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인 잠실실내 체옥관에 도착해서 경기장을 들어가려고 하니 출입구에서 표가 없는 사람은 출입을 시키지 않고 있다.
재학생이라도 표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 표를 살테니 팔라고 하니 그것도 안된다고 한다.나 말고도 옆에 내 또래의 아저씨(모르는 분)가 2명있는데 출입구에 서있는 연세대학 운영위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옆에 너그럽게 보이시는 아주머니가 표를 3장들고 서 계셔서 아주머니께 표를 주시면 안되겠나고 부탁드리니 경기장안에 있는 아시는분께 전화를 해서 표 3장만 가지고 나오라고 하신다.
경기장 밖으로 그 분이 표를 3장가지고 나오신다.아주머니가 표를 저에게 주면서 연세대 4번선수의 어머니라고 하신다.
아주머니는 나머지 2장의 표는 아까 연세대학 운영위원과 실랑이를 벌이던 아저씨 2명에게 주셨다.
연세대 팬인 내가 4번선수가 갑자기 기억이 나질 않는다.여하튼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드리고 경기장에 들어가서 전광판에서 연세대 4번선수를 확인했다.박형철이다.
그 선수가 내가 연세대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수의 핵 박형철이었다.그분이 박형철 선수의 어머니였던 것이다. "박형철 선수 어머니 감사합니다.오늘 형철이가 잘해서 정기전 4연패의 고리도 끊을 겁니다."라고 마음속으로 기원해 드렸다.
오늘 이 경기를 나는 박형철을 보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과연 박형철은 대표팀에서 뽑아야 할 선수인가? 이점에 대해 검증을 하고 싶었다.
김천에서 벌어진 MBC배 연세대:단국대전은 가서 보았으나 농구계에 연관된 분을 오랜만에 뵈어서 여러가지 농구계의 근황을 여쭤보느라고 당시 박형철의 플레이를 유심히 보지 못했고.대학연맹전 경희대와의 결승은 보았으나 박형철이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가 있느라고 뛰지 않았으며,제대로 오늘 마음껏 박형철을 관찰하리라 마음먹었다.
오늘 박형철을 고려대의 정창영이 묶을 수 있을 것인가?없을 것인가?
에 따라 승패는 갈릴 것이라고 확신한다.(정창영이 박형철을 효과적으로 묶은 경기에서 고려대는 연세대에 승리한 기억이 남아있다.)
그리고 박형철이 파울트러블에 걸릴 것인가?안 걸릴 것인가?
그래서 나는 중간중간에 박형철의 파울 갯수를 계속 확인했다.(박형철은 경기 끝날때까지 파울3개로 끝까지 살아남았다.)
과연 연세대는 정기전 4연패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인가?
민성주와 하재필이 점볼을 한다.연세대가 볼을 따낸다.
연세대는 박형철-김지완-이정현-민성주-김승원
고려대는 신정섭-정창영-유성호-하재필-방경수가 스타팅이다.
연세대가 10:2로 앞서가면서 단 한번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큰 위기도 없었다.고려대가 최소 점수차로 쫓아 간것이 13점차까지이니까...
연세대 공수의 핵 박형철은 고려대 정창영의 볼을 가로채서 상대수비가 가로막자 이중점프를 하면서 수비수를 제치면서 하는 멋진 왼손 레이업슛을 구사하는데 환상적인 슛이었다.나는 농구경기를 정말 많이 보았지만 이런 장면을 별로 본적이 없다.개인기가 대단하다.
특히 박형철이 왼손을 오른손과 마찬가지로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점은 오늘 처음 발견했다.
이정현은 김만진 감독에게 특명을 받은 것 같았다.
"정현아! 마지막 정기전이다.네가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네 기량을 발휘해 보아라."
이런 지시가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정현은 자기가 하고 싶은데로 플레이를 다했다.역시 외곽슛을 많이 던졌는데 박형철이 찬스를 만들어 주는 슛은 거의 성공했고,자기가 스스로 만드는 찬스(다소 무리라고 할 만한 슈팅타임)는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는데,동료들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 주니 전혀 문제가 안되었다.그리고 원체 던지는 슛의 갯수가 많다보니 다득점을 했다.
특히,전반전은 성공이 많았으나 후반전은 실패도 많았다.
그런데,이정현은 고려대 수비수를 제치고 돌파해서(속공찬스가 아니고 셋오펜스에서) 레이업슛을 여유있게 성공하는 모습도 간간히 보여주었다.이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텐데.....
전반전이 끝나고 스코어는 37:19이다.
파울 갯수는 박형철 2,박경상 2,이관희 2,김승원2,김민욱 2
고려대는 신정섭 3,정창영 2,정대한 0,유성호 0,하재필 1 이다.
