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音)의 비밀3 - 사이매틱스(Cymatics)
소리가 만든 아름다운 무늬(형상)
무 애 (한국선도학회장) 2024. 7. 25
- 한스 제니(Hans Jenny)와 사이매틱스(Cymatics)
한스 제니(Hans Jenny, 1904~1972) 박사는 스위스의 의사이자 과학자, 예술가이다. 그는 1967년 '파동과 진동의 구조와 역학(The Structure and Dynamics of Waves and Vibrations)'이라는 책을 출판하였다(2권은 그가 사망한 해인 1972년에 나왔다). 그는 모래, 씨앗, 철가루, 물, 끈끈한 액체 등 다양한 재료를 진동하는 평평한 철판이나 양피지 위에 놓고 음파(音波)가 생성하는 여러 무늬(형상)들을 연구했다.
이때 나타난 무늬(도형, 패턴)들은 완벽하게 정리되고 안정된 형태부터 어지럽게 전개되고 유기적이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운동 패턴들까지 있다. 그는 "음파(音波)는 규제되지 않은 혼돈이 아니다. 그것은 역동적이지만 질서 정연한 패턴이다."라고 말했다.
제니는 이 연구를 그리스 어원 kyma(파동, wave)에서 유래한 새로운 학문 분야인 ‘사이매틱스(Cymatics, 음파학)’라 불렀다. 싸이매틱스는 ‘보이지 않는 음파들이 어떻게 시각적으로 무늬, 모양과 움직임의 과정을 만들고 인체 등에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연구’ 이다. 그의 신과학, 사이매틱스를 통해 우리는 우주의 현묘한 소리의 세계와 비밀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한스 제니는 '소리가 실제로 물질의 형상을 만들고 규정한다'고 하였다. 이는 소리와 물질 사이에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말이며, 소리에는 물질 창조와 관련된 능력(에너지와 정보)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소리가 물질의 형태를 규정한다면 지금 우리가 하는 말이나, 듣고 있는 음악은 우리 자신의 신체 내에 뭔가를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제니 박사. 자신이 만든 '토노스코프'를 다루고 있는 모습
- 소리, 창조의 파동
한스 제니(Hans Jenny)는 크리스탈 진동자와 토노스코프(tonoscope)라는 자신의 발명 기계를 사용하여, 진동하는 평판이나 양피지 위에 다양한 재료들을 놓고 기존 연구보다 크게 발전된 연구를 실시하였다.
크리스탈 진동자의 장점은 원하는 주파수와 진폭을 미리 정확하게 정해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주파수나 진폭을 가진 연속적인 소리나 파동들을 추적, 조사할 수 있다. 토너스코프로는 인간의 목소리- 모음(母音), 톤, 노래 등도 시각적으로, 입체적 이미지로 직접 볼 수 있다.
한스 제니는 이를 사용해, 여러 가지 소리와 진동 현상에 대한 오랜 실험을 하였다. 그리고 인간이 직접 내는 말이나 노래를 비롯해 다양한 여러 음파들을 가시적인 이미지로 구현해 냈다.
소리의 주파수를 높이자, 단계적으로 변화된 무늬 패턴
- 사이매틱스의 성과
제니가 실시한 사이매틱스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발견했다.
1. 특정 주파수와 진폭의 파동(진동)은 특정한 모양과 운동을 나타낸다.
이때 주파수와 진폭을 바꾸면, 모양(무늬, 패턴)과 운동 과정 역시 변화한다. 주파수를 높이면, 무늬의 복잡성이 증가하며 구성요소들도 더욱 증가한다. 한편 진폭을 크게 하면 무늬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복잡하게 된다. 이때 심지어 재료들이 실제로 공중으로 분사되는 소형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 또한 어떤 조건에서는 주파수와 진폭을 바꾸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무늬 모양을 변화시킬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유동체로 실험해 보면 마치 소용돌이의 파동처럼 지속적으로 순회하는 무늬 형태들이 만들어진다.
2. 재료에 따라 다양한 무늬가 나타난다.
