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 응모시 심사평
1. 백양산 개나리
차창 너머 샛노란 꽃동네
강변 열차는 무지개 싣고 지나는 그림이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향기
소유하는 것 아니라 그대로 느끼는 것
산에 올라 사진으로 담아가자
일행의 상기된 노란 얼굴들
하루가 조금 빨리 가는가
겨울 강바람 이겨낸 바위산 개나리
봄의 향연을 잉태하고
낙동 하구 더 파랗게 물결로 노래한다
산다는 것은 모두 꿈꾸는 것
아름다운 순간 영원히 붙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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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연과 당신
말없이 흐르는 해금강 위로
쪽빛 바다에 펼쳐진 병풍의 해송
바다 위로 우뚝 솟은 바위는
외로이 마주 보고 있다
동백나무 붉은 작은 꽃
나그네 시선 사로잡고
산봉과 기암이 조화된 자연이여
자리 잡고 외로이 청록색 바다를 바라보던
그 시간 모든 것이 정지 된 순간
아쉬운 영원한 이별의 소식
좀 더 생존 할 것을
간절히 호소했건만
이별을 고하지도 못하고
홀로 영원한 세계로 가셨다.
당신은 갔지만
자손들은 슬픔과 아쉬움에
눈 속에 흐르는 통곡의 눈물
당신을 영원히 가슴에 품는다.
3. 어둠의 그림자
세찬 바람 불어 그대를 향해
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
당신은 어디서 날아 들었는가?
심신에 상처 가득 안긴
당신은 어둠의 그림자
영원히 바람과 함께
떠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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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주를 마시며
짜릿한
너의 정액이
긴 터널을 지나
호수 같이
잔잔하던 가슴에
불꽃을 피운다
유혹의 눈빛 같은
그윽한 향기를
마실 때마다
한번 또 한번의
무고(誣告)의 죄를 부른다.
5. 물결에 씻긴 조약돌
닳아질 대로 닳아져 매끈하다
조개껍질 파도에 밀려 백사장 만들고
명사의 해변 설레임에 어렴풋 인생 엮는다
여객선 난간에 모여드는 갈매기
새우깡 낚아채 날아가는 체험도 일상으로
살아가는 타성의 흐름이다
둘레길 돌아 연육교 걸어갈 즈음
어촌 풍광과 음악에 장엄한 낙조 그린다
부둣가 물고기 새끼들 무리지어 출렁이는데
우리들 일상은 반복 속에 심화가 있고
자기성찰과 나만의 생생한 빛깔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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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겨울 비
어둠 속으로 떨어져
바닥에 뒹구는 목숨
나뭇가지에 매달린
울음 없는 동아리
진눈개비 속에서도
흩어지지 않는
군번 없는 용사들
질퍽대는 살어름 위
소름으로 돋아나서
차지게 굳어
오히려 당당한
겨울밤 혼백들이여
이제는 그만
이별의 희열을 놓치기 전에
이 새벽에 서둘러
겨드랑에 날개 달고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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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꽃물 들이던 날
뙤약볕 아래
수줍게 피어 있는 꽃잎 떼어
손톱에 물들이던 날
네 몸 짓이겨 붙이고
아련한 아픔으로
한 몸 되길기다렸지
봉숭아 꽃물
열 손가락 고웁게 물들어
첫 눈이 오기까지
너의 흔적
간직 하고픈 소망 부여잡고
하얀 밤을 지새운다
8. 천왕봉의 일출
지리산 천왕봉을 향해
중산리 계곡에서 시작된 등반
다리에 돌덩이 매단 듯 힘겹고
숨은 턱 밑에 닿았다
우람한 소나무 그늘 아래
귤 한 조각 나누어 삼킬 때
산 넘어 온 바람 따라
향기로운꽃 피어난다
하늘 보이지 않던 계곡
흐르는 땀 실개천 이루며
우뚝 올라선 그곳에
곱게 물든 세석평전이 손짓한다
어둠 속 촉각의
더듬이로 새벽을 깨우며
올라선 해발 1915m 천왕봉 정상
붉게 솟아오르는 해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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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여인의 꿈
송도 해변 자갈밭에
찐 옥수수 파는 여인네
바닷바람에 시달린 처녓적 꿈은
골다공증 걸려 푸석푸석 구멍 뚫리고
사는 이 없어 식어빠진
옥수수처럼 고달픈 삶
자갈밭 돌판으로 겹겹이 쌓인 삶의 무게
뜨거운 햇살에 더는 버틸 수 없어
땀에 찌든 수건으로 가리고
무심한 관광객들 파도로 오가는
바위 위에 웅크리고 잠들었네
10. 나비
하얀 나비 한 마리 담장을 넘어왔다
연두빛 투명한 날개
떡잎을 낸 오종종 호박모종 따라
흰 장미꽃 이파리 떨어지는 듯
앉을 듯 앉을 듯 나풀거린다
가장 밑바닥에서 시체처럼 부석거리던 날
빈 얼굴에 표정을 주던 느낌 하나
이제 멈출 수 없어
시선은 집요하게 너를 쫒아간다
날개짓의 미세한 바람에
물결지는 고요한 적막
네게는 웃는 얼굴만 보여주고도
내 시선 안에 가둘 수 없는
하얀 날개의 눈부신 비상
나비는 파란 수도 계량기 뚜껑 위를 머뭇대다
담쟁이 넝쿨 따라 나풀나풀 담장 넘어간다.
