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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능시삼십운인정현내제관(橋陵詩三十韻因呈縣內諸官)-두보(杜甫)
교릉시 삼십 운을 지어 현 내의 관원들에게 드리다-두보(杜甫)
先帝昔晏駕(선제석안가) : 선제 예종께서 지난 날 붕어하시고
茲山朝百靈(자산조백령) : 이 산에서 온갖 신령들을 조회하셨습니다.
崇岡擁象設(숭강옹상설) : 높은 산은 왕릉을 껴안고
沃野開天庭(옥야개천정) : 기름진 들판은 천자의 제단을 열었습니다.
卽事壯重險(즉사장중험) : 일을 시작함에 거듭된 위험을 무릅쓰니
論功超五丁(논공초오정) : 공로를 따지면 전설적인 다섯 장사를 앞섰습니다.
坡陀因厚地(파타인후지) : 험난한 산세는 두터운 땅에서 나오고
卻略羅峻屛(각략나준병) : 뒤로 빽빽하게 험준한 절벽 병풍이 널어서 있다.
雲闕虛冉冉(운궐허염염) : 구름 속 궁궐은 공중에 아련히 높고
松風肅泠泠(송풍숙령령) : 불어오는 솔바람은 숙연히 차갑기만 하다.
石門霜露白(석문상노백) : 커다란 왕릉의 돌문에는 서리와 이슬이 희고
玉殿莓苔靑(옥전매태청) : 황제의 사당에는 이끼가 푸르다.
宮女晩知曙(궁녀만지서) : 궁녀는 일에 바빠 늦어서야 날 밝은 줄 알고
祠官朝見星(사관조견성) : 사당의 관리는 이른 아침부터 성운을 보는구나.
空梁簇畫戟(공량족화극) : 빈 들보에는 병사들의 그림장식 창들이 보이고
陰井敲銅甁(음정고동병) : 어둑한 우물가에서는 구리 물병이 부딪혀 소리 난다.
中使日相繼(중사일상계) : 지금 황제가 보내는 내관들이 날마다 이어지니
惟王心不寧(유왕심부녕) : 오직 황제의 마음이 선왕 생각으로 편하지 못함이리라.
豈徒卹備享(개도술비향) : 어찌 한갓 갖추어진 제사만 걱정하시리오
尙謂求無形(상위구무형) : 오히려 형태 없는 선왕의 영혼을 찾으려 하심이리라.
孝理敦國政(효리돈국정) : 효도의 이치로 국정을 돈독히 하시고
神凝推道經(신응추도경) : 정신을 모아서 정성껏 도덕경을 추론한다.
瑞芝産廟柱(서지산묘주) : 상서로운 영지풀이 사당의 기둥에서 자라나고
好鳥鳴巖扃(호조명암경) : 좋은 새들이 바윗돌 빗장에서 우는구나.
高嶽前嵂崒(고악전률줄) : 높은 산은 눈앞에 높고 험하고
洪河左瀅濴(홍하좌형영) : 큰 강의 물결은 왼쪽으로 소용돌이치며 흘러간다.
金城蓄峻趾(금성축준지) : 금성에는 험준한 기반이 모여 있고
沙苑交廻汀(사원교회정) : 사원에는 돌아드는 물이 마주쳐 흐른다.
永與奧區固(영여오구고) : 영원하고 깊숙하여 그 구역이 견고하며
川原紛眇冥(천원분묘명) : 내와 들은 어지러이 멀고 아득하다.
居然赤縣立(거연적현립) : 우뚝하게 적현이 서 있고
臺榭爭岧嵉(대사쟁초정) : 누대와 정자들이 서로 우뚝함을 다투고 있다.
官屬果稱是(관속과칭시) : 관속들은 과연 이처럼 직책에 어울리고
聲華眞可聽(성화진가청) : 그 명성의 화려함은 진실로 사실로 들린다.
王劉美竹潤(왕류미죽윤) : 왕선생, 유선생은 절조가 대나무처럼 윤택하고
裴李春蘭馨(배리춘난형) : 배선생, 이선생은 명성은 봄 난초의 향기롭구나.
鄭氏才振古(정씨재진고) : 정씨는 재주가 예부터 드날렸고
啖侯筆不停(담후필부정) : 담씨 성의 관리는 붓을 멈추지 있는구나.
遣詞必中律(견사필중률) : 글을 펼치면 반드시 운율에 맞고
利物常發硎(리물상발형) : 사물분석에 날카로움은 항상 숫돌에 간 듯 하다.
綺繡相展轉(기수상전전) : 문자은 비단을 펼친 듯 뒤집은 듯 곱고
琳琅愈靑熒(림랑유청형) : 마음씨는 푸른 옷빛보다도 맑구나.
側聞魯恭化(측문노공화) : 노첨의 교화를 귀 기울여 듣고
秉德崔瑗銘(병덕최원명) : 최원의 좌우명을 덕망으로 간직한다.
