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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 2023년 3월 14일 (토)
o 날씨 : 맑음
o 경로: 설악해맞이공원 - 대포항 - 외옹치항 - 속초해변 - 아바이마을 - 속초항 - 영금정 - 속초등대 - 영랑호 - 장사호
o 거리 : 20.2m (도상거리 : 16.9km)
o 소요시간 : 4시간 40분
o 걷기 정보 및 여행포인트: 대포항, 외옹치항, 아바이마을, 속초항, 영금정, 속초등대전망대, 영랑호, 장사항,
o 지역 : 강원 속초
o 일행 : 좋은사람들 해파랑길6기
o 트랙 :
o 코스지도
금요일 밤 늦게 서울 집에 올라 와서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도 기회를 놓치면 make-up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늘도 늘어지는 몸을 일으킨다. 오늘은 해파랑길45코스 속초구간이다. 해파랑길 50코스 중에서 자연환경과 현대문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45코스는 설악항 해맞이 공원에서 시작한다. 버스 2대에 실려온(^^) 일행들이 한꺼번에 몰린 코스 시작점 인증장소는 한순간 시장통처럼 분주하다. 분주한 틈에서 벗어나 해맞이공원 표지석이랑 주변을 둘러보고 오니 한결 한산하다. 아저씨 아줌마 사진 한장 찍게 인증박스 앞에서는 좀 비켜 주세요~~^^
바로 옆에 있는 설악항은 둘러 봐야 하지 않을까? 물론 지난번 44구간 종점이 이곳이었으니 그때 둘러봤을 수도 있겠지만 그때랑 지금이랑은 2주가 지났고 또 오후와 오전, 흐림과 맑음의 차이가 분명 있다. 곧장 대포항 방향으로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대부분의 일행들을 뒤로 하고 설악항을 둘러보는 일행은 몇명에 불과하다. 설악항과 뒷편으로 보이는 눈덮힌 설악산이 절묘하게 어우러 진다. 설악항 방파제 끝 등대에는 스키선수의 활강 모습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설악항을 돌아 나오면 바닷가에 세워져 있는 인어연인상이 눈길을 끈다. 평소에 알고 있던 인어는 인어공주가 전부인데, 남자인어도 있나 보다ㅋ.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처럼 모든 만물에는 암수, 음양의 조화가 있기 때문에 인어라고 남자가 없을까 하는 생각에 잠시 입가에 미소가 퍼진다. 봄이 오는 구나 ㅎㅎ
앞서간 일행들은 이미 꼬리를 감춘지 오래다. 젠장 대간길과 정맥길에서도 선두를 쫒느라 쎄빠지게 고생했는데 여기서도 맨 후미다. 그래도 괜찮다. 여기서는 언제든지 따라 붙을 수 있는 자신이 있으니. 해파랑길은 대포항으로 이어진다. 대포항 방파제 입구에 세워져 있는 붉은색 하얀색 등대가 예쁘다. 어느 항구의 등대가 멋지지 않은 곳이 있으랴마는...
대포항은 둥근원형 형태로 재정비 되었다. 재정비된 건물안에는 난전 먹거리 시장, 수산시장의 가게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성업중이다. 휴일이라 그런지 오전부터 분주하다. 깔끔하게 정비된 모습이 좋긴한데, 한편으론 '정'이라는 재래시장의 느낌이 어딘가 희석되어 버린 느낌이다. 나만의 느낌이겠지...
대포항 중간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올라가본다. 물론 이 다리도 해파랑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기 때문에 앞서간 일행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무작정 걷기도 목적이겠지만 해파랑길 주변의 다양한 볼거리를 둘러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텐데. 파란 하늘아래 푸른 바다, 멋진 풍경이다...
