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의 불빛은 꺼지고
엔딩
언젠가의 하늘에 이름을 붙이자
월요일
하나사키가와 여학교 복도
사아야
다음, 우리 차례네.
사아야의 아버지
그, 그렇네....
사아야
아빠, 긴장돼?
사아야의 아버지
그런 거 아니란다. 평소랑 똑같아.
사아야
넥타이가 구부러져 있어.
사아야의 아버지
고맙구나.
담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사아야 씨,
교실로 들어오세요.
사아야
네. 그러면 가자.
하나사키가와 여학교 2-B 교실
담임
....그럼, 사아야 씨의 진로 희망은
조사표에 써져 있는대로....
사아야
네, 진학을 희망합니다.
지금은 아직 지원할 대학이나
그 후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 미래에 진지하게 자신과
마주하고 4년에 걸쳐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자신과 맞는 것을 확실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정말 가게를
잇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가게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담임
네, 알겠습니다. 아버님은
사아야 씨의 희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아야의 아버지
사아야가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이의 없습니다. 온 가족이 딸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담임
알겠습니다. 그럼 진학하는
쪽으로 진행해드리겠습니다.
사아야
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담임
후후.
사아야
? 무슨 일이신가요, 선생님.
담임
아뇨, 조사표 제출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가장 확실한
목소리로 대답해준 야마부키 씨였으니까....
왠지 당신다운 것 같아서....
사아야
그런가요? 후후, 감사합니다.
돌아가는 길
사아야
음~~~ 끝났다~~!
사아야의 아버지
왠지 어깨가 뻐근하구나.
역시 정장은 입기 힘들구나.
사아야
평소에는 안 입으니까.
전에 입은 게 언제였더라?
사아야의 아버지
사나의 입학식 이후로 처음이야.
사아야 일로 입었을 때는....
하나사키가와 입학식이었지.
사아야
아, 중학교 때! 그리운걸~ 엄마 아빠,
가게 쉬고 왔었지. 작은 준이랑 사나를 안고.
사아야의 아버지
맞아, 오는 길에 다 같이 저기
모퉁이에 있는 양식당에 들렀지.
거기 새우튀김 맛있었는데.
사아야
맞아 맞아,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맛있었어.... 와, 또 다 같이 가고 싶어졌어.
그로부터 5년이 지났구나.
나도 키 많이 컸네. 이제 그때
입었던 교복 못 입게 됐는걸.
사아야의 아버지
왠지 눈 깜짝할 사이네. 시간이 가는 건.
사아야
아니 아니, 나한테는 긴 5년이었어.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으니까.
....그렇구나, 오늘 귀갓길은
그날과 같은 귀갓길이구나.
사아야의 아버지
....사아야, 그 공원 철봉 기억나니?
사아야
응?
사아야의 아버지
초등학교 2학년 때, 거꾸로
매달려 있을 수 없는 게 분해서
너가 도와달라고 말해서
같이 거기서 연습했어.
사아야
어, 그런 일이 있었나?
사아야의 아버지
응. 손에 쥐가 났는데도 몇번이나 도전하고....
이제 됐으니까 그만하라고 말해봐도
될 때까지 안 돌아가겠다면서 말을 전혀 안 들었어.
사아야
아하하....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나저나, 그때의 나 고집 상당했나 보네.
사아야의 아버지
그것 뿐만 아니라 그 밖에도 많이....
사아야는 고집이 세고 완고했어.
사아야
그렇구나....
사아야의 아버지
그렇게 매일 다니면서.... 혼자서
거꾸로 매달릴 수 있게 되었을 때의
네 웃는 얼굴은 지금 기억이 잘 나.
사아야
....그럼 많이 걸었겠네. 같이, 이 길을.
사아야의 아버지
응.... 앞으로 몇번 더
이렇게 나란히 걸을 수 있을까.
사아야
정말~ 뭐야 그게. 쓸쓸해?
사아야의 아버지
그렇지 않아. 네가 성장하고 점점
커져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해나가는 건
아빠는 기대되니까.
아빠는 오늘 사아야가 담임 선생님께
당당하게 진로에 대해서 이야기했을 때
정말 자랑스러웠어....
앞으로 사아야는 엄마 아빠의
도움이 없어도 훌륭히 걸어가겠구나
라고 생각하니.... 뭐라 해야 할까,
후련한 쓸쓸함, 같은 게 복받쳐 올라와.
사아야
후련한 쓸쓸함.... 왠지 그거,
졸업식 같은 느낌이려나?
졸업식 끝나고 귀가하고 있을 때 같은 거.
사아야의 아버지
아아.... 그것에 가까울지도 모르겠구나.
사아야
그러면 다음에 또 이 길 걷자.
딱히 특별한 일이 없어도. 산책 느낌으로.
그럼 안 쓸쓸하지?
사아야의 아버지
응.... 그렇겠네.
사아야
아, 메시지다....『삼자 면담 끝났어?
곡 이어서 만들자!』....
사아야의 아버지
멤버들한테 연락 왔니? 다녀오렴.
사아야
응. 고마워. 집에 좀 늦게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괜찮아?
사아야의 아버지
응. 마음껏 즐기고 오거라.
사아야
응. 그럼 다녀올게, 아빠!
사아야
하아.... 하아....! 아, 카스미?
응, 지금 달리고 있어.... 곧 거기 도착해.
어, 가사? 응, 제대로 챙겨오고 있어.
괜찮다니까, 잃어버리거나 하지 않았어.
그야 이거 아빠랑 이야기할 때도
계속 주머니에 넣고 있었거든....
아....! 잠깐만....!
(아르바이트 모집 포스터다....)
(나만의 길의 첫걸음....
좋아, 1장 가져가자.)
아, 미안 미안.... 괜찮다니까,
도착하면 제대로 다 얘기할게.
응, 그러면 기다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