太史候鳧影(태사후부영) : 태사 벼슬하는 관리는 오리의 그림자를 살피고
王喬隨鶴翎(왕교수학령) : 왕교처럼 학을 깃을 선망하여 신선의 세계를 따랐다.
朝儀限霄漢(조의한소한) : 조정의 의례가 하늘의 은하수처럼 멀리 막혀있어
客思廻林坰(객사회림경) : 나그네 처지의 나는 숲과 들판으로 돌아가련다.
撼軻辭下杜(감가사하두) : 때 못 만난 불우한 처지로 하두성을 하직하고
飄颻凌濁涇(표요능탁경) : 바람에 나부끼듯 유랑하며 탁수와 경수를 지나가리라.
諸生舊短褐(제생구단갈) : 유생의 지난날 짧은 삼베옷을 걸치고
旅泛一浮萍(려범일부평) : 떠도는 나그네 한 뿌리 부평초로다.
荒歲兒女瘦(황세아녀수) : 흉년으로 아이들은 수척해지고
暮途涕泗零(모도체사령) : 황혼처럼 늙어가는 나이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主人念老馬(주인념노마) : 주인은 늙은 말 같은 나를 생각해주고
廨署容秋螢(해서용추형) : 관공서에서는 가을 반딧불이 모습을 보인다.
流寓理豈愜(유우리개협) : 유랑하며 붙어사니 인간의 정리에 어찌 즐거울까
窮愁醉不醒(궁수취부성) : 끝없는 수심에 취하여 깨어나지 못한다.
何當擺俗累(하당파속누) : 언제나 세속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浩蕩乘滄溟(호탕승창명) : 호탕하게 푸른 바다 너머 신선세계로 가는 배를 타려나.
사원항(沙苑行)-두보(杜甫)
사원을 노래하다-두보(杜甫)
君不見左輔白沙如白水(군부견좌보백사여백수) : 그대 못 보았나, 좌보 땅 흰 모래 물같이 희고
繚以周牆百餘里(요이주장백여리) : 둘러싸인 담장이 백리나 되는 것을.
龍媒昔是渥洼生(융매석시악와생) : 용마가 옛날에는 악와 강에서 나왔지만
汗血今稱獻於此(한혈금칭헌어차) : 한혈마는 지금은 이곳에서 헌납된다고 말한다네.
苑中騋牝三千匹(원중래빈삼천필) : 사원 안에는 큰 말과 암말이 삼천 필이 넘고
豐草靑靑寒不死(풍초청청한부사) : 풍부한 풀들은 싱싱하여 추워도 시들어 죽지 않는다고 한다네.
食之豪健西域無(식지호건서역무) : 말을 먹여 용맹스럽고 건장하니 서역에도 없을 것이며
每歲攻駒冠邊鄙(매세공구관변비) : 해마다 말을 길들이는 일은 변방에서 으뜸이라네.
王有虎臣司苑門(왕유호신사원문) : 왕에게 호랑이 같이 용맹한 신하 있어 사원의 문을 지키고
入門天廐皆雲屯(입문천구개운둔) : 문에 들어서면 천자의 마구간에 구름이 모인 듯 많다네.
驌驦一骨獨當御(숙상일골독당어) : 숙상 중의 한 가지 골상만이 임금께 바쳐지고
春秋二時歸至尊(춘추이시귀지존) : 봄가을 두 때에 천자에게 보낸다네.
內外馬數將盈億(내외마수장영억) : 내외의 말의 수는 장차 억 마리에 찰 것이나
伏櫪在坰空大存(복력재경공대존) : 구에나 들판에 엎드려 있어도 공연히 많기만 하다네.
逸羣絶足信殊傑(일군절족신수걸) : 출중한 말은 진실로 특별이 걸출하나니
倜儻權奇難具論(척당권기난구논) : 기대있게 잘 달리니 모두 다 논하기가 어렵다네.
纍纍堆阜藏奔突(유류퇴부장분돌) : 첩첩히 쌓인 언덕은 치달리는 것을 감추고
往往坡陀縱超越(왕왕파타종초월) : 때로는 물가 모래판에서 마음대로 뛰어 넘는다네.
角壯翻騰麋鹿遊(각장번등미녹유) : 건장함을 다투어 날듯이 뛰어오르며 사슴과 노닐고
浮深簸蕩黿鼉窟(부심파탕원타굴) : 깊은 못에서 자라와 악어의 굴을 출렁거리게 한다네.
泉出巨魚長比人(천출거어장비인) : 샘에서 나온 커다란 물고기는 사람의 키와 같고
丹砂作尾黃金鱗(단사작미황금린) : 꼬리는 단사와 같이 붉고, 비늘은 황금과 같이 누렇다네.
豈知異物同精氣(개지리물동정기) : 어찌 알리오, 사물은 달라도 정기는 같이 하여
雖未成龍亦有神(수미성룡역유신) : 비록 용은 못되어도 또한 신령함이 깃들 줄을.