[대포항]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어항(漁港)으로 알려져 왔으나, 1937년 청초호(靑草湖) 주변에 속초항이 새로 생기고, 1942년 10월 속초읍이 생긴 뒤에는 몇 척의 어선만 드나드는 한적한 포구로 바뀌었다. 그러다 설악산과 동해안이 전국적인 관광지로 탈바꿈하면서 설악산 기슭에 자리잡은 대포항에도 관광객들이 찾아들기 시작하자, 이와 비례해 어선들도 덩달아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전문 어항으로서보다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관광어항의 성격이 짙어 항구에 드나드는 어선들도 대형 어선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소형 어선들이다. 설악산·척산온천(尺山溫泉)·동해·청초호·영랑호(永郞湖) 등을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이 곳에 들르는 경우가 많아 대포항도 자연스럽게 발전을 거듭하였다. (네이버 백과사전)
대포항 동쪽 해안가에는 2023년 12월에 오픈 예정인 '카시아속초'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생활형 숙박시설이라고 한다. 이런 곳에 별장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하우스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헛된 상상을 해본다. 여건이나 능력은 없으면서ㅎㅎ. 진행방향으로 작은 외옹치항이 소박하지만 정겹게 다가온다. 대포항이 워낙 유명한 탓에 외옹치항은 상대적으로 한산하고 조용한 편이다. 그 뒤쪽으로 보이는 큰 건물은 뭐지? '롯데리조트속도'라고 한다. 참 많이도 바뀌었구나. 십수년전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길에 번잡한 대포항을 버리고(^^) 작은 이곳 외옹치항에서 식사를 한적이 있다. 생선회에 대해서 식견이 높았던 아버님께서 식당주인과 '자연산회'에 대하여 말씀을 주고 받았던 장면이 떠오른다. 지금은 아버님께서 작고하셔서 그 기억이 추억이 되어 버렸지만...
[외옹치]라는 지명은 조선시대까지 '옹진(翁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7번 국도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대포에서 속초로 가는 고갯길을 이용하여 현재의 외옹치를 지나갔는데, 이 고갯길 옆에 밭뚝이 다닥다닥 층계모양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밭뚝재'라 하였다. 그러던 것이 발음상의 변화로 '독재'라 불리었고, 그 결과 옹진라나는 고유지명 대신 외형(外形)기준으로 '바깥 독재' 라는 듯의 한자 표기인 '외옹치리(外翁峙里)'라는 행정구역이 사용되었다. (안내판)
외옹치항에서 해파랑길은 롯데리조트를 끼고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간다. '바다향기로'라는 길이며, 롯데리조트에서 속초시민과 관광객을 위해 공공의 목적으로 조성하여 기부채납하였다고 한다...
해안절경과 시원한 바다를 즐기면서 여유를 부려본다. 롯데리조트에서 숙박한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고 젊은 연인뿐만 아니라 나이 지긋한 노부부의 모습에 나를 대입해보기도 하고ㅎㅎ
아뿔싸. 속초해변이 바라다 보이는 전망데크에서 길이 끊어졌다. 길이 없는 것이 아니라 보수공사 중이다. 어쩔수 없이 돌아서 롯데리조트를 통과해야 한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 순간이다. 끊어진 구간을 볼 수 없는 것도 아쉽지만 어쩌면 오늘 걷는 거리가 추가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ㅎ. 기껏해야 수백미터 그것도 평지같은 약간의 언덕길인데 그것을 부담스러워 하다니. 사람이 참으로 간사해지는 순간이다^^
롯데리조트를 내려오면 외옹치해변과 속초해변이 연속된다. 외옹치해변 정자에 나홀로 버스킹을 하고 있는 무명 가수의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도 보고. 외옹치해변은 한가한 편인데 속초해변이 가까워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한다. 인파도 많고 주변 시설물도 현대적이고...
