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정사월에 태어난 병자일주이다. 병화가 자기 자신의 기운으로 활활 타오른다. 천간에 겁재도 우뚝 세워 놨으므로 강렬한 태양이 된다. 만물을 비추는 병화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되었다. 누구보다도 화려하고 뜻깊은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이다. 이러한 병화의 열망은 정관으로 충족될 수 있다.
현실과는 무관하게 마음 속으로는 공주가 되고 싶은 사람일 것으로 보인다. 강한 병화의 열망이 타오르는 동시에 천간에 투출한 단 하나의 정관이다. 물상으로 따지면 맑은 하늘에 무지개다. 게다가 일지에서 투출했으니 자신을 환상의 궁전으로 데려다 줄 멋진 남자가 된다. 그 기대가 오죽 크랴!
연지 묘목이 정인이니 귀엽고 사랑스러움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렇듯 깨지기 쉬운 순수한 명이기 때문에 시주에는 반드시 정관을 극하는 무토, 기토가 오면 병이 된다. 그러므로 천간으로는 정관을 생하는 정재를 놓고, 지지로는 정관과 짝이 되는 정인을 놓을 수 있는 신묘시(새벽 5시30분~7시30분)가 좋겠다.
대운을 보면 초년에 식신상관으로 흐르는데 아주 얌전할 것으로 보인다. 정관으로 비겁을 극해서 경쟁력을 얻어야 하는 겁재격이 정관을 잘 쓸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자기 색깔조차 잃어버리고 온순한 양처럼 아주 조용해진다. 주변 경쟁자들에 비하여 자기 자신의 메리트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기 때문이다. 비견겁재는 힘의 논리에 가장 민감하다. 내가 타인들보다 우세하면 한없이 커지는 것이요, 열등하면 한없이 작아진다.
그런데 26세 이후 대운부터 금에서 수로 대운이 흐르니 고대하던 왕자님이 나타나는 격이다. 남자복도 좋아질 뿐더러 직장에서 커리어를 쌓기도 좋은 대운이다. 배우자에 대한 본인의 욕심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절대로 아무 남자하고나 함부로 만나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정관이 유일무이한 중요한 용신이 되는 여명은 남자를 매우 매우 신중하게 만난다.
자칫 신중함이 지나치면 노처녀가 될 수도 있다고 하겠다.
워낙에 순수하고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직업은 공무원이나 교사가 어울릴 듯 하다. 남편을 잘 만나면 그냥 가정주부도 괜찮다.
남명이 되면 음양의 충돌로 감정조절이 잘 안 되는 것이 여명보다 더욱 단점으로 부각될 것이다. 또한 겁재를 정관으로 극한 사주는 겁재의 흉함을 제살하기는 했으나 겁재 특유의 호탕함과 도전정신도 스스로 포기한 것이므로 사람이 쫌생이 같다. 자기한테 손해가 날 일이나 조금이라도 다칠 일은 절대로 하지 않으려 한다.
남자가 이렇게 쫌생이 기질을 가지면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그 스트레스를 술과 유흥으로 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대운을 보면 그래도 다행히 남명일 경우에도 중년부터 수 대운으로 흘러가므로 용신 대운이다.
만약 이 사주가 대운에서 화, 토 운을 걷게 되면 온 세상이 나를 버린 것처럼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관성이 용신인 사주에서 관성이 무력해지는 것이기에 사회의 배신이다. 남명에게는 가장 큰 치명타가 될 것이다.
남명일 경우에도 태어난 시는 정관에 힘을 실어주는 신묘시가 가장 좋다. 경인시도 나쁘지 않다.
직업은 윗사람의 간섭이 적고 안정적인 직업이 좋다. 경비원이나 시스템 관리자 같은 직업이 어울릴 듯 하다. 월지에 역마가 있으므로 운전기사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