상위좌상이십운(上韋左相二十韻)-두보(杜甫)
위좌상에게 드리는 스물 운-두보(杜甫)
鳳曆軒轅紀(봉력헌원기) : 책력은 헌원의 시대를 기록한 뒤로
龍飛四十春(룡비사십춘) : 황제가 즉위한지 사십 번의 봄입니다.
八荒開壽域(팔황개수역) : 천지는 태평성대의 시대가 열리고
一氣轉洪鈞(일기전홍균) : 큰 기운이 천지를 운행합니다.
霖雨思賢佐(림우사현좌) : 지루한 장마는 어진 신하를 그리워하고
丹靑憶舊臣(단청억구신) : 충신의 초상화는 옛 신하를 생각나게 합니다.
應圖求駿馬(응도구준마) : 그림을 보고서는 명마를 구하게 되어
驚代得騏驎(경대득기린) : 시대를 놀라게 하는 인재를 얻었습니다.
沙汰江河濁(사태강하탁) : 강하의 혼탁한 것을 일어내고
調和劓鼐新(조화의내신) : 조화롭게 다스려 가마솥 안의 새것을 맛나게 합니다.
韋賢初相漢(위현초상한) : 위현이 처음 한나라의 재상이 된 듯
范叔已歸秦(범숙이귀진) : 범숙이 이미 진나라로 간 것과 같습니다.
盛業今如此(성업금여차) : 성대한 업적은 지금과 같았고
傳經固絶倫(전경고절륜) : 경서를 전함에는 진실로 뛰어났었습니다.
豫樟深出地(예장심출지) : 예장나무는 그 뿌리가 땅으로 나오고
滄海濶無津(창해활무진) : 푸른 바다는 그 광활함이 끝이 없습니다.
北斗司喉舌(배두사후설) : 북두성이 목구멍과 혀 같은 역할을 하듯
東方領搢紳(동방령진신) : 동방의 제후는 높은 신하들을 거느렸습니다
持衡留藻鑑(지형류조감) : 저울을 가지고 인재를 가려 뽑으며
聽履上星辰(청리상성진) : 신발을 끌며 대궐 위로 오르십니다.
獨步才超古(독보재초고) : 독보적인 재주는 옛 사람을 초월하고
餘波德照鄰(여파덕조린) : 넘치는 덕망으로 이웃을 비춥니다.
聰明過管輅(총명과관로) : 총명함은 관로보다 낫고
尺牘倒陳遵(척독도진준) : 편지글은 진준을 압도하였습니다.
豈是池中物(개시지중물) : 어찌 연못 속의 교룡에 불과한 것이겠습니까
由來席上珍(유내석상진) : 예로부터 자리 위에 진열한 보배같은 훌륭한 선비입니다.
廟堂知至理(묘당지지리) : 조정에서는 지극한 지도력을 알게 되고
風俗盡還淳(풍속진환순) : 백성의 풍속은 모두 순박함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才傑俱登用(재걸구등용) : 재주 있는 분들은 모두 등용되고
愚蒙但隱淪(우몽단은륜) : 어리석은 자들은 홀로 숨어 지내고 있습니다.
長卿多病久(장경다병구) : 사마상여는 오래 병든 경우가 많았고
子夏索居頻(자하색거빈) : 공자의 제자 자하는 홀로 외롭게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回首驅流俗(회수구류속) : 고개를 돌려 세상의 흐름을 쫓아가니
生涯似衆人(생애사중인) : 저의 삶은 평범한 사람과 같아졌습니다.
巫咸不可問(무함부가문) : 무당인 계함에게 물을 수 없나니
鄒魯莫容身(추노막용신) : 공자와 맹자가 윗몸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感激時將晩(감격시장만) : 때가 늦어지니 감정이 격해지고
蒼茫興有神(창망흥유신) : 창망히 흥이 일어 신이 깃든 듯 합니다.
爲公歌此曲(위공가차곡) : 공을 위해 이 노래를 지으니
涕淚在衣巾(체누재의건) : 눈물이 제의 옷과 두건을 적십니다.
봉증태상장경기이십운(奉贈太常張卿垍二十韻)-두보(杜甫)
태상경 장기께 받들어 올리는 시 이십 운-두보(杜甫)
方丈三韓外(방장삼한외) : 방장산은 삼한의 밖이고
崑崙萬國西(곤륜만국서) : 곤륜산은 만국의 서쪽이라.
建標天地濶(건표천지활) : 천지의 광활한 곳에 뾰족하게 표하나
詣絶古今迷(예절고금미) : 세상과 떨어진 곳으로 가려니 길을 잃는다.
氣得神仙逈(기득신선형) : 기운은 신선의 아득한 경기를 얻고
恩承雨露低(은승우노저) : 은총은 비와 이슬이 내려짐을 받았습니다.
相門淸議衆(상문청의중) : 재상의 가문에는 바른 의론이 많았고
儒術大名齊(유술대명제) : 유가의 학술은 대가와 나란합니다.