속초해변 바닷가에 떠있는 섬이 조도인가 보다. 새들이 많이 찾는 섬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조도는 백사장과 어우러져 주변 경관의 조화로움을 더해준다. 소야8경(所野八景)에 '논산조양(論山朝陽)'이라 하여 일출의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해변가에 놀이시설도 보인다. '속초아이'라고 하는데 '런던아이'를 벤치마킹 한 모양이다. 자연도 즐기고 현대문명도 즐기고 어쩌면 일석이조의 현장이다. '속초아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 흠이랄까^^
바닷가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방파제가 보인다. 포구의 기능을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멋진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들러보는 곳이다. 산호를 주제로 한 조각상도 있고 대게 형상의 조형물도 있고...
속초해변을 지나면 아바이마을로 향한다. 도로 뒷편으로는 고층의 아파트가 들어서있고, 도로주변으로는 상가나 숙박시설이 대부분이다. 반듯반듯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지만 이곳에 살던 주민들은 전부 어디로 갔을까? 돈을 좆아 돈이 몰리고 그것 때문에 어쩔수 없이 이곳을 떠난 주민들도 있을 것이다. 도시는 근사하게 변하였지만 실향1번지라는 아바이마을의 주민들은 오히려 2차 데미지를 입은 것을 아닐지.
설악대교아래에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주변을 둘러본다. 설악대교 건너편이 '아바이 마을'이고 속초쪽으로 움푹 들어간 곳이 '청초호'다. 청초호를 들고 나는 배들도 신기하고. 설악대교를 건너가야 하는데 바람이 거세다. 설악대교 위에서도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연인들을 보면서 '나의 젊음'을 뒤돌아 본다. "나도 저런 적이 있었지", "나도 저런 적이 있었나?" ㅎㅎ
설악대교 위에서 내려다 보는 아바이마을, 지금은 마을전체가 관광지로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옛모습은 많이 사라지고 없다. 주변에는 크고 높은 건물들이 들어섰고, 아바이마을 안에도 대부분이 상점이다. 이전에는 갯배를 타고 드나들던 곳이 설악대교와 그 북쪽에 있는 금강대교가 생기면서 차량의 진입이 자유로와져 지금은 아바이마을 안에 커다란 주차장이 들어서 있으니 이런 것을 두고 격제지감이라고 해야 할까?
아바이마을 중간에는 먹거리골목이 성업중이다. 대부분이 아바이순대가 주메뉴인데 유독 한 식당에만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유명방송에 출연했던 식당이라는데, 바로 옆 식당들은 빈자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식당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왜일까? 맛이 그만큼 차이 날까? 아니면? 요즘 MZ세대들은 SNS로 소통하고 PR하는 시대라 이름난 특정장소를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시대는 맛뿐만 아니라 멋도 겸비해야만 먹고 살수 있는 세상이다...
청호동에 형성된 [아바이마을]은 실향민의 아픔이 진하게 배어나는 곳이다. 6.25 한국전쟁 당시 북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이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는데 특히 함경도에서 온 실향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지금은 옛 모습이 많이 사라졌지만 골목길에 대문도 없는 판자집들이 드문드문 남아 있어 있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벽화들이 담벼락을 따라 이어져있다. 고기잡이와 막일을 하며 고향에 돌아가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실향민들의 고된 삶과 애환을 느낄 수 있다. 아바이마을 초기에 지어졌던 피란민 가옥들은 속초시립박물관 실향민 문화촌에 복원되어 있다. 아바이마을은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이름난 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속초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식당가 골목에 함흥냉면과 오징어순대, 아바이순대국 등 북한의 향토 음식점들과 카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해파랑길은 갯배를 이용해 속초생선구이거리로 건너가야 한다. 갯배는 무동력선(船)으로 강 이쪽과 건너편을 연결하고 있는 쇠줄을 사람의 손으로 끌어서 이동하는 재래식 방법을 사용한다. 노를 젓거나 삿대를 이용하는 것과는 또 다른 방식이다. 이색적인 재미에 아이들도 줄을 끄는 모습에서 동심이 느껴진다. 요금은 궁금하면 오백원~~^^
갯배를 타고 건너면 해파랑길은 속초생선구이거리를 지나간다. 생선 굽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점심시간이 되었으니 잠깐 요기를 하고 갈까 했는데 가게마다 빈 자리가 없다. 그렇다고 텅빈 가게에 들어가기는 좀 그렇고.
