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 해연 이정현
기억에 없다
언제부터인지
거무스레 얼룩진 흉터
표본실에 잠들어 있는
검은 나비처럼
내 장딴지 한쪽에 터를 잡았다
꽃 같은 내 딸
이산가족 되어도 걱정 없겠네
가끔 지나가는 말로 놀리시던 엄마
그때마다 치맛단 댕겨 숨기던
나비무늬 상처
어느덧 세월 흘러
엄마도 하늘나라 가시고
내 몸에 오롯이 남아있는
나비 한 마리
저 세상에도 이산가족 있으려나
밤하늘 어느 별에서
엄마를 만날 수 있다면
아!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내 장딴지 나비가
엄마를 알아보고 훨훨 날아들겠다.
**해연 이정현
시인, 수필가
1940년 2월15일 통영출생
통영에서 중.고등학교 졸업.
1998년 수필과 비평 등단
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종로문인협회 이사. 계간문예 이사.
계간문예 작가회 플루트 연주자
수필집(우체국이 있는 길)발간(2016)
시집 (각설탕이 녹는 시간)발간(2019)
수상) 종로 문학상 수상.
**시감상/박경채
자그마한 체구. 매끄럽고 하얀 피부.
참 고우신 분이지요. 청마 시인과 이영도시인의 러브스토리가 그녀의 소시적 지척의 일화여서 기회가 있을때마다
자신의 무용담처럼 리얼하게 풀어놓으며 통영 출신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지요
모습 만큼이나 마음은 더 고우신지 여든이 훌쩍 넘은 연세에 주 1회 시치유 낭송봉사 공연에 매번 플릇 연주를...
이번에도 도경환선생님이 올리신 게시판에 플릇을 불고계시는 그녀의 고운 모습에 감동합니다
저를 위한 연주는 아니었지만 그 노고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그녀의 시 한편
고르며 그녀의 시 역시 참 곱다고 느꼈습니다
어렵게 비틀지 않아 쉽게 읽히면서도
시적 요소가 살아있고
고아한 시어들을 나열하지 않아도
곱고 정겹게 물레가 실 자아내듯
술술 자아낸 그녀의 시들...
그중에 "나비" 를 올려봅니다
카페 게시글
좋은 시 감상
(시감상) 나비/이정현
문복 박경채
추천 0
조회 29
23.04.24 23:3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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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기회되면 멋진 연주를 듣고 싶습니다
팔음선생님
관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