軒冕羅天闕(헌면나천궐) : 높은 관리들 대궐에 늘어서 있지만
琳琅識介珪(림랑식개규) : 옥돌 중에서 큰 홀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伶官詩必誦(령관시필송) : 음악을 맡은 관리는 시를 반드시 외고
虁樂典猶稽(기낙전유계) : 순임금의 신하 기의 음악과 그 법이 일치합니다.
健筆凌鸚鵡(건필능앵무) : 굳센 필력은 예형의 앵무부를 능가하고
銛鋒瑩鷿鵜(섬봉영벽제) : 날카로운 필봉은 벽제 새의 기름으로 빛납니다.
友于皆挺拔(우우개정발) : 형제는 모두 재주가 뛰어나서
公望各端倪(공망각단예) : 삼공의 명망이 모두에게 실마리가 있습니다.
通籍踰靑瑣(통적유청쇄) : 문적에 적혀 궁궐 문을 넘고
亨衢照紫泥(형구조자니) : 궁권 안 환한 길에 글 봉하는 붉은 진흙이 빛납니다.
靈虬傳夕箭(영규전석전) : 신령한 교룡같은 물시계가 저녁 시간을 전하고
歸馬散霜蹄(귀마산상제) :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말은 서릿발을 흩뿌립니다.
能事聞重譯(능사문중역) : 일에 능하여 이역 땅에도 알려져
嘉謨及遠黎(가모급원려) : 좋은 계책은 먼 백성들에게까지도 미쳤습니다.
弼諧方一展(필해방일전) : 보필의 조화로움이 한 번 펼쳐지니
班序更何躋(반서경하제) : 서열이 다시 또 무엇에 더 오르겠습니까.
適越空顚躓(적월공전지) : 월 땅으로 가서 공연히 넘어지고
遊梁竟慘悽(유량경참처) : 양 땅에서 노닐다가 끝내 처참하게 되었습니다.
謬知終畫虎(류지종화호) : 끝내는 호랑이를 그리리라고 잘못 아셨으니
微分是醯雞(미분시혜계) : 미천한 신분은 곧 초파리 신세가 되었습니다.
萍泛無休日(평범무휴일) : 부평초처럼 떠돌며 쉬는 날이 없었으며
桃陰想舊蹊(도음상구혜) : 복숭아나무 그늘의 옛길을 생각하였습니다.
吹噓人所羨(취허인소선) : 힘껏 추천해 주신 것 사람들이 아는 바이나
騰躍事仍睽(등약사잉규) : 비등하여 도약하려 하였으나 일이 어긋났습니다.
碧海眞難涉(벽해진난섭) : 푸른 바다는 정말 건너기 어려웠고
靑雲不可梯(청운부가제) : 푸른 구름은 사다리 놓을 수도 없었습니다.
顧深慚鍛鍊(고심참단련) : 보살핌이 깊었으나 단련하는 일에 부끄럽고
才小辱提攜(재소욕제휴) : 재주가 보잘것없어 끌어주심을 욕되게 했습니다.
檻束哀猿叫(함속애원규) : 우리에 묶여있어 원숭이 절규가 애처롭고
枝驚夜鵲棲(지경야작서) : 나뭇가지에서는 놀라며 밤에 까치가 깃들입니다.
幾時陪羽獵(기시배우렵) : 저는 어느 때라야 새사냥에 임금을 모시며
應指釣璜溪(응지조황계) : 황계에서 낚시하는 일을 반드시 가르쳐주실까.
추우탄삼수3(秋雨嘆三首3)-두보(杜甫)
가을비를 탄식하며-두보(杜甫)
長安布衣誰比數(장안포의수비수) : 장안의 벼슬 없는 선비를 누가 견주어 헤아려주랴
反鎖衡門守環堵(반쇄형문수환도) : 초라한 집에 돌아와 문 닫아걸고 담장을 지킨다.
老夫不出長蓬蒿(노부부출장봉호) : 늙은이는 나아가지 못하고 들판엔 쑥만 자라고
稚子無憂走風雨(치자무우주풍우) : 어린 아이는 근심 없이 비바람 속을 달린다.
雨聲颼颼催早寒(우성수수최조한) : 쏴 들리는 빗소리 이른 추위를 재촉하고
胡雁翅濕高飛難(호안시습고비난) : 날개 젖은 변방의 기러기 높이 날기도 어려워라.
秋來未曾見白日(추내미증견백일) : 가을이 되어도 아직 밝은 해를 보지 못했으니
泥汙后土何時乾(니오후토하시건) : 진흙탕 더러운 땅이 어느 때라야 마르겠는가.
추우탄삼수2(秋雨嘆三首2)-두보(杜甫)
가을비를 탄식하며-두보(杜甫)
闌風伏雨秋紛紛(난풍복우추분분) : 싸늘한 바람과 숨은 비가 가을에 흩날리니
四海八荒同一雲(사해팔황동일운) : 온 세상이 모두 한 가지 구름 빛이구나.