씨앗을 사용한 실험에서는, 평판에 엄청나게 다양하고 복잡한 무늬가 나타난다. 또 어다른 재료의 실험에서는 무용처럼 율동적인 무늬의 전개가 나타났다. 쇳가루, 수은, 끈끈한 액체, 플라스틱 같은 물질, 가스 등을 사용하면 진동의 3차원적(입체적) 모양(형태)들도 나타난다.
토노스코프에서 소리가 만들어낸 여러 무늬 패턴들
3. 액체의 진동은 반중력(反重力)을 만든다.
진동하는 평판 위에 액체를 놓은 후, 그것을 뒤집으면 놀라운 현상이 나타난다. 그 액체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액체는 평판 위에서 흐르지만, 밖으로 떨어지지 않고 평판에 남아 있으면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새로운 무늬 모양을 만든다. 그리고 진동이 멈추면 그 액체는 다시 흐르기 시작하며, 빠르게 다시 진동시키면 그 액체는 평판 위의 특정 장소로 어김없이 다시 돌아간다. 제니는 이 현상을 진동이 만드는 ‘반중력(反重力) 효과’라고 하였다.
4. ‘신성한 언어’의 발성은 해당 글자 모양을 만든다.
고대의 산스크리스트어, 히브리어의 모음을 발성하면, 평판 위에는 이런 모음들과 유사한 글자 모양이 만들어진다(반면에 현대 언어들은 이런 모양을 만들지 못했다). 나아가 특정 행성으로부터 오는 주파수를 평판에 진동시켰을 때는 모래가 그 행성의 모습과 유사한 형태를 드러내 보였다고 한다. 이는 놀라운 사실이다.
이 연구는 고대인들이 주로 암송하던 주문(呪文)이나 성구(聖句)들에는 물리적 실체나 현상을 만들거나 변화시키는 어떤 힘이 있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하며, 고대인들은 과연 이 사실을 알았을까? 소위 “신성한 언어”에는 뭔가가 있는가? “신성한 언어”에 속한다는 한국어, 티벳어, 이집트어, 중국어 등은 과연 어떤 효과나 특성을 갖고 있는가? 이들 언어에는 물리적 실체를 변형시키고 영향을 주는 고유한 힘이 있는가? 가령, 신성한 성구(text)의 발성을 통해 유형의 물체를 창조하고, 또 “건강 상태가 악화된(out of tune)” 사람을 치유하는 힘을 갖고 있는가?
왼쪽의 고대산스크리트문자 옴(Om)과 오른쪽 평판 위 모래가 만들어낸 옴 문양. 거의 같은 모양이다.
제니 박사는 음성의 톤(음색)을 사용해 치유와 건강을 얻기 위해서는 특정 주파수가 인체의 유전자, 세포, 다양한 구조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의 귀와 발성기관의 연구를 통해, 진동 과정의 더 깊은 궁극의 이해에 이를 수 있다고 하였다.
5. 소리의 연구는 궁극의 실체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연구 초기에 한스 제니는 말했다. “잘 보면 자연의 생명체들뿐 아니라 무생물에도, 넓게 확산된 주기 시스템(periodic systems)의 흔적(evidence)을 볼 수 있다. 이 시스템들은 한 조건부터 그 반대 조건까지 연속적으로 진화했음(변형)을 보여 준다.”
우리는 소리의 바이브레이션(vibration, 진동), 펄스(pulse, 파동), 진자(振子)의 움직임, 모양의 율동적 진행, 일련의 결과물들 그리고 그들의 효과와 활동 사례들을 주변 모든 곳에서 볼 수 있다. 그는 이런 현상과 과정이 단지 정신적 분석 내지 이론화의 주제로 취급되면 안 된다고 하였다. 그는 오직 경험적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현상에 진입하려고 시도함으로써 우리는 궁극적 실체에 빛을 비춰주는 정신적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서, “우리가 단지 현상과 함께 어울려(mix)”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에 주의를 기울여서 그것이 우리를 고유성과 필요성으로 유도하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의 말은 가장 순수한 철학적 이론이라도 그것의 진정한 존재(즉, 실체)를 완벽히 측정(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6. 생물의 진화는 파동의 결과이다.
