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산은 숲답게 지켜져야 합니다
지난 6월 경 서대문구청은 예산 8억 5천만 원(서울시 특별조정교부금)이 투입되는 ‘백련산 맨발길 조성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백련산근린공원 인근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불필요한 예산낭비 사업이라는 점에서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맨발길 조성사업의 문제점이 언론 및 방송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서대문구청은 보도자료 및 구의회 구정질의 답변을 통해 “2km 구간 마사토 포장 추진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맨발길을 조성하기 위해 마사토도 깔지 않고 세족장 설치도 하지 않는다. 이곳을 안전하게 걷기 편한 길로 정비하고 산책로 주변에 수목 및 초화류도 심을 계획이다”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노후시설 및 등산로 정비, 하부 식재, 면 고르기, 마사토 포장, 세족장 설치 등’의 세부 내용으로 큰 예산이 잡혀있습니다.
백련산은 중요한 마을 생태자원입니다. 산자락에 마을이 밀집되어 있어서 누군가에게는 앞산이고 뒷산이기도 할 만큼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하고 친근한 산입니다. 이미 주민들은 백련산 둘레길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황토 흙길을 맨발로 걷기도 하고, 생태 그대로의 숲길을 안전하게 걷고 있습니다. 구청의 발표대로라면 구청이 표시한 조성 구간에 이렇게나 큰 예산을 들여 얼마나 인위적으로 바꾸어 놓을지 걱정스럽습니다. 숲은 안전을 고려한 최소한의 정비로 충분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곳인 만큼 맨발길 조성 전에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합니다.
백련산은 인위적으로 가꾸고 조성하는 공원이 아니라 자연생태 그대로 지켜야 할 숲입니다. 조금씩 돌출된 돌과 오래되어 뿌리가 드러난 나무, 지저귀는 새와 벌레... 숲에 살고 있는 생명들을 느끼며 걸을 수 있어서 주민들이 더 좋아하는 숲입니다. 백련산이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숲으로 온전히 보존되길 바라는 주민들은 불필요한 조성사업으로 숲이 훼손되고 숲다움을 잃어버리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또한 불필요한 곳에 쓰이는 세금 낭비에 반대합니다.
7월 말 마을언덕사협은 시민단체 환경운동연합의 전문가들과 함께 백련산을 돌아보았습니다. 이후 구체적인 의견을 기사를 통해 확인한 바, 환경전문가의 입장 또한 우리의 입장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숲을 훼손하는 불필요한 대규모 조성사업에 반대한다
2. 주민과 정기적인 협의자리를 만들고, 백련산 정비 정책에 주민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라
2024.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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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진정, 김리라, 김양희, 박인경. 박진선, 신진미, 윤성희, 이난미, 이명신, 이연희, 이은숙, 이종숙. 장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