去馬來牛不復辯(거마내우부복변) : 어둑한 날씨에 가는 말과 오는 소를 구별 못하고
濁涇淸渭何當分(탁경청위하당분) : 흐린 경수와 맑은 위수를 어찌 구별할 수 있을까.
禾頭生耳黍穗黑(화두생이서수흑) : 벼 끝에 귀가 생겨나고 기장의 이삭 썩어 검은데
農夫田父無消息(농부전부무소식) : 농부들은 부역 나가 소식 하나 없구나.
城中斗米換衾裯(성중두미환금주) : 성안에서는 쌀 한말과 이불과 바꾸는데
相許寧論兩相直(상허녕논량상직) : 서로 허락했으니 두 가격이 적당한가를 어찌 논할까.
추우탄삼수1(秋雨嘆三首1)-두보(杜甫)
가을비를 탄식하며-두보(杜甫)
雨中百草秋爛死(우중백초추난사) : 빗속 온갖 풀은 가을에 녹아 죽고
階下決明顔色鮮(계하결명안색선) : 섬돌 아래 결명은 빛이 선명하여라.
著葉滿枝翠羽蓋(착섭만지취우개) : 잎은 가지에 가득 달려 비취빛 깃털 덮개
開花無數黃金錢(개화무수황금전) : 무수히 핀 꽃은 황금 동전과 같아라.
涼風蕭蕭吹汝急(량풍소소취여급) : 서늘한 바람 쓸쓸히 너를 향해 게세지니
恐汝後時難獨立(공여후시난독립) : 네가 때 놓쳐 혼자 서기 어려울까 두려워라.
堂上書生空白頭(당상서생공백두) : 마루 위의 서생은 헛되이 백발이 되어
臨風三嗅馨香泣(림풍삼후형향읍) : 바람을 맞으며 세 번 향기 맡으며 눈물짓는다.
고우봉기롱서공겸정왕징사(苦雨奉寄隴西公兼呈王徵士)-두보(杜甫)
장마에 농서공에 부치며 왕징사에게도 드리다-두보(杜甫)
今秋乃淫雨(금추내음우) : 올 가을에는 장마비 내리고
仲月來寒風(중월내한풍) : 팔월 달에도 찬 바람 불어온다.
羣木水光下(군목수광하) : 나무들은 물빛 아래에 있고
萬家雲氣中(만가운기중) : 집들은 구름 기운 속에 있다.
所思礙行潦(소사애항료) : 그리운 사람들 길가의 빗물에 막혀
九里信不通(구리신부통) : 구리 앞이 정말 통하지 않는다.
悄悄素滻路(초초소산노) : 소산으로 가는 길 심란하고
迢迢天漢東(초초천한동) : 은하수 동쪽은 멀리도 하다.
願騰六尺馬(원등륙척마) : 육척의 말을 타기를 바라노니
背若孤征鴻(배야고정홍) : 말의 등은 홀로 날아가는 기러기 같으리라.
劃見公子面(획견공자면) : 공자의 얼굴을 환히 보면
超然懽笑同(초연환소동) : 초연히 기쁜 미소를 함께할 수 있을 것입니다.
奮飛旣胡越(분비기호월) : 분연히 날아간다면 호와 월 땅을 넘을 수 있지만
局促傷樊籠(국촉상번농) : 웅크리며 세장에 갇혀 상심하고 있습니다.
一飯四五起(일반사오기) : 한 번의 식사에도 네댓 번을 일어나고
憑軒心力窮(빙헌심력궁) : 마음의 힘이 다해 난간에 기대어봅니다.
嘉蔬沒溷濁(가소몰혼탁) : 좋은 채소들은 진흙탕에 묻히고
時菊碎榛叢(시국쇄진총) : 시절 국화는 덤불 속에서 부셔져있습니다.
鷹隼亦屈猛(응준역굴맹) : 매와 송골매도 사나움이 꺾이는데
烏鳶何所蒙(오연하소몽) : 까마귀와 솔개가 어찌 은총을 입겠습니까.
式瞻北鄰居(식첨배린거) : 북쪽의 이웃의 거처를 한번 바라보고
取適南巷翁(취적남항옹) : 남쪽 골목의 늙은이들에게로 가렵니다.
挂席釣川漲(괘석조천창) : 돛을 걸고 불어난 개울에 낚시하면
焉知淸興終(언지청흥종) : 어찌 맑은 흥취가 다함이 있겠습니까.
승침팔장동미제선부원외낭(承沈八丈東美除膳部員外郎)-두보(杜甫)
심어른께서 선부원외랑에 제수된 소식을 받고-두보(杜甫)
今日西京掾(금일서경연) : 오늘날 서경의 아전들이
多除南省郎(다제남생낭) : 난성의 낭관에 많이 제수되었습니다.
通家惟沈氏(통가유침씨) : 우리집안과 내왕 있는 집안은 심씨네뿐
謁帝似馮唐(알제사풍당) : 황제를 알현하게 됨이 한나라 풍당과 같습니다.
