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곁의 수많은 거울을 떠올려보라. 어떤 거울 앞에서 나는 가장 괜찮은 사람이었는가?」
「고용인과 피고용인 사이에 오고가는 비용은 피고용인의 능력에 대한 가치 지불일 뿐이다.」
「땅 끝에 닿아본 사람만이 지도를 그려낼 수 있듯, 한계치에 닿아본 사람만이 스스로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다.」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고등한 외계인이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글자만으로는 부족하거나 불가능하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는 소통이 된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가장 가까운 언어를 통해서 소통하고 있는 것이라는 작가는 관계, 감정, 자존감의 3 part로 글을 구성하고 있다.
첫 번째 part에서는 박자를 맞춰 주파수를 맞게하는 [관계의 언어]를 얘기하면서
좋아한다/사랑한다, 실망, 미움받다, 선을 긋다, 시차적응, 사과하다, 연애의 균열, 공감, 싫어한다, 이해가 안 간다, 속이 보인다, 뒷담화, 미안하다, 비난, 지질하다, 상처, 포장하다, 염치가 있다, 재벌/감질/애교, 소중하다의 개별 단어들의 풀어가면서 얘기를 나눈다.
- 사랑한다는 감정은 사람을 붕 뜨게 하기도 하고, 한 없이 추락하게 하기도 하는 역동성을 띤 반면, 좋아한다는 감정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게 해주어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고 풀어내고 있으며,
- 실망에 대하여는 실망의 뜻이 ‘바라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상한 마음’이니 내가 바라던 마음의 뒤틀림에서 생겨난 것이지 상대로 인해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미움받기에 대해서는 ‘대충 미움받고, 확실하게 사랑받자’라고 권하고 있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알게 모르게 관찰을 통해 실선이 됐든, 점선이 됐든,
그것이 직선이든, 곡선이든 그것은 상대방과 나 사이에 있는 틈을 잘 바라보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 가는 얘기를 하고,
‘시차적응’이라는 단어를 말하면서는 사랑등의 감정에 빨리 빠지는 사람도 있지만 그 시기가 늦어서 상대의 사랑에 김이 빠질 때에서야 사랑을 느끼고 돌아선 사람에 대해 후회의 감정을 가질 수도 있으니 이러한 ‘시차’가 적은 사람끼리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쌍방과실이 있어서 어색해진 관계일지라도 어느 한쪽이 조금 더 잘못했다고 볼 때라도 이러한 어색한 시간은 사과라는 매개물로 예전보다 더 좋은 관계를 이어줄 수 있는 것이며, 특이할 사항은 사과에는 A/S기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작가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감정서랍’이 있으며 상황에 대한 기억은 흐릿해질지라도, 그때 느낀 감정들은 어딘가에 저장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조언이라는 것은 듣는 이의 성향과 아픈 곳을 헤아려 가장 고운 말이 되어 나올 때야 ‘조언’이 되는 것이며, 자신이 뱉어야 시원한 말은 조언이 아니다 라고 지적한다.
두 번째 part에서는 자연스럽게 내 곁에 둘 ‘감정’을 얘기하는데 여기서는
부끄럽다, 찬란하다, 슬프다/서럽다/서글프다, 묻다/품다, 위로/아래로, 소란스럽다, 외롭다, 싫증이 나다, 간지럽다, 기억/추억 등의 단어로 차분히 풀어나간다.
부끄럽다는 마음은 보들보들한 맨살이 살아남아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이라 소중한 것이며, 느닷없이 품었다가 내팽기치지 말고 감깐이라도 바라보란다.
슬픔의 하위감정인 서러움과 서글픔은 각기 다른 맛을 자아내는데 ‘서러움’은 아이의 감정을 가졌다면 ‘서글픔’은 좀 더 성숙한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뉘앙스가 있다.
‘묻다’와 ‘품다’는 같은 마음의 풍경이지만 ‘묻다’는 연정의 속성을 띄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모습’이라면, ‘품다’는 ‘무언가의 일부가 되어 살아간다’는 면에서 다소의 차이가 있다.
