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삼대/황석영/창비

[태산이높다하되]

3대에 걸친 철도원의 애환을 그린 역사소설

600페이지가 넘는 역사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다. 조정래의 작품은 태백산맥부터 한강,아리랑,풀꽃도 꽃이다. 등등 전부 읽었었는데 황석영의 작품은 장백산을 예전에 읽은것도 같구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번에 아내의 권유로 철도원삼대를 읽게 되었는데 일제시대와 미군정기에  3대에 걸친 철도원의 애환을 그려내고 있다. 독립항일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독서회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일제에 끌려가 모진 고문과 아픔을 겪어야 했던 항일운동가들의 애환이 그대로 실려있다. 이백만은 영등포에 있는 철도공작창에 기술자였고 아들 이일철은 기관수가 되어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다가 동생 이이철이 항일운동의 고문 후유증으로 옥사해서 형 이일철도 미군정기에 일본앞잡이들과 싸우게 되고 , 노동인권운동에 합류하게 되는데 결국에는 수배가 내려져서 어쩔수 없이  평양으로 월북하게 된다. 아들 이지산은 아버지처럼 기관사를 꿈꾸다가  6.25전쟁 전에 단기속성과정으로 철도 기관수 보조가 되었는데 인민군으로 참전해  낙동강까지 남하한다. 그리고 그 전쟁중  열차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미군의 포로가 되었고, 한쪽다리를 잃게 되었다. 이지산의 아들 이진오는 철도원은 아니지만 회사가 불법파산에 불법해고를 하는 바람에 고층타워에 올라가 400일 넘게 고공농성을 하게 된다. 마침내 회사와 협상을 통해 지상에 내려오지만 허울뿐이  협상으로 인해 허탈에 빠지게 된다.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며 소설중간에 이이철을 출산하다가  일찍 죽은 이백만의 아내 주안댁이 가끔 유령으로 등장해서 일철의 부인 신금이와 막음이 고모의 눈에 가끔씩 중요한 대목에서  나타난다. 다른사람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유령이 신금이와 막음이 고모 앞에서는 유독 잘 보이고 주안댁과  대화도 나눈걸 보면서 신기하고 신비한 느낌마저도 드는 대목이 매우 인상적이고 강렬했다.

만약에 나라면 일제시대에 과연 항일운동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고민이 되기도 한다. 내 외할아버지 생각도 가끔씩 나는데 아무튼 그 분도 좌익운동을 좀 하셨고 그에 따라 5년간의 옥살이도 하셨으며 그 길로 가정에 파탄나고 할아버지는 평양에 가서 새 살림을 꾸리셨다가 다시 남하하였고,  할머니도 고흥에서 재가하면서 좌우사상의 분열과 6.25전쟁이 고스란히 어머니와 이모들의 아픔으로 뼈속깊이 아로새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