詩律羣公問(시률군공문) : 시율의 수준은 어른들이 물어보는 수준이고
儒門舊史長(유문구사장) : 집안은 유가의 가문으로 예부터 오래되었습니다.
淸秋便寓直(청추편우직) : 맑은 가을날 당직서기에 편한데
列宿頓輝光(열숙돈휘광) : 늘어선 여러 별들이 돌연 빛을 뿜습니다.
未暇申安慰(미가신안위) : 축하의 안부를 여쭐 겨를도 없는데
含情空激揚(함정공격양) : 정을 머금고 공연히 기뻐 뜁니다.
司存何所比(사존하소비) : 맡으신 직분은 어디에다 견줄 수 있을까요
膳部黙悽傷(선부묵처상) : 선부외랑을 생각하니 말없이 슬퍼집니다.
貧賤人事略(빈천인사략) : 가난하고 천하여 사람의 도리도 생략하고
經過霖潦妨(경과림료방) : 찾아가는 길이 장마 비로 방해받고 있습니다.
禮同諸父長(예동제부장) : 갖추는 예는 집안 삼촌처럼 어른 대접하는데
恩豈布衣忘(은개포의망) : 어찌 벼슬 못한 몸으로써 잊을 수 있겠습니까
天路牽騏驥(천노견기기) : 높은 벼슬길에서 천리마를 끌게 되시고
雲臺引棟梁(운대인동량) : 구름 닿는 높은 누대에서 동량을 끌어들이십니다.
徒懷貢公喜(도회공공희) : 친구의 벼슬에 기뻐한 공우의 기쁨을 떠올리며
颯颯鬢毛蒼(삽삽빈모창) : 쇠락하게도 귀밑머리만 희끗해집니다.
탄정전감국화(嘆庭前甘菊花)-두보(杜甫)
뜰 앞의 감국화를 탄식하며-두보(杜甫)
庭前甘菊移時晩(정전감국이시만) : 뜰 앞 감국화 때늦어 옮겨 심어
靑蕊重陽不堪摘(청예중양부감적) : 푸른 꽃이라 중양절에는 딸 수가 없다.
明日蕭條醉盡醒(명일소조취진성) : 내일 쓸쓸하게도 술기운 깨면
殘花爛漫開何益(잔화난만개하익) : 남은 꽃 찬란해도 딴들 무슨 도움 되랴.
籬邊野外多衆芳(이변야외다중방) : 울타리 가와 들판에는 온갖 꽃 많지만
采擷細瑣升中堂(채힐세쇄승중당) : 자잘한 꽃을 따서 중당에 오른다.
念茲空長大枝葉(념자공장대지섭) : 어렇게 헛되이 커다란 가지와 잎 키울 뿐
結根失所纏風霜(결근실소전풍상) : 뿌리 내릴 곳을 잃고 풍상에 얽힘을 생각한다.
구일기잠삼(九日寄岑參)-두보(杜甫)
구일 잠참에게 부치다-두보(杜甫)
出門復入門(출문복입문) : 대문을 나서다가 다시 들어오나니
雨脚但如舊(우각단여구) : 빗발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所向泥活活(소향니괄괄) : 가는 곳마다 빗물에 진흙이 질퍽하니
思君令人瘦(사군령인수) : 그대를 생각에 사람이 여위어간다.
沈吟坐西軒(침음좌서헌) : 울적하게 시를 읊으며 서헌에 앉아
飮食錯昏晝(음식착혼주) : 먹고 마시며 지내지 밤낮을 모르겠다.
寸步曲江頭(촌보곡강두) : 곡강의 머리는 몇 걸음인데
難爲一相就(난위일상취) : 한 번 나아가기가 어렵기만 하다.
吁嗟乎蒼生(우차호창생) : 아, 백성들이여
稼穡不可救(가색부가구) : 농사일을 살릴 수가 없구나.
安得誅雲師(안득주운사) : 어찌해야 구름의 신을 죽이어
疇能補天漏(주능보천누) : 누가 하늘이 새는 것을 깁을 수 있을까.
大明韜日月(대명도일월) : 크게 밝은 해와 달을 감추고
曠野號禽獸(광야호금수) : 넓은 들판에는 새와 짐승들을 울게 하는가.
君子强逶迤(군자강위이) : 군자는 억지로 비틀거리며 다니고
小人困馳驟(소인곤치취) : 소인은 피곤하게도 바삐 돌아다니는구나.
維南有崇山(유남유숭산) : 남쪽에는 높은 산들이 있는데
恐與川浸溜(공여천침류) : 내와 못이 흘러가버릴까 두렵구나.
是節東籬菊(시절동리국) : 이 시절 동쪽 울타리의 국화는
紛披爲誰秀(분피위수수) : 흐트러지게 누구를 위해 피어있나.
岑生多新詩(잠생다신시) : 잠생은 새로 지은 시도 많고
性亦嗜醇酎(성역기순주) : 성품은 또한 진한 술을 좋아한다.
