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어린 시절, 용산의 옛 집이 그립습니다”
1945년 美에 재산 몰수당하고
조선서 쫓겨난 일본인 71만명
그들도 역사에 휩쓸린 피해자
이렇게 생각하면 친일파인가
이한수 문화부장
입력 2023.05.26. 03:00
서울이 ‘후루사토(고향)’라는 일본인 A씨를 만난 적 있다. 1932년 용산에서 태어난 그는 “친구들과 놀던 동네 골목이 그립다”고 했다. 눈시울이 촉촉이 젖었다. 한·일 강제 병합 100년 되던 해인 지난 2010년 취재 과정에서 만난 A씨는 “1945년 8월 종전 후 부모님과 함께 살던 2층 집과 세간을 그냥 남겨두고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했다. 10대 초반까지 살던 ‘정든’ 용산을 떠나 ‘낯선’ 일본 땅에서 새 삶을 시작하느라 꽤 고생했다고 한다. A씨도 역사의 격랑에 휩쓸린 피해자라고 느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식민지 수도에서 태어난 그가 어릴 때 살던 곳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침략국 국민으로 태어난 원죄 때문이니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건 구체적 개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일은 아닐까. 혹시 이렇게 생각하면 친일파인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구성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굴욕 외교, 매국 외교 등의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23.5.18/뉴스1
1945년 8월 당시 A씨 가족처럼 식민지 조선에 터를 잡고 살았던 일본인은 71만명에 이른다. 살던 집과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고 쫓기듯 귀국선을 탔다. 미군정은 한반도 거주 일본인의 재산을 압류하고 이들을 본국으로 철수시키는 일을 가장 시급한 임무로 삼았다. 광복 직후 일본인이 놓고 간 재산은 약 52억4600만달러로 당시 한국 총재산 가치의 80~85%에 이른다는 연구(이대근 ‘귀속재산 연구’)가 있다. 이 중 민간 기업 및 개인 재산이 81%를 차지했다. 평생 살려고 했던 ‘고향’에 땀 흘려 일군 재산을 고스란히 남겨놓고 떠나야 했던 일본인 개인에겐 피눈물 나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남의 나라 빼앗은 업보이니 통쾌한 일이라고 여기는 건 반(反)휴머니즘의 태도는 아닐까. 혹시 이렇게 생각하면 친일파인가.
국제법은 패전국 국민의 사유재산을 함부로 빼앗을 수 없다고 규정한다.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서 체결한 ‘국제육전조규’는 제46조에서 ‘점령군은 적지(敵地)의 사유재산에는 절대 손댈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일본은 당초 미군정이 한국 내 일본인의 사유재산을 몰수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일본에서 전쟁 배상을 받지 않았으므로 미군정에 귀속된 일본인 재산은 전쟁 배상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948년 8월 수립한 대한민국 정부는 덕분에 미군정이 몰수한 일본인 재산을 그대로 물려받는 행운을 얻었다. 재산을 영구히 빼앗긴 일본인 개인으로선 너무도 억울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1965년 한일협정 과정을 돌아보면 당시 한국 정부가 얻은 결과는 외교적 승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1951년부터 14년 4개월간 1500회 만난 회담 과정에서 일본 측은 미군정이 몰수한 일본인 사유재산을 한국 정부가 무상으로 인수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며, 일본은 이 재산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이런 ‘청구권’ 주장을 물리치고 5억달러를 더 받아낸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35년 식민 지배의 고통을 푼돈에 팔았다는 폄훼는 역사의 구체성을 망각하고 추상적 이념에 함몰된 때문은 아닌가. 혹시 이렇게 생각하면 친일파인가.
진짜 친일파는 따로 있다. 일광(日光)이란 말은 일본 것이라고 여기는 일부 사람들이다. 일광 즉 햇빛은 인류가 공동으로 향유하는 자연물이다. 이 말을 일본만 사용해야 한다고, 우리는 이런 말 쓰면 안 된다고 목소리 높이는 이들이야말로 일본에 햇빛을 헌납하는 진짜 친일파 아닌가. 12년 만에 재개된 한일 정상 셔틀 외교에 대해 “굴욕” “매국” 운운하는 일부 사람들이야말로 지금 시대를 아직도 일제강점기로 여기는 진짜 친일파는 아닌가.
이한수 문화부장
이한수 문화부장 편집국 문화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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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3.05.26 05:23:55
종북 좌익 야당은 뭐가 참이고 뭐가 거짓인지 상관 없이 온갖 선동과 술수로 정권 탈취해서 북조선에 넘기는 데만 핏대를 세운다. 그들의 저급한 사기와 술책에 일절 속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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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통치
2023.05.26 06:23:08
조선왕국과 조선왕조에 따져 물을 일이지... 조선이 무능해서 일제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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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자유
2023.05.26 08:30:59
친일 딱지 붙이는 자들..매국노 몸통 고종과 순종에 그리고 영친왕 등 왕공족들에겐 침묵한다.
ziliz
2023.05.26 07:08:40
같은 논리로 이승만 덕분에 대한민국이 된 것이다.