주위에 물리적 실체로 보이는 모양(무늬형태)과, 실험에서 만들어 낸 모양(무늬형태) 사이에는 놀라운 유사성이 있다. 제니는 생물들의 진화(進化)는 (특정한) 진동(振動)의 결과이며, 생물 자체의 본성이 최종 결과를 결정한다고 믿었다.
파동이 물질에 영향을 미치는 원리는 이렇다. 제한된 수의 주파수가 존재하고 자연은 제한된 수의 기능적 형태들을 반복함으로써 다분히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이 주파수에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주위 환경은 파동의 패턴에 영향을 주고, 물질들은 이 파동의 주파수에 적절한 형태를 취함으로써 이 환경의 압력에 반응하게 된다.
7. 개체마다 고유 주파수가 있으며, 이들이 모여서 새 주파수를 만든다. 이것이 물질(생물, 무생물 등) 창조의 과정이다.
모든 세포는 각기 자신의 고유 주파수를 갖고 있으며, 같은(혹은 공명하는) 주파수를 가진 수많은 세포들이 모여 원래 주파수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주파수를 창조하고, 이에 따라 어떤 기관 등을 차례로 형성해 갈 수 있다. (이는 '자기조직화' 원리와 유사하다)
8. 소리에 담긴 창조의 힘은 소리의 통일성(Trinity; 삼위일체성)에서 나온다.
음파의 근원적인 창조의 능력(힘)은 양극성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주기적인 진동에 있다. 소리에서 한 극에는 외적 패턴(무의, 형태)이 있고, 반대 극에는 운동(율동적 과정)이 있으며, 이 양극성이 리드미컬하고도 조화롭게 유지되고 있다. 그리하여 진동, 주기성, 양극성(형태-운동)이라는 3가지 요소는 통일적으로, 음파의 보이지 않는 전체를 구성한다. 이 3가지 요소(진동, 주기週期, 형태- 운동의 양극성)는 때로 하나가 우세해도 결코 분리되지 않고, 늘 통일(합체)된 전체로서 삼위일체를 이룬다.
이 소리의 삼위일체를 과학에서는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존 보우루(John Beaulieu)는 사이매틱스의 삼위일체설이 현대과학과 일치하는 것이 있다고 긍정한다. 그는 저서 ‘치료예술의 음악과 소리’에서, 3가지 요소의 구조를 비교한 결과, 많은 면에서 제니 박사가 결론으로 말한 이 3가지 요소의 통일적 구조는 양자과학의 소립자 연구의 결론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존 보우루; 미국의 과학자이며 치유사- 극치료사(極治療, American polarity therapist)이며 음악치료사이다.]
보우루의 말이다. “사이매틱 그림과 양자(量子) 입자 사이에는 적지 않은 유사성이 있다. 두 사례에서 고체 형태로 보이는 것 역시 파동(波動,wave)이다. 그것들은 펄스(pulse, 진동)의 원리에 의해 창조되고 동시에 조직된다. 이것은 소리에 대한 엄청한 신비(神祕)이다. 거기는 고체성이 없다! 고체로 보이는 모든 형체는 실제로 진동을 기초로, 진동에 의해 창조된다.”
물질의 본질은 파동과 형태(입자)라는 이중성의 통일(합일,合體)임을 설명하기 위해 물리학은 양자(量子)과학을 발전시켰으며, 전문용어로 말하면 ‘진동은 하나의 참된 실체’로서 이해된다. 그리고 ‘입자(또는 형태) 그리고 파동(또는 운동)은 하나의 실체인 진동의 양극(兩極)적 현시(顯示)일 뿐’이라고 보우루는 말한다.
사이매틱스에서는 우리가 보는 모든 사물들이 형태(입자)와 운동(파동)의 양극을 오가며 아름다운 소리를 창조해 가는 중이라고 말한다. 구제타(Cathie E. Guzetta)는 ‘소리와 다양한 생명체 창조의 관계’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눈 결정체와 꽃송이들의 형상은 실제로 어떤 소리에 반응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모습을 갖게 되었는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크리스탈, 식물, 인간은 어떤 면에서 시각적으로 볼 수 있는 음악일 수 있다.” (계속)
소리가 만든 해바라기 문양(좌측)과 자연의 해바라기 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