采采黃金花(채채황금화) : 황금처럼 누런 국화꽃을 따서
何由滿衣袖(하유만의수) : 어떻게 해야 옷소매에 가득 채울 수 있으리오.
시종손제(示從孫濟)-두보(杜甫)
종손자인 제에게-두보(杜甫)
平明跨驢出(평명과려출) : 날이 밝아 나귀 타고 길을 나서니
未知適誰門(미지적수문) : 누구에 집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權門多噂沓(권문다준답) : 권세 있는 집안에는 사람들이 모여드니
且復尋諸孫(차복심제손) : 다시 또 집안 종손자에게나 가자.
諸孫貧無事(제손빈무사) : 종손자는 가난하여 아무 할 일도 없어
宅舍如荒村(댁사여황촌) : 집은 마치 황폐한 고을 같다.
堂前自生竹(당전자생죽) : 당 앞에는 대나무가 저대로 자라고
堂後自生萱(당후자생훤) : 당 뒤에는 원추리가 저대로 자란다.
萱草秋已死(훤초추이사) : 원추리는 가을이라 이미 죽어있고
竹枝霜不蕃(죽지상부번) : 대나무 가지는 서리 내려 무성하지 않다.
淘米少汲水(도미소급수) : 쌀을 이는 데는 물을 조금 길어라
汲多幷水渾(급다병수혼) : 많이 길으면 아울러 우물이 혼탁해진다.
刈葵莫放手(예규막방수) : 아욱을 벨 때는 손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
放手傷葵根(방수상규근) : 손을 함부로 놀리면 아욱의 뿌리가 상한다.
阿翁懶惰久(아옹나타구) : 아 할애비는 게을러진 지가 이미 오래
覺兒行步奔(각아항보분) : 어린 자네의 행동이 분망하게 느껴지는구나.
所來爲宗族(소내위종족) : 내가 자네를 찾아온 것은 일가의 일 때문이지
亦不爲盤餐(역부위반찬) : 또한 밥 먹으러 온 것은 아니란다.
小人利口實(소인리구실) : 소인배들은 구실 걸기를 좋아하니
薄俗難具論(박속난구논) : 각박한 풍속이야 다 논하기도 어렵구나.
勿受外嫌猜(물수외혐시) : 바깥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는 받아들이지 말아라
同姓古所敦(동성고소돈) : 일가친척은 예부터 돈독해야 하는 것이다.
최부마산정연집(崔駙馬山亭宴集)-두보(杜甫)
최부마의 산정에 연회로 모여서-두보(杜甫)
蕭史幽棲地(소사유서지) : 퉁소 잘 분 소사같은 분이 조용히 사는 땅
林間踏鳳毛(림간답봉모) : 숲 속에서 봉황의 털을 밟는다.
洑流何處入(보류하처입) : 스며 흐르는 물은 어디서 들어오는지
亂石閉門高(난석폐문고) : 어지럽게 흩어진 바위가 닫힌 문보다 높다.
客醉揮金椀(객취휘금완) : 객들은 취하여 금 술잔을 돌리고
詩成得繡袍(시성득수포) : 시를 지어서 수놓은 비단 도포를 얻는다.
淸秋多宴會(청추다연회) : 맑은 가을날은 연회가 많아
終日困香醪(종일곤향료) : 종일토록 향기로운 술로 곤욕을 치른다.
증헌납사기거전사인징(贈獻納使起居田舍人澄)-두보(杜甫)
헌납사이고 기거사인이신 전징에게 드리다-두보(杜甫)
獻納司存雨露邊(헌납사존우노변) : 헌납의 직무는 임금님 측근의 일
地分淸切任才賢(지분청절임재현) : 그 직분은 청절해야 하니 현명한 신하에게 맡겼구나.
舍人退食收封事(사인퇴식수봉사) : 사인이 물러나 식사하며 봉사를 거두고
宮女開函捧御筵(궁녀개함봉어연) : 궁녀는 함을 열어 임금님께 받들어 올린다.
曉漏追趨靑瑣闥(효누추추청쇄달) : 새벽 물시계에 종종걸음으로 중서성문으로 쫓아가
晴窓點檢白雲篇(청창점검백운편) : 갠 창가에서 백운편을 점검한다.
揚雄更有河東賦(양웅경유하동부) : 양웅에게는 다시 하동부가 있었으니
唯待吹噓送上天(유대취허송상천) : 오직 모시다가 불어 보내어 임금님께 보내주소서.
송배이위영가(送裴二尉永嘉)-두보(杜甫)
배 위를 영가로 보내며 -두보(杜甫)
孤嶼亭何處(고서정하처) : 고서 산 정자는 어디에 있는가
天涯水氣中(천애수기중) : 먼 하늘 끝 물 기운 속에 있도다.
故人官就此(고인관취차) : 친구는 벼슬길로 그곳에 가는데
絶境興誰同(절경흥수동) : 구석진 지방에서 누구와 함께하나.
隱吏逢梅福(은리봉매복) : 은둔한 관리이라 매복을 만나리니
遊山憶謝公(유산억사공) : 산을 노닐면 사영운이 생각나리라.