샬록홈즈
2023.05.26 06:29:11
진정한 이해없이는 용서도 힘들다. 이제라도 이런 문제까지도 하나 하나 집고 나가면 오히려 진정한 이웃을 만들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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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2023.05.26 06:44:02
조선일보가 이제사 감추어진 역사의 진실에 대해 말하는 구나. 조선이 얼마나 한심한 나라인지도 모르고 나라 망친 고종과 민비를 개혁군주니 명성황후니 하면서 떠 받드는 한심한 족속들이 바로 친일파몰이 하고 있는 좌익들이며,또한 이들에게 기생하는 국사학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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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종고
2023.05.26 06:49:43
조선이 그 스스로 국권을 포기한 것은 조선의 왕가로서도 최선의 선택이였다. 조선 500년간 중국에 사대를 하다가 사실상 중국의 지방정부에 붉과했던 조선의 왕이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를 했는데 일본에 굴복하지 아니하면 씨족전체가 멸문지화를 당하고 조선의 국권은 일본에 귀속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의 왕은 이완용을 시켜 일본과 협상하여 일본귀족의 신분을 얻었고 멸문지화를 당하지도 않았다. 고려가 조선에 망하자 왕씨일가가 멸문지화를 당했던 전례를 일본은 따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일본은 내선일체라고 해서 조선 땅에 일본본토만큼의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조선땅에 철도, 초중고대학교, 도로, 항만, 댐, 공장등을 건설하였다. 그래서 일본본토국민들의 세금의 대부분이 조선땅에 투입되었다. 그 덕분에 아무것도 없었던 조선은 단숨에 선진국 일본에 근접하는 인프라를 갖게되었고, 이것이 발판이 되어 북조선은 해방후 공산권내에서는 아주 잘 사는 나라였다. 일본이 억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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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
토벌자
2023.05.26 08:00:21
국민을 친일파로 둔갑시켜 분열시키는 것들이 빨강이압니다. 그래야 득세하나 봅니다. 그래야 국민들 대신 정부세금을 빼먹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위안부피해할머니들 보상금을 빼먹습니다. 기생충같은 종자들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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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
2023.05.26 07:13:11
종북좌파들은 모든것을 정치적으로 득을 보기위해 대중을 거짓과선동하고 오도하는 비양심적인 망국의 집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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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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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보사
2023.05.26 08:32:11
대한민국은 거짓이 판치는 나라--만일 진실을 얘기하면 친일파,매국노,등 온갖 욕설을 뒤집어 써야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참 암담한 현실입니다.거짓을 토해내는 민노총/전교조/더불당/종북좌파/종중당놈들을 이땅에서 쓸어버려야 평화가 이땅에 자리 잡을 텐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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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0
스트레스해소
2023.05.26 07:52:57
사기꾼,거짓 선동의 수준도 그 나라 국민 수준에 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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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0
radchun
2023.05.26 07:49:14
오랫만에 제대로 된 글. 조선일보. 정신 바짝 차립시다. 지금은 대한민국 재건국 중입니다.
답글작성
3
0
사실과자유
2023.05.26 07:14:00
일본 민간인들이 빼앗긴 재산 돌려 달라고 소송하면 되겠다. 징용공들이 일본을 상대로 소송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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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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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so
2023.05.26 09:39:36
기자가 언급 안한 친일파가 있지요...위안부 할머니에게 빨대 꽂아 피 빨아먹는 시민단체들,,,그 우두머리 돈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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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이흐른다
2023.05.26 09:48:18
관념은 실제 삶을 추상적으로 뭉뚱그리는데, 인간의 실제 삶은 아주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다. 사상을 앞세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선동하는 사람들이 국민들의 삶을 망치고 있다.
답글작성
1
0
aspen
2023.05.26 09:30:45
감동입니다. 역설적으로 생각을 한다는 것도 정말 필요하군요.
답글작성
1
0
Henry
2023.05.26 09:27:39
일종의 그동안 대한민국이 감추어 왔던 숨겨진 역사라고 할까. 지금 이땅에서 왜곡되어왔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제대로 쓴 칼럼이다.
답글작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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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구렁이
2023.05.26 08:49:48
그때 모든 재산 몰수 당하고 ?겨간 선량한 일본인들...마음이 영 좋지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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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삼우맨션
2023.05.26 10:09:02
문화부장이라는 자의 역사인식이 저질이니 그런 글은 쓴다. 누가 시켜서 글을 쓴 것이라면 양심이 있으면 나같으면 기자 그만둔다.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 한 것은 극제법 위반아닌가? 그리고 일본놈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조선에서 사유재산을 취득사였는가? 온갓 불법적인 부당한 방법으로 취득한 재산을 보호해 줘야한다고 국제법에 명시되어 있는가? 글을 쓰더라도 생각을 하고 써라. 억지부리지 말고 나는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은 임진왜란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구한말 쇄국정책으로 서양문물을 받아드리지 않은 조선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 좌파를 싫어하는 우파다. 그리고 조선일보 애독자다.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번거러운 회원 가입해 댓글단다. 그리고 신문 댓글도 처음단다. 내 말이 틀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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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
2023.05.26 08:25:59
ㅋㅋㅋ결국은 휴머니즘이 아니라 민주당까는거구나!!그리고 그걸 따질려면은 미국한테 따져물어야지!!원폭피해 미국한테 따져물어야지!!!재산!고향!일본인들 마음헤아려주기전에 우리 이산가족들 마음부터 헤아려줘라!!단한번도 악어새언론 조선일보는 우리국민의 마음은 생각도 않고 오로지 일본과일본국민들 그래서 니들을 친일파라고 하는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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