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中唐(중당)의 詩人(시인) 출생 - 사망 779년 ~ 843년 이명 자 : 浪仙(낭선) 호 : 碣石山人(갈석산인)
中唐(중당)의 詩人(시인). 字(자) 浪仙(낭선). 號(호) 碣石山人(갈석산인). 僧侶名(승려명) 无本(무본). 河北省氾陽(하북성 범양) 사람. 출가하여 중이 되고 뒤에 還俗(환속)하여 과거를 보았으나 급제 못 했으며 문서를 맡는 하급관리인 長江主簿(장강주부)를 역임하여 賈長江이라 별칭했다. 시의 표현에 많은 고심을 하여 韓愈(한유)에게서 詩才(시재)를 인정받았고 ‘推敲(추고·퇴고)’ 일화를 남겼으며, 文集(문집)에 ‘長江集(장강집, 10권)’이 있다.
賈島赴擧至京 騎驢賦詩 得僧推月下門之句 欲改推作敲. 引手作推敲之勢 未決. 不覺衝大尹韓愈. 乃具言 愈曰 敲字佳矣. 遂並轡論詩久之.(가도가 과거 보려고 서울에 이르러, 나귀를 타고 시를 지으며 ‘중은 달 아래 문을 미네.’란 구절을 얻은 바, 이 중의 ‘추(퇴)-밀다’ 자를 ‘고-두드리다’ 자로 고치려 하여, 손을 펴서 밀거나 두드리는 시늉을 해도 어느 글자가 좋은지 정하지 못했다. 이러다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서울 市長格(시장격)인 한유의 행차와 부딪치고 말아, 부딪친 까닭을 자세히 말하니, 한유가 말하기를 ‘고 자가 좋겠다.’ 하며 가도와 말고삐-말머리-를 나란히 하여 가면서 오랜 시간 동안 시에 대하여 논했다.)〈唐詩記事卷40 賈島〉
도상건 [ 渡桑乾 ] 상건 강물을 건너다
客舍并州已十霜 歸心日夜憶咸陽 無端更渡桑乾水 却望并州是故鄕. (객사병주이십상 귀심일야억함양 무단갱도상건수 각망병주시고향)
병주에서의 타향살이 10년 동안, 밤낮 없이 함양으로 돌아가리 생각뿐이었는데, 이제 느닷없이 상건 강물을 건너, 되돌아 병주 땅을 보니 아아 거기가 바로 고향인 것을.
桑乾 : 山西省(산서성) 북부에서 하북의 北京(북경)과 涿縣(탁현) 사이를 흐르는 강. 桑干河(상간하). 그 하류가 永定河(영정하)임. 客舍 : 객지의 숙소. 客館(객관). 并州 : 지금의 산서성 太原市(태원시). 당시에는 太原府(태원부)였음. 十霜 : 10년. 서리가 내리는 계절을 열 번 맞이했다는 뜻임. 咸陽 : 당 나라 서울 장안 서북에 있는데, 현재의 陝西省(섬서성) 咸陽市(함양시). 秦(진)의 서울이었고, 여기서는 장안을 가리킴. 無端 : 무단히. 아무 까닭 없이. 뜻밖에. 却望 : 돌려 바라봄.
고향을 그리는 정을 읊었다. 고향은 떠날 수는 있지만 잊을 수 없는 곳이라 했다. 병주 땅에서 10년을 살다가 상건수를 건너 북쪽 지방으로 가려니, 그래도 고향 장안에 더 가까운 병주가 고향같이 느껴진다. 늘 고향으로 가야 한다며 살아왔는데 이제 고향 땅과는 더 먼 곳으로 왔으니 고향 생각이 더 간절하리라.
7言絶句(7언절구). 押韻(압운)은 霜, 陽, 鄕 자로 平聲(평성) ‘陽(양)’ 平韻(평운)에 해당되며, 平仄(평측)은 차례로 ‘仄仄平平仄仄平, 平平仄仄仄平平, 平平仄仄平平仄, 仄仄平平仄仄平’으로 구성되어 규칙에 맞으니, 각 행의 제2-4-6 자만을 따져 볼 때 첫 행부터 ‘仄-平-仄, 平-仄-平, 平-仄-平, 仄-平-仄’이 되는 것이 7언절구 仄起式(측기식, 첫 행 둘째 자가 仄聲측성인 시 형식)의 평측 또는 簾(염)의 규칙인 것이다(해당 자를 적으면 각각 ‘舍-州-十, 心-夜-咸, 端-渡-乾, 望-州-故’임). 簾은 ‘한시에서 음운의 높낮이를 맞추는 형식의 하나[가새염]’로 拈(념)으로도 쓴다.