扁舟吾已僦(편주오이추) : 작은 배를 내가 이미 빌렸으니
把釣待秋風(파조대추풍) : 가을바람 기다려 낚싯대 잡으리라.
병후과왕의음증가(病後過王倚飮贈歌)-두보(杜甫)
병 뒤에 왕의에게 들러서 술마시고 드린 노래-두보(杜甫)
麟角鳳觜世莫辯(인각봉자세막변) : 기린 뿔과 봉황 부리를 세상 사람들은 모르나
煎膠續弦奇自見(전교속현기자현) : 아교 끓여 붙인 악기 줄의 기이함은 절로 나타난다.
尙看王生抱此懷(상간왕생포차회) : 왕선생께서 이러한 생각 가지고 계셨거늘
在於甫也何由羨(재어보야하유선) : 저 두보에게야 어찌 선망이나 하겠습니까.
且過王生慰疇昔(차과왕생위주석) : 잠시 왕선생에게 들리니 옛일을 위로해주시니
素知賤子甘貧賤(소지천자감빈천) : 평소에도 보잘 것 없는 제가 빈천에 만족함을 아십니다.
酷見凍餒不足恥(혹견동뇌부족치) : 추위와 굶주림은 수치가 아님을 절실히 보았고
多病沈年苦無健(다병침년고무건) : 많은 병으로 한 해를 보내어 건강치 못함이 괴롭습니다.
王生怪生顔色惡(왕생괴생안색악) : 왕선생께서 저의 안색이 좋지 않음을 괴하게 여기시니
答云伏枕艱難遍(답운복침간난편) : 제가 병들어 누워 두루 어려웠습다고 말씀드렸습니다.
瘧癘三秋孰可忍(학려삼추숙가인) : 학질이 가을 석 달 동안 계속되니 누가 견딜 수 있으며
寒熱百日相交戰(한열백일상교전) : 백일 간을 한기와 고열이 반복되어 싸웠습니다.
頭白眼暗坐有胝(두백안암좌유지) : 머리 희어지고 눈 어두워지고 앉아만 있어 굳은 살 생겨
肉黃皮皺命如線(육황피추명여선) : 살은 누렇게 되고 피부는 주름져서 목숨이 실낱 갔습니다.
惟生哀我未平復(유생애아미평복) : 오직 선생만이 제가 회복하지 못한 것을 애달프게 여기시고
爲我力致美肴膳(위아력치미효선) : 나를 위해 힘써 좋은 음식을 나누어주셨습니다.
遣人向市賖香粳(견인향시사향갱) : 사람을 시켜 시장보아 향기로운 쌀을 사다가
喚婦出房親自饌(환부출방친자찬) : 부인을 불러 방을 나가 직접 밥을 짓게 하셨습니다.
長安冬葅酸且綠(장안동저산차녹) : 장안의 겨울 나물저림은 시고도 푸르렀고
金城土酥淨如練(금성토소정여련) : 금성의 연유는 깨끗하기가 명주 같았습니다.
兼求畜豪且割鮮(겸구축호차할선) : 또 살찐 가축을 구하여 신선한 것을 잘라주시고
密沽斗酒諧終宴(밀고두주해종연) : 몰래 한 말이나 되는 술을 사서 즐겁게 잔치를 마쳤습니다.
故人情義晩誰似(고인정의만수사) : 친구의 정과 의리 만년에 누가 이같이 하겠으며
令我手足輕欲旋(령아수족경욕선) : 나의 손발이 가겹게 움직일 만큼 나아지게 했습니다.
老馬爲駒信不虛(노마위구신부허) : 늙은 말이 망아지가 되었다는 말 진실로 헛되지 않으니
當時得意況深眷(당시득의황심권) : 이제 마음에 만족한데 하물며 깊이 보살펴주시다니요.
但使殘年飽喫飯(단사잔년포끽반) : 다만 노년의 저를 배불리 먹도록 해주시고
只願無事長相見(지원무사장상견) : 무사히 길이 서로 왕래하게 되기만을 원하옵니다.
증진이보궐(贈陳二補闕)-두보(杜甫)
진보궐에게 드립니다-두보(杜甫)
世儒多汩沒(세유다골몰) : 세상 선비들은 몰락하는 이가 많은데
夫子獨聲名(부자독성명) : 선생께서는 홀로 명성이 날리십니다.
獻納開東觀(헌납개동관) : 간언의 말씀 올리는 자가 동관에 알려져
君王問長卿(군왕문장경) : 군왕께서 사마상여같은 인물인가를 물으셨다.
皁雕寒始急(조조한시급) : 매는 추워져야 빨리 날고
天馬老能行(천마노능항) : 천마는 늙어서도 달릴 수 있습니다.
自到靑冥裏(자도청명리) : 날아서 푸른 하늘 안에 이르고부터는
休看白髮生(휴간백발생) : 백발이 생겨나는 것을 보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