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1일 신사2동 방면 등산로를 오르는 동안 붉게 변한 개체들이 높은 빈도로 눈에 띄었다. 항시 푸르른 상록침엽수인 편백은 잎과 줄기의 색상을 통해 생육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선 채로 붉게 시들어 죽은 나무, 고사 이후 밑동이 잘려 풀숲에 누운 나무, 적갈색을 띠며 붉게 변하기 시작한 나무가 즐비했다. 이미 죽었거나 곧 죽게 될 편백이 10주에 달했다. 죽은 개체들 대부분은 가지 끝에 열매를 주렁주렁 맺어 마지막까지도 생식생장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본지는 지난 기사를 통해 이처럼 생식생장을 보이는 어린나무들의 열악한 생육 상태를 보고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해당 기사에 이미지로 등장했던 개체는 7월 초순에 고사해 중순께 베였다."
"죽은 편백이 연달아 발견되고 있는 사면 바로 옆 급경사지에 자리한 ‘꽃잔디 동산’에는 폭우 이후 표토가 흘러내리며 곳곳에 잘린 소나무 뿌리와 돌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현장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편백나무 식재를 목적으로 원래 이 자리에 있던 숲을 개벌했으나, 암반 지대임이 뒤늦게 밝혀지며 편백나무를 심는 데 실패하고 대신 꽃잔디를 심었다고 한다."
"이에 다시금 따져 물었더니 ‘돌바닥이라 편백을 심을 수 없는 곳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고, 위에서 시키는 일이라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이씨는 이곳 꽃잔디의 활착률이 90%가 넘는다는 은평구청 해명에 대해서도 “초창기 심은 꽃잔디가 제대로 못 살고 많이 죽었다”면서 “사람들이 새로 심는 걸 수시로 목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