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마지막 코스
디파랑으로 출발~
어라, 디파랑 1주차장을 네비에 찍고 갔는데 어둠 속 차 몇 대만 주차되어 있고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가 없다.
우리처럼 어리둥절 길을 찾는 사람이 여럿이다.
바로 디파랑으로 전화.
걷기 힘들어 하는 어르신이 있다 했더니 통영 시민문화회관을 찍고 오란다.
주차장은 협소하다는데 다행이 공간이 있다.
즐거운 체험을 위해 4000원을 주고 라이트볼 하나를 구입한다.
안내하는 사람이 엄마를 보더니 오르시기 좀 힘들텐데요.. 라며 걱정한다.
알고 보니 남망산 공원을 활용한 테마파크로 길이가 1.3km나 된단다.
게다가 숲길이라 울퉁불퉁한 곳도 있고 경사진 곳이 제법 많다고ㅠㅠ
이를 어쩌면 좋을까
휠체어도 없다는데...
엄마는 괜찮다며 같이 가시겠단다.
그래, 옆에서 부축하며 함께 가지 뭐.
디파랑은 미디어아트 기술을 접목해 탄생한 국내 최장 야간 디지털 테마파크로 현대적인 요소에 벅수, 통영항, 자개, 남해안별신굿, 오광대 등을 입혀둔 것이 특징이며, 빛과 인공조명을 활용한 15개의 테마 산책로가 있단다.
15곳의 테마 장소에는 안내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들어가는 길, 어둠 속에 디파랑 방문을 환영하는 귀여운 목소리가 들린다.
처음 도착한 지점에서 안내원이 5분 정도씩 대기하며 뒤따라 가란다.
엄마 손을 잡고 천천히, 천천히..
각각의 코너마다 미디어 아트 영상이 펼쳐진다.
동피랑 서피랑에서 지워진 벽화가 빛으로 탄생해 찾아 온단다.
라이트볼을 넣으면 뿡뿡 방귀 소리도 나온다.
"우리 엄마 방귀 참 잘 뀌시네~"
"내가 언제야"
깔깔깔 아이들처럼 신나하며 조심스럽게 걷는다.
나무들은 빛으로 오색 단풍이 되고 빛의 폭포수가 시원스럽게 흘러 내린다.
개똥벌레들이 나는 듯 무수한 빛들이 은하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동화 속 같은 환상의 공간을 걷는다.
비밀 공방으로 들어 서면 빛의 정원이 기다리고 있다.
교실 두 세칸 정도의 크기에 미디어 아트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통영항이랑 바다 속 세상이 보이고, 통영이 자랑하는 나전과 자개 문양이 펼쳐진다.
엄마가 힘이 드시나 보다.
털석 주저 앉으신다.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빛의 오케스트라.
도저히 갈 수 없겠다며 손사래를 치는 엄마.
작은 오라버니가 모시고 내려 가기로 하고 큰오라버니하고만 오른다.
바위 병풍처럼 보이는 곳에 미디어 아트가 연출되고 있다.
라이트볼을 구멍에 넣으면 영상이 펼쳐진다.
라이트볼이 가장 요긴하게 쓰이는 곳. 무려 여덟 군데 정도~
디피랑 캐릭터와 빛의 요정들이 꽃들의 세상 온갖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 준다.
연세 든 어르신들과 다니기에는 버거운 곳.
아이들이랑 온다면 동화 속 세상에서 한참을 노닐다 갈 수 있는 곳.
연인과 함께라면 알콩달콩 데이트할 수 있는 곳.
디피랑 코스는 엄마를 퍽이나 힘들게 했다.
숙소로 오자마자 금세 꿈 속 나라로 빠져 드신다.
가장 회심의 일정이 되리라 생각했던 곳이 가장 잘못된 선택이 되어버린 아이러니.
세상 사 참 알 수 없는 거지.
첫댓글 오래 전 갔을 때는 동피랑 서피랑뿐이었는데 디피랑이 새로 생겼군요.
엄마 모시고 다니느라고 힘드셨죠. 그래도 엄마와 함께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오래 전에 가신 부모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게 됩니다.
작년 후반기 생겼나 봐요.
건강하실 때 자주 모시고 다니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