우측이 속초항인데 이곳에 함정전용부두가 있어서 그런지 길게 가림펜스가 세워져 있어 속초항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속초항 북쪽에 있는 속초항여객선터미널 부근에서 부두방향이 열린다. 이곳에도 낚시꾼들이 어김없이 세월을 낚고 있다. 어쩜 우리도 이런 방식으로 세월을 걷고 있는 것이고.
속초항을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가면 속초해양수산사무소와 속초해양경찰서를 지나 동명항 방향이다. 동명항도 작은 항구인데 그 위쪽에 있는 영금정에 오르면 잘 내려다 보인다. [영금정]은 속초 등대 밑 동쪽 바닷가에 3변이 맞닿아 있고 한쪽면이 육지와 닿아 있는 석산으로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마치 거문고 소리처럼 아름답게 들린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2008년 속초시에서 기존 군경계초소를 철거하면서 원 영금정 아래에 연금정 정자전망대를 신축하였는데, 낮에는 속초항과 설악산을 비롯하여 속초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밤에는 속초의 야경과 밤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새해에는 일출명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영금정을 다녀오면 곧바로 속초등대로 기다리고 있다. 속초등대는 약간의 언덕을 올라가야 한다. 평지에 익숙해있는 다리는 약간의 오르막에도 후덜거린다. 젠장ㅋ. [속초등대]는 '속초8경'중 제1경으로 속초등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주변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6.25전쟁후 휴전선을 바로 앞에 둔 속초에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항구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선박들이 빈번하게 드나들면서 부터 1957년 세워졌다가 2006년 새롭게 신축되었다. 높이는 28m...
속초등대 맨 꼭대기 전망대에 올라가면 사방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장사항 방향이 조망이 매우 좋다. 좀 전에 다녀온 영금정도 내려다 보이고 지나온 속초항과 아바이마을도 보인다. 멀리 설악산이 실루엣만 드러내고 있다. 수도권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이곳 속초도 오늘 미세먼지의 공습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모습이다.
속초등대를 내려오면 등대해수욕장과 포장마차거리를 지나간다. 대포항의 튀김거리, 수산물 센타, 속초항의 생선구이거리 그리고 이곳의 포창마차거리 등 집성화된 상가거리가 특색있게 형성되어 있는 것이 흥미롭다. 이곳에서 쭉 걸어가면 오늘 종점인 장사항이지만 오늘코스가 이렇게 끝나지는 않는다ㅋ.
생각없이 걷다가 장사항으로 곧장 갈 뻔 했는데, 어느순간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길안내 앱을 따라 영랑호로 방향을 돌렸다. 입구에서 바라보는 영랑호는 넓은 호수가 아니라 푸른 바다의 모습이다. 별시리 생각없이 걷기 시작...
[영랑호]는 바다의 일부가 사취(沙嘴), 사주(沙州)등에 의하여 바깥 바다와 분리되어 형성된 석호(潟湖)이다. 신라시대 화랑도들의 순례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영랑호'라는 호수 이름도 화랑 영랑(永郞)이 이 호수의 경관에 매료되어 오래 머무르며 풍류를 즐긴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조선초기의 문헌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호수 동쪽 작은 봉우리에 영랑등이 놀며 구경하던 정자터가 있었다"고 기록이 전해진다(중략). 조선시대 구사맹, 이상질, 이세구, 김창흡, 이몽규 등 많은 문인 들의 시가 남았있고,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도 소개되어 있다. 최근 관광휴양지로 개발되었으며, 1997년 제7회 아시아카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부근의 명소로는 법바위, 국사봉, 보광사 등과 여러 휴양시설들이 있다. (안내판)
걸어도 걸어도 또 걸어야 한다. 다리는 아직 문제가 없는데 이렇게 걷다가는 주어진 시간내에 완주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어 속도를 내어 걷고 또 걷는다. 중간에 영랑호를 가로지르는 부교가 보인다. 옳타꾸다. 부교를 건너면 시간에 쫒기지 않겠구나 싶어 두리누리 앱을 살펴보니 해파랑길은 부교를 건너는 것이 아니라 영랑호를 온전히 돌아야 한단다. 돌겠네. 얍살하게 부교를 건널수도 없고 그렇다고 영랑호를 온전히 돌자니 너무 멀어 보이고...
