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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갑오년 추석 - ( 참선법회 2 ) 비로사에서 석인돈여
夫叅禪은 妙在惺惺이니 靈利者는 先於公案을 檢點하야 有正疑거든 부참선은 묘재성성하니 영리자가 선어공안에 검점하야 유정의거든
卻不急不緩하야 提話頭하여 密密廻光自看하야 則易得大悟하야 각불급불완하야 제화두하여 밀밀회광자간하야 즉이득대오하야
身心安樂하리라 신심안락하리라 - 몽산법어 7쪽에서 -
대저 참선은 성성한대 묘가 있으니 영리한자는 먼저 공안을 점검하여 바른 의정이 있거든 문득 급하지도 또한 느리지도 않게 화두를 잡드려서 밀밀히 스스로 살펴 빛을 돌이켜야 되니 곧 쉬이 큰 깨달음을 얻어 신심이 모두 안락하리라
내가 처음 출가하여 사미 시절에 백중날에 해인사 금강계단에서 수계 후 출가했던 절 대승사에 갔었습니다. 그 철에 혜국 스님이 대승사에 방을 짜고 모여 정진을 하였는데 모인 대중에 무문, 무여, 주공, 영산, 현진 등 십여 명이였습니다. 해제를 하고서도 출타를 않고 결제 때와 다름없이 위에 다섯 분이서 정진을 하고 계셨는데 그 모습에 얼마나 숙연해지고 감격하여 신심 나게 하든지, 할 줄도 모르는 참선을 흉내 내며 큰 방에 앉아 있으니 조는 것조차 멋스럽게 보이는 그 시절에 그 스님 네가 나에게는 너무나 큰 감동과 생명을 주었지요. 더위를 피해 법당 뒤를 정갈히 하고 허수름한 나무의자 위에 묵묵히 앉아 하루하루를 보내시던 모습은 진정 참다운 수행이란 물음에 답을 준 것이라 생각됩니다. 내가 초심자니 도량석은 내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도량석 때마다 초발심자경문을 염불하니 한 보름이 지나 주공스님이 나에게 물으시길 “삼일수심은 천제보요, 백년 탐물은 일조진이라” 라는 구절의 바른 뜻이라도 알고 염불을 하느냐고 물으시면서 ‘삼일 닦은 공부는 많은 보물과 같고 백년동안 제물을 쌓은 것은 하루아침에 티끌이다. 라는 뜻이 아니다‘. 고 하시며 말귀의 바른 뜻을 알아야 한다고 하셨지요. 그 당시엔 그 뜻이면 충분히 나에게 교훈이 되고도 넘치고, 아무리 궁구하여도 그 이상에 뭐가 있질 않았지요. 간간히 생각해보았지만 막막하여 다른 뜻을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먼저 전도된 현상에서 무상한 물상에 집착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육체에 둘러 싸여 있는 나의 본체가 미혹되어 보는대로 듣는대로 현혹되어, 아름답고 고움에 집착하고 있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깨우쳐야 합니다. 아름다운 이성에 미혹되어 추악한 야망에 악마와 같은 마음을 보지 못하고 좋아하고 있지요.
둘째 무상함과 생사고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명상하여 인생이 생사고에 윤회함을 봐야 합니다. 하루하루 지나가고 한 달 두 달이 지나가고 일 년 일 년이 지나가고 벌써 환갑이 다 되어가고 희망 없는 마지막 여생이 되는 시간도 지나 팔십에 다다르면 그때야 어리석은 인생이었음과 무상과 죽음이 고임을 알아야 하겠습니까?
셋째 우리가 부처임을 믿고 자성을 깨달아야 한다는 발심을 해야 합니다.
삼일수심 이란 간단한 법문에서 우리는 깊이 명상하며 자신의 인생에서 지향해야 할 길을 알아가는 것입니다.
선근인연이 있어야 발심하게 되는 것이고 그러한 발심의 계기를 만나면 자신의 부평초 같은 인생을 버릴 줄 알아야 하는 것 이런 것들이 다 연의의 소치입니다.
부디 발심하시여 盲龜遇木의 기회를 저버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평창 참된 의정은 성불하겠다는 발심을 씨앗으로 삼나니 금생에 성불하여 윤회를 벗어나려는 의지가 커야지 대의정이 생기고 자신의 미혹함을 통탄할 때 대분심이 생기며 점점 무르익어 마지막 순간이 도래할 때 목숨을 버릴 각오로 정진에 임할 때 대 용맹심이 겸비하게 되나니 어서 어서 발심하여 저 언덕에 갈지어다. 악!
*‘맹구우목(盲龜遇木)‘아함경’에나오는 경구 ’ 어느 날 제자들과 함께 연못 주변을 산책하시던 부처께서 문득 아난다에게 이런 것을 물었다. "아난다야, 큰 바다에 눈먼 거북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이 거북이는 백 년에 한 번씩 물 위로 머리를 내놓는데 그 때 바다 한가운데 떠다니는 구멍 뚫린 나무판자를 만나면 잠시 거기에 목을 넣고 쉰다. 그러나 판자를 만나지 못하면 그냥 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때 눈먼 거북이가 과연 나무판자를 만날 수 있겠느냐?" 아난다는 “그럴 수 없습니다.”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부처께서는 이렇게 말했다. “눈 먼 거북과 나무토막은 서로 엇갈리다가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리석고 미련한 범부가 5취를 윤회하면서 잠깐이라도 사람의 몸을 받기는 저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중생들이 어리석어 갖가지 악을 짓기 때문이다."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말하는 이야기이며 더 나아가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 檢-봉합하다 잡도리하다 단속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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