이 경기의 핵심사항은 박형철의 파울갯수라고 했는데,박형철이 3파울에 걸리자 연세대 벤치는 박형철을 쉬게 하고,박경상,김지완의 2가드 시스템을 구사한다.
연세대 가드 시스템에 대한 오늘의 느낌은 이렇다.
연세대는 박형철의 졸업이후인 2010년 이후가 문제인데,연세대 김만진 감독은 박경상을 2010년도부터 연세대 1번으로 낙점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이것은 순전히 내 느낌이자 예상이다.
박형철이 다시 코트로 들어오고 전반과는 다른 양상,즉 박경상을 1번,박형철을 2,3번으로 기용하는 시스템을 비교적 오래 보여 주었고,다시 점수차가 줄어들 만 하면 다시 박형철을 1번으로 올렸다.
2010년도에 박경상을 1번으로 기용하려 한다는 예상은 오늘 순전히 개인적인 내 느낌이다.
이관희는 하재필과 리바운드 쟁탈전을 벌이면서 기어이 연세대 볼로 만드는 투쟁심을 보여주었다.
고려대는 유성호,하재필이 많이 부진하다.그것이 패인이다.
박형철은 정창영이 주로 수비했다.후반 막판에는 정대한이 수비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민성주가 2점 중거리슛을 성공했고,유성호가 3점으로 조금 있다가 응수한다.
이정현은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에 난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너무 많이 던져서 오늘 다득점에는 성공한다.
그러나,이 실패한 슛에 대한 리바운드를 연세대 선수들은 투쟁심있게 잡아내 주고 있었다.
방경수도 멋진 컷인 플레이를 성공시키면서 파울도 얻어낸다.
김승원의 골밑 드리블시 방경수가 3파울에 걸린다.
고려대 9번 정대한이 3점을 성공시킨다.
3쿼터 5분 32초를 남기고 이정현은 첫파울을 범한다.
이 때의 스코어는 43:28이다.
고려대는 3쿼터 3분18초를 남기고 처음 김태주를 투입한다.
부상이라고 하던데?
이 때의 스코어는 46:31이다.
박형철은 많은 고려대 수비수를 제치고 멋진 드라이브인 슛을 성공한다.
박형철은 오늘 외곽 슛감도 상당히 좋다.
박형철은 리딩,외곽슛,드라이브인슛 못하는 게 없는 선수다.
당연히 2010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뽑아야 할 선수다.
김태주는 오늘 자유투를 2개 던지는데 2개 모두 실패한다.부상으로 슛감도 많이 떨어져 보인다.
박형철의 2점 중거리슛으로 연세대는 53:33으로 계속 앞서간다.
이정현은 볼을 혼자 길게 드리블치다가 샷클락이 다가오자 기어이 슛을 성공시킨다.
무리하고 보여졌는데 들어가는 것이 신기하다.
박경상은 21번을 달고 삭발을 하고 나와서 리딩을 하고,1쿼터에 깨끗한 3점포를 성공시킨다.박경상이 리딩을 할 때는 박형철이 2번을 보았다.
4쿼터 6분 24초를 남기고 김승원이 4파울에 걸린다.이 때의 스코어는 60:43이다.
그리고 뛰고 있는 선수는 연세대는 박형철-박경상-이정현-김승원-김민욱
고려대는 김태주-신정섭-정창영-하재필-방경수이다.
연세대 작전타임때 머리가 하얀 분(아마도 방열 감독으로 생각됨)이 신석코치를 잠시 부르더니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이것을 신석 코치가 작전타임때 김만진 감독의 작전 지시전에 지시를 하니 김만진 감독이 신석 코치를 째려보고 있다.
스코어 62:47
65:48
68:53
점수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고려대의 파울작전도 먹혀들지 않는다.
장민국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한다.
결국 74:58로 연세대가 승리하며,정기전 4연패의 고리를 끊고 선수들은 김만진 감독,정재근 코치,신석 코치의 순서대로 행가래를 친다.
오늘의 연세대 승리의 수훈갑은 박형철
그 다음 수훈갑은 고려대 포스트 맨들과 겨뤄서 근소하게 이긴 연세대 포스트맨들인 김승원,김민욱,민성주
그 다음이 박형철과 같이 다득점한 이정현이라고 평하고 싶다.
이로써 4년생인 박형철,이정현,박재현은 마음편히 대학을 졸업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학 4년동안 정기전에서 한번도 못 이기고 졸업한다면 얼마나 한이 될것인가?
마지막으로 전혀 모르는 저에게 표를 주셔서 경기를 시원하게 처음부터 보게 해주신 박형철 선수의 어머니께 감사드리며,박형철 선수가 프로 드래프트에서 상위 순번에서 뽑히고,2010년부터 국가대표팀에 꼭 들어가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