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수요(壽夭)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에서 황제(黃帝)가 천사(天師)에게 문(問)하며 이르기를 "내가 듣기로 상고(上古)의 사람들은 나이(:春秋)가 모두 100세(百歲)를 넘어가도(:度) 동작(動作)이 쇠(衰)하지 않았는데, 요즘 시대(:今時) 사람들은 50세(:半百)의 나이에도 동작(動作)이 모두 쇠(衰)하니, 이것은 시대(:時世)가 달라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사람들이 놓친(:失)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인가?" 하였다.
기백(岐伯)이 대답(:對)하며 이르기를 "상고(上古)의 사람들은 그 도(道)를 알았으니, 곧 음양(陰陽)을 법(法)하고 술수(術數)에 화(和)하며 식음(食飮)에 절(節)이 있고 기거(起居)에 상(常)이 있으며 함부로 노(勞)를 작(作)하지 않았으므로 형(形)과 신(神)이 서로 잘 갖추어져 모두 그 천년(天年)을 다하였으니, 100세(百歲)를 넘어서 죽었다(:去).
그런데 요즘 시대(今時)의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다. 술(:酒)를 음료(:漿)처럼 마시면서 제 맘대로(:妄) 하는 것을 정상(:常)으로 여기고, 술에 취(醉)하여 입방(入房)하여 그 정(精)을 갈(竭)하려고만 하며 소모(:耗)하여 그 진기(:眞)를 산(散)하려고 하고 만(滿)하게 지(持)할 줄을 모르며, 시(時)에 맞게 정신(:神)을 제어(:御)하지 못하고 그 심(心)을 쾌락(快)에만 힘쓰고(:務), 생락(生樂: 삶의 참다운 즐거움)에 역(逆)하며, 기거(起居)에 절도(:節)가 없으므로 오십(:半百)에도 쇠(衰)하게 된다." 하였다.
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에 이르기를 "따라서 성인(聖人)은 무위(無爲)의 일(:事)을 하고 염담(恬憺)의 재능(:能)을 즐기며(:樂) 허무(虛無)를 수(守)하도록 그 욕(欲)을 따르고(:從) 그 지(志)를 쾌(快)하게 하니, 그 수명(壽命)이 무궁(無窮)하여 천지(天地)와 더불어 종(終)하게 된다. 이것은 성인(聖人)이 신(身)을 치(治)하는 것이다." 하였다.
천년편(<天年篇>)에서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원(願)하건대, 사람의 시생(始生)은 무슨 기(氣)가 축(築)하여 기(基: 기초)가 되고, 무엇이 입(立)하여 순(楯: 난간)이 되며, 무엇을 실(失)하여 사(死)하게 되고, 무엇을 득(得)하여 생(生)하게 되는지를 듣고 싶다."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모(母)로 기(基: 기초)를 삼고 부(父)로 순(楯: 난간)을 삼는다. 신(神)을 실(失)하면 사(死)하고 신(神)을 득(得)하면 생(生)한다." 하였다.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사람의 수요(壽夭)는 각 부동(不同)하니 요(夭)하거나 수(壽)하고, 갑자기 사(死)하거나 오래 병(病)하니 원(願)하건대 그 도(道)를 듣고 싶다."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오장(五藏)이 견고(堅固)하고 혈맥(血脈)이 화조(和調)하며 기육(肌肉)이 해리(解利)하고 피부(皮膚)가 치밀(緻密)하며 영위(營衛)의 행(行)이 실상(失常)하지 않고 호흡(呼吸)이 미서(微徐)하여 기(氣)가 그 도(度)로 행(行)하며 육부(六府)가 곡(穀)을 화(化)하여 진액(津液)을 포양(布揚)하므로 각기 여상(如常)하면 능히 장구(長久)한다." 하였다.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사람의 수(壽)가 백세(百歲)에 사(死)하는 것은 어떻게 된 것인가?"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그 사도(使道: 인중)가 수(隧: 떨어지다)하여 장(長)하고, 그 기장(基牆: 얼굴의 바탕은 기, 귀는 막아주므로 장)은 고(高)하고 방(方)하니, 영위(營衛)가 통조(通調)하고 삼부(三部: 상중하) 삼리(三里)가 기(起)하며 골(骨)이 고(高)하고 육(肉)이 만(滿)하므로 백세(百歲)가 되어 종(終)한다." 하였다.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수(壽)를 종(終)하지 못하고 사(死)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오장(五藏)이 모두 견(堅)하지 못하고 사도(使道)가 장(長)하지 못하며 공(空)이 외(外)하고 장(張)하며 천식(喘息) 폭질(暴疾)하고 기장(基牆)이 비(卑)하고 맥(脈)이 박(薄)하며 혈(血)이 소(少)하고 그 육(肉)이 석(石)하지 않으며 풍한(風寒)에 자주(:數) 중(中)하여 혈기(血氣)가 허(虛)하고 맥(脈)이 통(通)하지 못하여 진사(眞邪)가 상공(相攻)하여 난(亂)하게 상인(相引)하므로 중수(中壽)로 다한다." 하였다.