하얀 나비의 꿈 꽃의 향기 찾아
뒤에 남겨지는 빈 시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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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서
추천인 김판출
0. 행복도시부산환경문화알리기사업회장
0. 2014년 한국현대시문학 (봄 제21호)등단
0. 시집
“막차를 기다리며”
“그래도 못 다한 내 사랑의 말은”
“캄캄한 지상”
“사랑했지만 어쩔 수 없었던 어느 날”이 있음.
0. E-mail : kpch3939@naver.com
상상력의 조화로운 진실의 투영
근래 신인상에 응모하는 현대시의 표정들은 대체로 자신이 절실하게 체험한 사실들이 형상화는 경향은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자기의 상상력에서 분출하는 현실적 입지와 사유(思惟) 사이에는 그들이 탐색하는 진실이 융합하고 있어서 그나마 안도를 하게된다. 그러나 상상력의 조화는 실재(實在)하는 인간의 사유에서 얼마만큼의 진실을 투영하느냐 하는 문제를 좀 더 심도 있게 관찰할 필요가 있음에 주안점을 두게 한다.
이러한 실질적인 시 창작의 근황을 참고로 하면서 살펴본 작품은 김민우의 응모작 「백양산 개나리」외 9편은 그의 일상에서 심취한 주변의 사물들을 의미 있게 조감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하게 된다.
그중에서 「백양산 개나리」와 「겨울비」,「천왕봉의 일출」,「여인의 꿈」,「나비」 등 5편을 당선작으로 선한다.
우선 이 작품들은 보편적인 소재에서 일상적 정서의 형상화를 통해서 자연과 인간 혹은 인간과 밀접한 주변의 사물이나 사실에서 추출한 주제가 평범하면서도 새로운 가치관의 창출을 위한 고뇌가 흐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게 되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향기’, ‘겨울밤 혼백들이여, 이별의 희열을’,‘더듬이로 새벽을 깨우며’,‘옥수수처럼 고달픈 삶, 겹겹이 쌓인 삶의 무게’,‘나풀나풀 담장 넘어간다’는 등의 어조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여망이나 갈구(渴求)는 언제나 순수 서정을 추월하지 않는 특성이 있으며, 자기성찰의 주제가 명징(明澄)하게 현현하면서 그가 간구(懇求)하는 ‘싶다’의 기원의식이 드러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초심자의 부족함이라고 할 수 있는 언어의 조탁이 약간 미흡함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앞으로 충족시켜야 할 과제로 남는다. 언어의 확충에 더욱 많은 노력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당선을 축하하고 정진을 통해서 좋은 작품을 창작하는 시인으로 정착하기를 기원한다.
당선 소감
김민우
기쁜 소식에 축복의 음악 흐르고 있네요
평생교육 과정에서 시 창작 선택 하던 날 가슴은 뛰고
훌륭한 선택이라 하던 선배님 격려 기억합니다.
나에게도 가능성과 기회 찾아온 것일까?
이렇게 설레 본적 언제였던가
한순간 황홀한 눈부심이 머물어
부족한 언어로 소감을 쓰고 있습니다.
푸드득 푸드득 거리다 어미에게 날라가는 새
처음 하는 일이라 두렵더라도 저질러야 살아남습니다.
저지르기 선택이 변신과 결실 만들어 가면서
작가와 시인의 차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미지와 은유 그리고 언어 중요함 배우고
더욱 감성적 체험과 주제인식의 무게감 받습니다.
행복도시 부산문인회 박종호 교장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시인이라는 명패 받으니 이제 언어와 공감으로
새로운 길 찾아 한 움큼 한 움큼 영혼의 빛으로
어두움 걷어내고 울림 있는 삶과 진실 가꾸어 가겠습니다
함께하신 수강생 여러분과 선배님들께 그간 아껴주시고
격려 주셔서 감사함과 고마움 전합니다.
약력
명함판 사진
생년월일 :
주 소 :
폰 번 호 :
5. E-mail :
6. 출신학교 :
7. 현 직 업 :
8. 2018년 5월~ 현재 행복도시부산 문인회 부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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