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왔구나' 알려주는 매미 울음소리. 산책할 때마다 들리지 않기에 언제 오시려나 기다렸는데 무더위보다 조금 늦게 찾아왔네.
매미의 가족은 셋. 암컷은 나무에 구멍을 뚫고 알을 낳는 생태 구조로 울지 못한다네. 수컷은 특이하게 큰소리로 울어대기 위해 자기 몸의 반절 이상을 텅 비워 놓았다네. 나무껍질 속에서 태어난 알은 1년 동안 조용히 잠만 자고 있나보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땅 속 보금자리로 들어가서 7년 동안 나무의 꿀맛을 빨아먹으면서 산다고 하네.
세상 밖으로 나와 어린 겉옷을 오랜 시간 동안 힘들게 스스로 벗겨내고 어른으로 날기 시작하네. 온전한 자태를 뽐내기 위해 나무 위에서 쩌렁쩌렁한 소리로 울어대는구나.
그 긴 시간을 어둠 속에서 지내고 얻은 마지막 생명은 길고도 짧은 한 달간의 시한부 인생. 그토록 슬프고 억울해서 쉬지 않고 토해내고 있는 건가.
밤에는 조용히 잠을 자고 이른 아침부터 메들리로 깨우는 부지런함.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매미의 한살이. 지금이 행복하다고 소리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