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명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저서 중 하나인 적천수에서는 억부용신을 많이 강조하였다.
억부용신이란 무엇인가? 신강한 일간은 식재관을 용신으로 하고 신약한 일간은 인비를 용신으로 하여 과한 것은 덜어내고 덜한 것은 채워준다는 것이다.
왜 적천수에서 억부용신을 그렇게나 강조하였을까? 아마도 적천수의 저자가 극신강 사주여서 본인의 사주 자체가 억부용신이 중요했기에 그랬을 지 않을까 싶다. (내 기억으로는 그 분의 명식이 극신강에 겁재 양인살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억부용신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아직까지도 억부용신 원툴로 사주감명을 하는 명리학자들이 있고 많은 적중률을 자랑하므로 억부용신의 중요성은 꽤나 크다고 할 수 있다.
억부용신은 일간(비겁) 중심으로 푸는 것이다.
비겁이 강하다는 것은 꿈이 있다는 것이다. 비겁이 뜻하는 바가 나의 자아정체성이기에 그렇다. 그런데 비겁이 너무 왕해지면 이 꿈은 너무 높은 허황된 꿈이 되어 버린다. 내가 조앤롤링, 워렌버핏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치는 것만 허황된 꿈이 아니다. 단지 골목 끝에 조그만 가게를 낸다는 소박한 꿈이여도 이것이 실현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면 허황된 꿈이다. 그러므로 관성으로 제어하던지 식상으로 설기시켜서 현실에 타협시키는 것이 억부론이다.
반대로 비겁이 약하면 주체성이 없고 주변에 휘둘리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돈 많은 대기업 회장이여도 주변 상황에 따라가기만 해서는 나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았다고 볼 수가 없다. 끝내 허무해진다. 의외로 돈많고 능력있는 사람 중에 이렇게 허무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므로 이 때는 인성과 비겁을 써서 주체성을 길러주는 것이다.
즉, 억부용신법은 십성으로 따졌을 때 비겁을 중심으로 풀이하는 것이라 볼 수가 있다.
사회성을 중심으로 풀이하는 격국용신법과의 차이를 잘 음미해 보시기 바란다.
참고로 조후용신법은 음양의 조화를 중심으로 풀이하는 것이다.
이렇게 억부용신, 격국용신, 조후용신은 각각 의미하는 바가 다르고 삶에 적용되는 바도 다르다. 그런데 대부분 감명 현장에서는 다 같은 용신이기 때문에 구분도 안 하고 특정 오행이 들어오면 그냥 좋다, 나쁘다 식으로 하겠지만 (그 빠른 시간 안에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원칙적으로는 구분해야 맞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그러므로 사주팔자와 삶에 따라서 억부용신이 더 중요한 경우, 격국용신이 더 중요한 경우, 조후용신이 더 중요한 경우가 있는 것이며 사주팔자를 보고 셋 중에 어떤 용신법을 쓸지 먼저 결정하고 용신을 잡아야 하겠다.
나같은 경우에 억부용신은 극신강한 사주나 극신약한 사주에만 적용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직업이 워낙 다양해서 억부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