그래도 반칙(^^)은 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다시 바쁘게 걸음을 옮긴다. 중간에 '속초8경'의 제2경이라는 영랑호 범바위를 지나간다. [영랑호 범바위]는 영랑호 중간지점 서남쪽에 잠겨 있는 큰 바위로서 위엄이 당당하여 마치 범 형상으로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시간에 쫒기다 보니 범바위 위에는 올라가보지 못하고.
건너편 부교 입구에서 이곳까지 약 4km를 돌아왔다. 부교를 이용하면 몇백미터면 되는데. 참 융통성이 없다고 자아비판을 하다가 한편으로는 해파랑길 제코스를 지켰는 것을 자위하기도 하면서 마음은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된다. 제법 많은 일행들은 부교를 이용한 모양이다. 현명한 판단이라고 인정하면 그러지 못한 나는 뭐가 되지? ㅋ
영랑호를 따라 고급 주택과 숙박시설들도 많이 보인다.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일까? 아니면 별장처럼 이용하는 사람들일까? 영랑호 주변에는 핵석이라고 불리는 바위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핵석(Core Stone)은 앙파껍질 벗겨지듯이 둥근모양으로 풍화가 진행되어 알맹이가 남은 암석으로 주변에 흙 또는 잘 부서지는 풍화물질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런 핵석을 보존하지 위해 건물 안에도 그 공간을 남겨 놓은 모습이 독특하다...
이렇게 8km의 영랑호를 돌았다. 진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ㅋ. 영랑호를 벗어나면 장사방파제와 장사항이 코앞이다. 다왔다는 안도감이 생긴다. 시계를 보니 출발부터 4시간 40분이 걸렸다. 종료시간까지 아직 1시간 반이나 남았는데 뭣한다고 영랑호를 요랑소리 나도록 걸었을까? 45코스의 도상거리가 16.9km인데, 실제 거리는 20km를 넘는다. 약간의 구경과 알바를 포함하더라도 차이가 너무 많은 것 같다. 45코스 계획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장사항]은 20척 미만의 어선이 정박하는 소규모 항구인 어촌정주어항으로, 어항구역면적은 약 16만 1,000㎡이다. 방파제는 530m, 방사제(防沙堤)는 144m, 물양장은 330m 규모이다. 원래 사진항(沙津港)이라 불렸으나 2008년 9월 19일 고시를 통해 장사항(章沙港)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항구의 옛 행정구역이었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사진리가 1973년 속초시로 편입되면서 장천리와 합쳐져 장사동이 되었으나 항구 이름은 오랫동안 사진항으로 남아 있다가 지명에 걸맞게 장사항으로 명칭을 바꾼 것이다.장사항에서는 2000년부터 해마다 7월 말부터 8월 초에 오징어 맨손잡기 축제가 열리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종점에서 인증샷을 찍고, 스탬프북 도장도 찍고 두리누비앱 QR코드도 찍고. 제발 부탁합시다. 인증장소에서 사진찍고 스탬프 찍고 볼일 본 다음에는 다른사람들을 위해서 좀 멀찌감치 떨어져 주세요. 바로 앞과 옆에서 얼쩡거리면서 다른사람들 볼일을 방해하지 마시고ㅠㅠ...
남은 한시간 반 동안 편의점도 다녀오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바람을 피해 햇볕 따뜻한 곳에 앉아 땀도 말리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