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21)
● 제1장 형제 21회
주거니 받거니 몇 잔 마시고 나자, 금련은 눈 언저리가 발그레 곱게 물들기 시작했다.
“형수씨도 술을 꽤 잘 마시는군요”
무송은 주기가 도는 눈을 번들거리며 빙그레 웃는다.
“형수씨라 그러지 말아요”
금련이 불쑥 내뱉듯이 말한다.
“예? 그럼 뭐라고 부를까요?”
“그냥 이름을 불러줘요”
“이름을요” 형수씨의 이름을 형수씨 앞에서 대놓고 부르는 법이 있나요?“
“부르면 되는 것이지, 법이 있고 없고가 어딨어요. 금련이라고 부르세요”
“음!”
무송은 속으로 야, 이것봐라, 싶으며 약간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왜 싫어요? 오늘밤만이라도 그렇게 불러줘요. 아무도 없잖아요. 첫눈도 내리고요. 얼마나 좋아요”
“야단났군”
“호호호 ... 야단나긴 뭐가 야단나요. 오늘밤은 나도 도련님을 이름으로 부르겠어요. 괜찮죠?”
“.....”
“괜찮아요, 어때요? 왜 대답이 없어요? 무송씨!”
금련은 그만 시동생의 이름을 거침없이 불러 버린다.
“헛헛허 ... 좋아요. 형수씨는 내 이름을 부르세요. 그러나 나는 형수씨 이름을 부르진 않겠어요”
“그런 법이 어딨어? 부를려면 같이 불러야지”
말까지 반말로 바뀌며 금련은 살짝 곱게 눈을 흘긴다. 그리고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발딱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살랑살랑 엉덩이를 흔들며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무송은 지그시 두 눈을 감는다. 마치 한 마리의 화사한 암 여우가 눈앞에서 살랑거리는 것 같아 머리 속이 산란하다.
곧 금련은 비파를 들고 되돌아왔다.
“무송씨, 오늘밤 내 솜씨를 한 번 보여드릴께. 자 봐요”
금련은 생글 웃으며 무송을 향해 서서 비파를 타기 시작했다.
과연 그 솜씨가 보통이 아니어서 무송은 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금련은 비파의 가락에 맞추어 노래까지 부르기 시작한다. 사춘기의 남녀가 즐겨 부르는 감미로운 연가다. 노래 소리도 제법 곱고 간드러진다.
금련은 비파를 타고 노래를 부르며 가만가만 엉덩이를 흔들기 시작하더니 가볍게 걸음까지 떼어놓는다.
춤을 추듯 몸을 이리 살랑 저리 살랑 흔들어대며 방안을 이리저리 미끄럽게 거닌다.
(야, 이것 봐라. 기생 뺨치겠구나)
무송은 속으로 감탄을 하며 입을 약간 헤벌레 벌리고서 넋이 흐늘흐늘해지는 듯 멀뚱히 바라보고 있다.
금련은 더욱 신명나게 비파를 타고 노래를 뽑으며 무송이 앉아있는 쪽으로 살랑살랑 다가간다.
다음회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