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흔히 무게가 묵직하고 두께가 두꺼운 책을 말하는데요.
제 기준에서 벽돌책은 페이지 수가 최소 500페이지 이상의 책입니다. (꼭 하드커버일 필요는 없습니다.)
벽돌책은 어마어마한 두께와 페이지 수를 자랑하기도 하지만 보통의 다른 책을 읽을 때보다 더 많은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구하기에 새로 읽을 책을 고를 때 쉽사리 손길이 가지 않더군요. 읽은 책의 권수를 독서목표를 세운 분들은 벽돌책을 무조건 피하는 것이 목표달성 확률을 높이는 길이 되겠지요.
문제는 제가 그런 책들을 자꾸 사 모은다는 것입니다.
여러 매체와 인플루언서를 통해 벽돌책의 존재를 알게되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올라 뭔가에 홀린듯이 온라인 서점 사이트의 구매버튼을 클릭하는 일이 부지기수로 일어나더군요 . 주문한 책이 택배상자에 담긴 채로 도착하면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어 책 상태를 살펴보고는 그대로 책장으로 직행. 책을 읽는 행위는 먼 훗날 미래로 미뤄두고 그저 소장했다는 만족감만을 잠시 느끼고 마는 일들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방 책장에는 단 한 페이지도 읽지 않은 벽돌책들이 가득하네요.
책이 가지고 있는 무게만큼이나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부터 최근의 신간까지, 저의 벽돌책들을 소개드리며 올해에는 이 벽돌책 중에 몇 권은 완독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첫댓글 솔직히 벽돌책을 사 모으시는 건 아주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말 자체에는 공신력이 없을지 몰라도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두꺼운 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꽤 강하더군요. 그게 과시욕이 되었든 지적 허영심이 되었든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저희 집에도 벽돌책이 적지 않은데, 올리신 걸 보니 다행스럽게도 읽은 게 몇 권 보이네요... ^^
종의 기원, 돈키호테, 수메르 최초의 역사, 플라톤 전집(요거 읽는 데 딱 1년 걸렸습니다. ^^:;), 러셀 서양철학사, 인간 본성의 법칙 ^^
보물같은 책이 많더라도 읽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당분간 새 책은 자제하고 집에 있는 책부터 한 권씩 차근차근 읽어볼 생각입니다. 플라톤 전집은 올해 산 책인데, 1년 동안 읽으셨다고 하니 전 한 3년쯤 생각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