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로또복권 /220712/박찬석
아메리카로 가는 대서양 항로를 연 콜럼버스, 아세아로 가는 인도양 항로를 발견한 다 가마, 세계 일주를 한 마젤란 모두 포르투갈 인이다. 포르투갈은 15세기~16세기에 식민지 시대 제해권을 장악한 대제국이었다. 포르투갈은 전 세계에 식민지가 있었다. 앙골라, 모잠비크, 기니, 카보베르데, 상투메 프린시페, 모잠비크는 아프리카에 있는 포르투갈 식민지였다. 모잠비크를 제외하면 모두 아프리카 서해안에 있다.
모잠비크에 1498년 다 가마가 도착한 후 1505년부터 포르투갈인이 살기 시작했다. 1975년 모잠비크와 앙골라가 독립함으로서 470년 간 이어온 포르투갈 해양 제국(thalassocracy)은 실질적으로 끝이 났다. 지구상에 가장 오래된 식민지였다. 모잠비크의 공용어는 포르투갈어이다. 1975년 모잠비크의 독립은 1974년에 일어난 포르투갈의 쿠데타 때문이었다.
포르투갈은 지구상에 많고 큰 식민지(2,168천㎢)를 1970년대까지 오랜 세월동안 갖고 있었는데도, 같은 서부 유럽 중심 국가들에 비하여 잘 살지 못했다. 포르투갈 독재정권(Estado Novo)은 지속적으로 식민지에 애착을 갖고 있었다. 한편 식민지에서 독립전쟁을 진압하고 있던 군부는 식민지 전쟁에 한계를 느꼈다. 당시 군사령관 안토니오 스피놀라(Spinola) 장군은 탈식민지(decolonization)를 주장했다. 그를 추종하던 청년장교단은 독재정권을 엎고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갔다. 아프리카에 있는 포르투갈 식민지들은 그때 독립했다. 모잠비크에서 독립운동을 해오던 공산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았다.
독립된 지 2년 만에 내전이 일어났다. 정권을 잡은 사회주의 전선(FRELIMO)은 사회주의 정부였다. 쿠바와 소련이 지원했다. 유럽의 앞마당, 아프리카에서의 공산주의 정권 수립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반정부단체(RENOMO)가 형성되었다. 멀리 미국, 영국, 프랑스가 지원하고, 이웃 남아공, 잠비아, 말라위가 후원했다. 내전은 1977년에 시작되어 16년 간 계속하다가 1992년에 끝났다. 사회주의 모국 소련이 붕괴된 직후이다.
모잠비크는 아프리카 동남부에 인도양에 면한 나라이다. 크기가 터키(78만㎢)보다 조금 큰, 80만㎢이고, 인구는 3천만 명이다. 한국의 8배 면적이다. 아직도 산업은 농업과 관광이 위주이고, 매우 가난한 나라이다. 경제적 잠재력은 매우 크다. 아직도 가경지(可耕地/arable land)의 90%가 유휴지(遊休地)로 남아 있다. 최근에 엄청난 크기의 가스전이 발견되었다. 로또 복권에 당첨되었다. 탄자니아와 국경이 가까운, 카보 델가도(Cabo Delgado) 해안, 로붐마 분지(Rovuma Basin)에서 발견되었다. 천연가스가 얼마나 중요한 자원인가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가 타격을 입고 있는 자원은 식량과 천연가스이다. 모잠비크는 두 개의 자원을 다 갖고 있는 나라이다.
2013년 4월 BBC는 보도했다. “2011년 해안에서 발견된 가스전과 내륙에서 발견된 석탄 자원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모잠비크에 로또 당첨을 안길 것이라 했다(The 2011 discovery of a major off-shore gas field, combined with extensive coal reserves inland, has prompted some to suggest that Mozambique, one of the world's poorest countries, has hit the jackpot).” 미국 아나다르코 석유(Anadarko Petroleum)가 탐사했다. 매장량은 3조 2천 억㎥이다. 세계 5위권의 가스전이다. 그러나 가스전을 채굴할 기술이 없었다.
한국가스공사가 모잠비크 천연가스 개발에 참여를 하고 있다. FLNG와 LNG선박 조선기술은 한국이 세계 최고이다. FLNG선은 바다에서 채굴과 동시에 액화가스로 만드는, 바다에 떠 있는 구조물이다. 세계 4척의 FLNG선을 모두 한국에서 건조했다. 2021년 11월에 거제에서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FLNG(Floating Liquified Natural Gas)선 진수식을 보았다. 한국 대통령과 모잠비크 대통령이 참석했다. 2022년 초에 천연가스 채굴을 시작했다.
가스전 발견을 두고 모잠비크 앞에 두 개의 길이 있다고 했다. 재미있다. 노르웨이와 나이지리아는 1960년 같은 때,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었다. 노르웨이는 국내 소비의 6배를 수출하여,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한편 나이지리아는 연간 4천 억 불의 석유를 수출했지만, 정부의 부정부패로 모두 탕진했다. 나이지리아 국민의 다수는 지금도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다. 모잠비크가 자원만 보고 즐거워 할 일은 아니다. 정치 엘리트와 기업인과의 정경 유착은 모잠비크의 만연된 부패 구조이다. 부정부패를 근절하지 않는 한, 거대한 가스전 발견도 남가일몽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