오열오사편(<五閱五使篇>)에 이르기를 "맥(脈)은 기구(氣口)에서 출(出)하고 색(色)은 명당(明堂)에서 견(見)한다." 하였다.
(면병({面病})의 문(門)에 상세히 나온다.)
오색편(<五色篇>)에 이르기를 "명당(明堂)이란 비(鼻)이고, 궐(闕)은 미간(眉間)이며, 정(庭)은 안(顔)이고, 번(蕃)은 협측(頰側)이며, 폐(蔽)는 이문(耳門)이다. 그 간(間)이 방(方)이 대(大)하면 10보(步)를 거(去)하여도 모두 그 외(外)가 견(見)하니, 이와 같은 자는 수(壽)하고 반드시 백세(百歲)를 중(中)한다." 하였다.
(면병({面病})의 문(門)에 상세히 나온다.)
수요강유편(<壽夭剛柔篇>)에 이르기를 "형(形)과 기(氣)가 상임(相任)하면 수(壽)하고, 상임(相任)하지 못하면 요(夭)한다. 피(皮)와 육(肉)이 상과(相果)하면 수(壽)하고, 상과(相果)하지 못하면 요(夭)한다. 혈기(血氣) 경락(經絡)이 형(形)을 승(勝)하면 수(壽)하고, 형(形)을 승(勝)하지 못하면 요(夭)한다.
형(形)이 충(充)하고 피부(皮膚)가 완(緩)하면 수(壽)하고, 형(形)이 충(充)하고 피부(皮膚)가 급(急)하면 요(夭)한다. 형(形)이 충(充)하면서 맥(脈)이 견대(堅大)하면 순(順)이고, 형(形)이 충(充)하면서 맥(脈)이 소(少)하고 약(弱)하면 기(氣)가 쇠(衰)하니 쇠(衰)하면 위(危)한다. 만약 형(形)이 충(充)하면서 권(顴)이 기(起)하지 않았으면 골(骨)이 소(小)하니 골(骨)이 소(小)하면 요(夭)한다. 형(形)이 충(充)하면서 대육(大肉)과 군(䐃)이 견(堅)하면서 분(分)이 있으면 육(肉)이 견(堅)한 것이니 육(肉)이 견(堅)하면 수(壽)하고, 형(形)이 충(充)하면서 대육(大肉)에 분리(分理)가 없으면서 견(堅)하지 않으면 육(肉)이 취(脆)한 것이니 육(肉)이 취(脆)하면 요(夭)한다.
장기(牆基)가 비(卑)하고 고(高)가 그 지(地)에 미치지 못하면 30세를 채우지 못하고 사(死)한다. 인(因)이 있는데 또 질(疾)이 더하여지면 20세에 못 미쳐 사(死)한다.
평인(平人)이며 기(氣)가 형(形)을 승(勝)하면 수(壽)하고, 병(病)하면서 형육(形肉)이 탈(脫)하고 기(氣)가 형(形)을 승(勝)하면 사(死)하며, 형(形)가 기(氣)를 승(勝)하면 위(危)하다." 하였다.
오상정대론(<五常政大論>)에 이르기를 "음정(陰精)이 봉(奉)하면 그 사람이 수(壽)하고 양정(陽精)이 강(降)하면 그 사람이 요(夭)한다." 하였다.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일주(一州)의 기(氣)에도 생화(生化)와 수요(壽夭)가 부동(不同)하니 그 까닭은 무엇인가?"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고하(高下)의 리(理)와 지(地)의 세(勢)가 그렇게 한다. 지대가 숭고(崇高: 높다)하면 음기(陰氣)가 치(治)하고 지대가 오하(汚下: 낮다)하면 양기(陽氣)가 치(治)한다. 양(陽)이 승(勝)하면 천(天)보다 선(先)으로 되고 음(陰)이 승(勝)하면 천(天)보다 후(後)로 된다. 이는 지리(地理)의 상(常)이니, 생화(生化)의 도(道)이다." 하였다.
황제(黃帝)가 이르기를 "수요(壽夭)의 차이가 있는가?" 하였다.
기백(岐伯)이 이르기를 "고(高)한 곳은 그 기(氣)가 수(壽)하고, 하(下)한 곳은 그 기(氣)가 요(夭)한다. 지(地)의 대소(大小)가 다르기 때문이니, 소(小)한 곳은 조금 다르고(:異) 대(大)한 곳은 크게 다르다(:異).
따라서 병(病)을 치(治)하려면 반드시 천도(天道) 지리(地理)와 음양(陰陽)의 갱승(更勝)과 기(氣)의 선후(先後)와 사람의 수요(壽夭)와 생화(生化)의 기(期)를 명(明)하게 알아야 가히 사람의 형기(形氣)를 알 수 있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