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브라우니 호크아이 카메라 (Brownie Hawkeye Camera) 1949∼51년 플라스틱으로 성형된 플라스틱 박스 카메라로 620필름에 2¼×2¼"사이즈이다. 1949 년에 도입 된 코닥의 가장 인기 있고 지속적인 브라우니 모델 중 하나 였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 카메라는 집에 있었다. 카메라를 가슴에 들고 화인더를 내려 보면서 그저 셔터만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면 찍힌다. 1.5m정도 이상만 떨어지면 초점도 셔터속도도 조리개도 없이 그냥 찍힌다. 그 다음에 뒷면의 구멍으로 필름번호를 보면서 한 장을 감아주면, 촬영준비 끝! 그러니 사진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어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이다.
1950년대의 아버지는 스넵사진의 최강자, 사진은 작은아버지와 사촌형,
어린사촌형이 넘어 질까봐 붙잡아 주시는 나의 어머니이다.
등 뒤에 업혀 있는 나, .... 창경원에서 봄나들이 중..., 사진을 찍은 사람은 바로 아버지다.
『사진과 가족사의 관계는 생애소(生涯素)와 전기(傳記)와 같다. 그들은 거기에 현존 했지만 또한, 동시에 이미 과거가 되었다. ‘그들이 존재했음’ 이라는 분명한 특징은, 그 어떠한 '초상화가 진실하게 보인다 해도 그 대상이 실재로 존재 했다고 강조할 수 없는데 있다.' 그에 반해서 어떤 사물 혹은 어떤 인물이 없는 사진이란 없다는 숙명이, 사진에는 있다.』 -롤랑 바르트-
어머니의 결혼 전 학생시절 사진인데,
1949년경 한국전쟁 전의 ‘사진관에서 길들여진 기술과 양식'이 실린 사진이다.
『스투디움(stadium), 이런 사진들에 대해 때로는 감동적인, 일종의 일반적 흥미를 느낄 수도 있지만, 그러나 그 감동은 도덕적 · 교양적이라는 합리적인 과정을 거친다. 내가 이 사진들에 대해 느끼는 것은 거의 길들이기에 가까운 ‘평균’감정 상태에 속한다.』 -롤랑 바르트-
어머니가 양력으로 1958년 2월 출생인 나를 낳으신 그 해 여름, 창가에서 바람을 쏘일 때, 아버지가 예의 그 플라스틱 박스 카메라로 찍으신 사진이다. 아버지는 철도 신호등을 제작 납품하는 젊은 상공인으로서 사진이나 미학에 대해서 전혀 접해 보지 못한 사람임에도, 나름의 미감(美感)과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이 사진을 남겼다.
가슴에 대고 사각형의 대안렌즈로 된 뷰 화인더를 보면서 엄지손가락으로 “찰칵”....
날 나으신 어머니의 젖가슴이 부풀어 있다.
어머니는 내가 고3 때 뇌졸증으로 49세에 돌아 가셨다.
『사진의 푼크툼(punctum) 은 그 자체가 나를 찌르는(또한 나를 상처입히고 주먹으로 때리는) 우연이다.』 -롤랑 바르트-
레티나(Retina) 코닥 스프링카메라
스프링 카메라의 매력은 무엇보다 휴대하기 간편함과 찰카닥하고 원터치로 세트되는 경쾌함에 있다. 그런 점에서 35mm 스프링 카메라 중에서는 ‘레티나’ 이상은 없다. 렌즈는 슈나이더의 크세나 50mm f3.5가 기본이다. 셔터는 콤퍼의 T,B,1~1/300초가 장착되어 있다.
나의 누나는 4명이 있었으니, 다섯 번째로 나온 아들인 내가 이쁘고 사랑스러워서,
아버지는 이 스프링 카메라를 장만 했단다. 찍기가 기술적으로 어려워서 판매상에게 여러번 물어보곤 했다.
1958년 초여름에 어머니가 집 뒷마당 양지바른 햇빛아래 나를 안고 있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나를 너무 예쁘고,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아기를 견고하게 붙잡아 안고 있는 엄마의 강한 손과
맥주병을 쥐어 안은 아버지의 따스한 손길은 수다스럽지 않다.
『사진은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에 의해서만 나의 욕구에 응답할 수 있다. 이 무언가가 바로 분위기이다. 이 분위기는 어머니의 삶의 긴 나날들에서 내가 보아 왔던 어머니의 얼굴과 동질의, 바로 그 분위기였다. 아마도 분위기라는 것은 어떤 정신적인 것, 삶의 가치가 신비스럽게 얼굴에 반사되도록 이끌어 지는 것이 아닐까.』 -롤랑 바르트-
2.
『푼크툼의 실례를 보여준다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 내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다. 사진은 그 흔해빠진 수다스러움으로부터 끌어낼 때에 나를 감동시킨다. ‘테크닉’, ‘현실감’ 등등이 바로 수다스러움이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것, 눈을 감을 것, 하찮은 세부로 하여금, 홀로 (푼크툼을 발견케 하는) 감정적 의식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도록 내버려 둘 것.』 -롤랑 바르트-
3.
스투디움 (studium) : 문화적으로 코드화된 개념, 나는 “공들여 찍기”라고 하겠다.
그 시대의 문화적 환경 안에서 '잘‘ 찍으려 노력 했고 또한 잘 나온 사진이다.
푼쿠툼 (punctum) : 스투디움을 깨뜨리기 위한 우연!!, 나는 “생생하게 찍힘”이라고 하겠다.
사진의 시선을 움직이게 하는 ‘하찮지만’ 우연한 요소이다.
나의 아내가 결혼 전 친구와 해운대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인데, 오른쪽 사진이
우연히 뒤로 지나가는 사람 때문에 ‘생생하게 찍혀’서 살아나있다.
첫댓글 사진을 망치는 요소중 하나는 하나~둘~셋! 이다
마따!
귀한자료- 추억의향기가...
참 가슴을 따스하게 만드는 향기가 가득한 사진과 글이구나~~
제수씨와 친구분이 함께찍은 사진의 비닐우산은
그 옛날 부모님 때의 시간과 연결해주고 있는 듯 하구나^^
인터넷으로 미술대 강의를 듣고 있는데.... 그 中 현대사진사의 과제물로 작성한것 입죠... A+ 받았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