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가까운 한국, 일본, 베트남 등은 옛부터 한자를 통해 중국 문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왔다. 이 한자의 원음을 일본어 체계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긴 한자음을 <일본한자음>이라고 한다. 이는 모체가 된 한어의 시대차와 지역차로부터 ①고음(古音) ②오음(吳音) ③한음(漢音) ④당음(唐音)으로 분류된다.
①고음(古音)
5세기부터 단편적으로 일본의 금석문에 나타나며, 중국의 상고음이 바탕이 된다. 가타카나ㆍ히라가나의 <トㆍと>는 '止', <ノㆍの>는 '乃'에 기초하는바, ト나 ノ의 발음 역시 고음(古音)을 기초로 하고 있다.
②오음(吳音)
고음에 이어 한음(漢音) 전래 이전 시기에 사용되던 자음(字音)으로, 5~6세기 장강(長江) 하류 지역의 강동음(江東音) 계통이다. 이는 한 시기에 한꺼번에 전래된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전래됨으로써 여러 층을 이루고 있다. 오음이라는 명칭은 한음이 전래됨에 따라 한음과 대립하는 개념으로 헤이안 초기에 부르기 시작했다. 불전(佛典)의 독송에는 전통적으로 오음이 사용되며, 일상생활에 녹아 들어간 한자어에도 오음이 많이 남아 있다. 肉(ニク), 胡麻(ゴマ), 天井(テンジョウ), 人間(ニンゲン), 極樂(ゴクラク), 龍(リュウ), 布施(フセ) 등
③한음(漢音)
8세기를 정점으로 견수사(遣隋使)ㆍ견당사(遣唐使) 학승들과 도래중국인에 의해 전래되었으며, 장안(長安: 지금의 西安)의 음(長安音)에 기초하고 있다. 延曆11년(793)에는 한음 장려의 칙령도 나오고 정음(正音)이라 불리면서 정통시되었다. 한적(漢籍)을 읽을 때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④당음(唐音)
헤이안 중기에 이미 보이기 시작해 에도 말기까지 전래되었다. 송(宋)ㆍ원(元)ㆍ명(明)ㆍ청(淸) 시대의 강남(江南), 절강(浙江), 남경(南京), 복주(福州) 등 각지의 음에 기초한 것으로, 임제종(臨濟宗)ㆍ조동종(曹洞宗)ㆍ황벽종(黃檗宗)의 승려, 역관, 중국상인들에 의해 전래되었다. 무로마치 시대 널리 쓰인 어휘집 <節用集> 등에 수록되어 있다. 行燈(アンドン), 杏子(アンズ), 椅子(イス), 火踏子(コタツ), 鈴(リン), 石灰(シツクイ), 蒲團(フトン) 등
이 외에 중국의 원음에 의하지 않는 '관용음'이 있지만 이는 원래 오독으로부터 생겨 정착한 것이 많다. 撤(サン), 攪(カク), 雜(ザツ)
중국어의 음절구조나 이를 구성하는 자음ㆍ모음의 종류는 일본어에 비교하여 압도적으로 복잡하므로, 이를 일본어 가운데 융화시켜 받아들인 것이 일본한자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