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 짚어 예순이 되는 날.
남편의 선물, 파르나스 호텔에서 2박 3일 가족여행 호캉스.
중문에 위치한 구 하얏트 호텔.
구 하얏트의 상징 팔각형의 건물이 우뚝 솟아 있다.
신관을 짓고 파르나스로 새롭게 단장한 후 가장 긴 수영장이 생겼단다.
물이 따뜻해 날씨가 쌀쌀하더라도 수영이 가능하다.
우리들이 묵게 되는 이틀.
하필 추위가 몰려 왔다.
바닷바람이 매섭다.
제대로 수영할 수 있으려나.
호텔 내부 고객을 위한 휴식 공간과 뷰, 객실에서 바라보는 뷰 역시 5성급답다.
이튿날 밤낮을 바꿔 사는 두 아들들의 늦잠으로 우리 둘만 아침 산책을 나선다.
로비로 내려가 계단을 타고 산책로를 걷는다.
벌써 수영을 하러 나온 사람이 몇몇 보인다.
우리도 수영할 수 있겠구나.
햇살에 반짝이며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 멋스런 호텔 건물, 제주의 돌 현무암과 작은 꽃들이 모여 송이를 만들어 내는 란타나, 빨간 꽃잎을 내민 칸나, 가을 억새와 야자수들의 어울림.
산책로를 걸을 맛이 난다.
호텔 런치를 위해 아침은 간단하게 브런치 카페에서 바게뜨와 수프.
꽤 훌륭한 한 끼인 걸.
드디어 수영장으로 향한다.
감기 기운이 있는 남편은 카메라맨이 되어 수영장 밖 선베드에서 쉬기.
수영에 자신이 없는 나는 팔튜브를 하고 물속으로 풍덩.
바닷 바람이 매섭긴 하지만 따뜻한 물 덕분에 걱정이 없다.
그렇지만 두 아들 녀석이 의외로 시큰둥하다.
둘째도 감기 기운이 있다고 뜨거운 물속에 몸을 담그고 나올 생각을 않는다.
큰아들도 둘째가 함께 하지 않아 별 재미가 없나 보다.
나의 성화에 두 아들의 본격적인 수영장 놀이가 시작된다.
나는 팔튜브 덕에 물 위에 둥둥.
어줍잖게 팔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발로 물장구를 치며 방향전환도 해본다.
수영을 잘 하지 못할지라도 물놀이는 언제나 재밌다.
오늘은 고마운 팔튜브가 훨씬 재미난 시간을 선사해 주었다.
수영하며 에너지를 소비했으니 채워줘야지.
꽤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지만 날이 날인지라 호텔 런치를 예약하고 점심을 즐긴다.
음식이 무척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젤 맛있었던 폭립, 대하, 연어. 흡입~~
디저트까지 쉴 새 없이 먹었더니 울 엄마 왜 이렇게 잘 먹냐며 놀려 댄다.
투자한 만큼 누려야지.
결국 저녁은 패스ㅋㅋ
3일째 아침에는 중문해수욕장을 걷는다.
모래 알갱이가 퍽 부드럽다.
바닥이 단단하지 않아 발이 푹푹 빠진다.
맨발로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담그며 걷기도 하고 뜀박질도 하고~
파도랑 하는 장난은 혼자라도 즐겁다.
파르나스에서 호캉스.
나름 재미있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첫댓글 남편께서 아내 환갑 여행도 챙겨주고,,,
육십 넘어 사이 안 좋은 부부도 참 많은 거 같은데 금슬이 참 좋으네요. 축복입니다.
주변 친구들 보면 늙어가며 아내가 점점 남편을 괄시하고 멀리해서 생기는 현상으로 느낌니다만,
남편을 잘 보듬어 주시니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시는 듯 합니다.
참 보기 좋아요.
남편과는 여러모로 죽이 잘 맞아요.
특히 여행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최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