삼월회일증유평사 [ 三月晦日贈劉評事 ] 삼월 그믐에 유 평사에게 주다
三月正當三十日 風光別我苦吟身 共君今夜不須眠 未到曉鍾猶是春. (삼월정당삼십일 풍광별아고음신 공군금야불수면 미도효종유시춘)
3월도 30일 바로 그 그믐에, 괴로이 시 지으려는 나를 두고 봄은 떠나는가. 그대와 함께 이 밤 자지 않으려 하나니, 새벽 종소리 들릴 때까지는 아직 봄 아닌가.
晦日 : 그믐날. 評事 : 당 나라 太子三少(태자삼소)의 관직 이름. 正當 : 바로 해당됨. 바르고 옳음. 風光 : 경치. 苦吟 : 괴롭도록 여러 번 생각하며 애써서 시를 지음. 不須眠 : 잠잘 필요가 없음. 모름지기 잠자지 않음. 猶 : 오히려. 가히. 여전히. 아직도. 같다.
음력 3월은 봄이 다 가는 暮春(모춘)이다. 봄이 저무는 안타까움을 절실히 읊은 작품으로, 蘇軾(소식)도 ‘春宵一刻直千金(봄밤의 한 시각은 천금같은 값이라)’〈春夜〉이라 읊었다.1) 새벽이 되면 이미 여름이 되어버리니 어찌 잠을 잘 수 있는가, 새벽 종소리 들릴 때까지라도 잠자지 말자고 끝구에 그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7言古詩 短篇(7언고시 단편). 압운은 身, 春 자로 평성 ‘眞(진)’ 평운에 해당되며, 평측은 차례로 ‘平仄仄平平仄仄, 平平仄仄仄平平, 仄平平仄仄仄平, 仄仄仄平平仄平’이라 절구의 규칙에 맞지 않고 셋째 구 끝에 平聲(평성) ‘眠[眞 운]’을 써서 7언절구에서 벗어났다.
심은자불우 [ 尋隱者不遇 ] 은자를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하다
松下問童子 言師採藥去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송하문동자 언사채약거 지재차산중 운심부지처)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물으니, 스승은 약초를 캐러 가셨다 하네. 다만 이 산 속에 있으련마는, 구름이 짙어 어딘지 찾을 길 없구나.
隱者 : 속세를 피하여 숨어 사는 사람[선비]. 隱士(은사). 童子 : 사내아이. 은자를 모시고 사는 아이. 言 : ① 말하다. ② 接辭(접사)로 풀이하지 않을 수도 있음.
산속에 은거하는 사람 또는 스님을 찾아가니, 약초 캐러 갔다는 그분을 구름 깊어 찾을 길 없다. 속세를 벗어난 한적한 모습이 드러난다. 言師採藥去 구절 뒤 모두가 동자의 말이라 할 수도 있다.
5언고시 단편. 압운은 去, 處 자인데 去聲(거성) ‘御(어)’ 운으로 仄韻(측운)이어서 고시에 속한다. 평측은 차례로 ‘平仄仄平仄, 平平仄仄仄, 仄仄仄平平, 平平仄平仄’으로 끝구는 二四不同(이사부동, 둘째 자와 넷째 자의 운이 달라야 함) 규칙에 맞지 않다.
자술 [ 自述 ] 스스로 말하다
兩句三年得 一吟雙淚流 知音如不賞 歸臥故山秋. (양구삼년득 일음쌍루류 지음여불상 귀와고산추) 시 두 구절 3년만에 얻어, 한 번 읊으매 두 줄기 눈물 흐르네. 친구들 칭찬이야 하든 말든, 가을 고향에 돌아가 살리.
知音 : 음악 곡조를 잘 아는 일. 옛 중국의 거문고 명수 伯牙(백아)가 타는 곡조[峨洋曲(아양곡)]를 친구 鐘子期(종자기)가 잘 알아들은 일에서 온 말로, ‘마음 통하는 친한 벗 곧 知己(지기)’를 뜻함. 賞 : 상 주다. 칭찬하다. 臥 : 눕다. 숨어 살다. 故山 : 고향 산. 고향.
가도가 ‘獨行潭樹影 數息池邊身(홀로 가노라니 못에 그림자 짓고, 못가에서 몸 자주 쉬게 되는구나.)’의 두 싯귀를 짓는 데에 3년이 걸렸다는 故事(고사)와 관련되는 작품으로 시 짓기의 어려움과 고심을 읊고, 남이야 알아주든 말든 나로서는 만족이라는 심경이 담겼다.
5言絶句(5언절구). 압운은 流, 秋 자로 평성 ‘尤(우)’ 평운에 해당되며, 평측은 차례로 ‘仄仄平平仄, 仄平平仄平, 平平平仄仄, 平仄仄平平’으로 규칙에 맞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