수준이다. 비싼 브리지스톤 포텐자 RE050A 타이어로 사이즈가 앞 225/40 R19에 뒤는 245/40 R19다. 이렇다 보니 옆에서 보이는 40시리즈 타이어가 상당히 얇아 인도에 붙여 주차하거나 주차타워 그리고 자동세차 터널 같은 곳에 들어가면 휠이 긁히기 쉽다.
그래서 젠쿠비를 인도에 붙여 주차할 때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주차타워나 자동세차터널 근처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달, 서울 강남의 수입차 행사장을 찾았다가 사건이 발생했다. 될 수 있으면 발레파킹을 안맡기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휠이 큰 편이니 상처 안나게 조심해서 다뤄주세요!”라고 꼭 요청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날은 행사 시간에 맞춰 도착했고, 발레파킹을 위해 앞뒤로 길게 줄을 서 있는 상황이어서 그냥 주차표만 받아 간 것이 화근이었다.
발레파킹을 하는 곳이 2억 원이 넘는 초고가 수입차를 발표하는 행사장이고 젠쿠비보다 비싸고 좋은 수입차가 많이 오기 때문에 알아서 잘 해주겠지 하는 기대도 있었다. 행사가 끝난 뒤 떠밀리다시피 차를 받아서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친구를 만나기 위해 2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약속 시간이 남아 차를 한 바퀴 둘러보는데 조수석 앞바퀴 휠 테두리의 1/4 정도에 줄이 쫙~ 그어져 있었다! 멍하니 쳐다보고 있자니 내 몸에 난 상처처럼 마음이 아파왔다. ‘몸에 난 상처는 아물기라도 하지……’ 긁혀 까진 상태로 보아 방금 전에 생긴 흠집이다. 전날 밤에 직접 손세차를 할 때만 해도 휠은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상태였다. 생각할 것도 없이 행사장 발레파킹에서 난 흠집이었다.
친구를 태우고 다시 발레파킹을 맡겼던 행사장을 찾았다. 주차 담당자에게 차를 보여주며 따졌다. 하지만 자신들은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건물 뒤쪽에 의심이 가는 주차타워가 있었지만 주차타워에 넣지 않고 밖에다 주차했다고 주장했다.
기자가 현장을 본 것도 아니고 차를 받을 때 확인하지 않은 채 다른 곳을 갔다온 상태였기에 계속 따질 수도 없었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주차담당자 연락처만 받고 돌아갔다.
옆에 탄 친구는 내 눈치를 보며 증거도 없으니 마음 아프겠지만 액땜한 셈치고 넘어가라고 했다. 나중에 몇 번 더 휠에 상처가 나면 그때 가서 기분전환도 할 겸 검정이나 어두운 색상으로 도색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젠쿠비의 발레파킹 휠 스크레치 사건’은 잊기로 했다. 친구는 속상해하는 내게 “자동차란 편하게 타야 하는 것이지 너처럼 신경 쓰려면 차라리 차를 업고 다니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 맞는 이야기지만 차를 아끼고 좋아하는 <카비전> 독자라면 ‘기자의 젠쿠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이해하리라 생각된다.
지난해 11월 18일 출고 후 넉 달째 운행해 현재(3월 17일) 주행거리는 8천753km에 이르렀다. 컴퓨터 액셀 프로그램으로 써온 차계부를 바탕으로 주행거리(km)와 지금껏 넣은 기름(L)으로 연비를 계산해보니 평균 8.6km/L가 나왔다. 주행의 60%는 고속화도로 정속주행이었고 30%는 시내주행 그리고 10%는 rpm을 높여 빨리 달린 편이다.
제네시스 쿠페 200 터보 수동 6단의 공인연비가 11.0km/L(3등급)이지만 2.0L 배기량에 수동치고는 실주행 연비는 떨어지는 편이다. 공기와 연료를 억지로 집어넣어 출력을 뽑아내는 터보 엔진의 성격상 어느 정도 예상한 수준이다.
그밖에 한 달 평균 2천188km를 달려 하루 평균 73km 정도를 돌아다닌 셈이었다. 기자는 출퇴근 거리가 왕복 90km에 취재로 이리저리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다. 지금껏 사용한 기름의 양은 약 1천22L로 값으로 따지면 146만9천 원어치. 한 달 평균 기름값으로 35만 원 정도 사용했고 하루 평균 1만1천800원을 쓰고 다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