분노와 용기는 ‘위로’ 솟아나는 감정이라면, 사랑과 행복은 ‘아래로’ 내려와 나에게 젖어 드는 감정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이러한 외로움의 시간도 가끔은 필요하다.
외로움은 반드시 채워져야 하는 결핍이 아니라 오롯이 내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감정이다.
‘기억’과 ‘추억’은 과거의 지나간 일들에 대해 거의 같이 쓰이는 단어이지만 ‘기억’은 ‘추억’에 비해 감정이 덜 관여되어 있다. 모든 ‘기억’이 ‘추억’이 되진 못하지만, 모든 ‘추억’은 결국 ‘기억’의 흔적이다.
세 번째 part에서는 약해지면 잠깐 쉬어가는 자존감에 대해 말한다.
성숙, 꿈, 유난스럽다, 호흡, 드세다/나대다, 정체성, 한계에 부딪히다, 겁이 많다, 이상하다, 살아남다, 창작하다, 쳇바퀴를 굴리다, 기특하다 등의 단어를 내놓는다.
애어른이 자라서 어른아이가 되는 이상한 사회의 아이러니를 꼬집고,
꼭 이루어지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것이 ‘꿈’이라고 위로를 주고,
‘유난스럽다’라는 말을 오히려 ‘특별하다’라는 좋은 말로 대체해 주는가 하면,
우리는 만나는 사람들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존재이기에 타인에게 온전히 이해받기는 힘들다. 때에 따라서 다르게 보일망정 ‘나’라는 정체성은 있다.
겁이 많다는 것은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하는 가치를 아는 것이다.
‘살아남다’는 말은 단순히 존재감 없이 그럭저럭 발을 걸치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Chapter에 자신을 지켜주는 말들로 청취자와의 대화로 끝을 맺는다.
결정 : 최대한 비용에 맞춰서 최선을 고르되 척 결정에 문제가 없으면 다음 것을 보지 않는다.
사랑 : 자기도 모르는 내면을 다 끄집어낼 수 있는 행위이기에 중요하다.
취향 : 나만 독특한 줄로 알았는데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난다면 . . .
오류의 원인 : 과거의 잘못에 대한 오류의 원인을 찾아 성찰한다.
사랑의 과정 : 사랑이 식어질 때는 마치 탱고를 추다가 틀어져서 발을 다시 맞추자.
연인 : 양쪽의 불완전한 모양들이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는 것.
반복되는 하루 : 매일매일의 하루는 지속적으로 새롭게 주어진다.
행복 : 자주 먹는 스넥을 먹는 기분으로 매 순간 야금야금 먹는 것이 좋다.
잡초 : 인디언의 말에는 ‘잡초’가 없다. 세상에 존재 이유 없이 태어난 생명은 없기 때문이다.
나무늘보의 생존법 : 남의 눈치 보지 말고 단순하게 살자.
걱정 : 어차피 인생은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생각을 제어해 하나의 걱정이라도 멈춤 할 수 있어야 한다.
후회 : 후회되는 일일지라도 그 길을 선택할 때는 최선의 것을 선택했다.
□ 수많은 대중가요의 작사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고른 책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방송인라고 생각해서 ‘바른 단어 쓰기’ 교본 정도라도 좋다고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모른다.
차츰 읽어가면서 편안한 마음이 들었고, 내 나이를 비교하는 것은 우스울지라도 작가의 나이로 보면 아들 딸 같은 나이이기에 삶의 깊이를 느낄 수 있을까도 싶었다.
역시 글을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
단어 하나에 자신의 의미를 담아 써 내려가는 글을 읽노라면 허투루 나이가 들어버린 것 같아 내 자신에게 미안한 생각도 든다.
이 글을 읽고 난 뒤부터 작가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도 청취하곤 한다.
그냥 하루의 지남을 고마워하면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