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13.12.21 09:00
만난곳:경복궁역
산행지:북한산 대남문
참석자:김상희,김원탁,김한주,김호경,윤신한,윤한근,이명인,이성열,이정우,이종원(10명)외 김부익
癸巳년 마지막 산행, 지난 달 200차 산행을 성대히 치른 터인지 집행부에서도 송년산행을 크게 독려하지
않았는데 연말의 스산한 마음을 달래기에 이만한 모임이 어디 있으랴
경복궁역에 모인 면면을 보면 신한,상희,성열, 명인, 종원, 호경, 한근, 정우, 필자외에 멀리서 내장산주 원탁이
자원방래하니 호경대장이 거둔 돈을 헤아려 10명을 확인하더라. 역시 돈은 못 속인다
더 이상 올 산우가 없다고 판단하고 역을 떠난 시각이 9시 10분, 혹시 다음에 연락없이 올 참가자는 10분이상 늦지는 마시라
2012번 버스를 타고 구기동터널에서 하차해 산행 시작
오늘 산행로는 대동문, 대남문을 거쳐 간식을 하고 성벽길을 따라 형제봉, 평창동으로 하산하는 계획
영하 7도의 예보가 있었는데 바람이 자고 해가 있어 체감온도는 그리 낮지 않다
호경의 온도계가 3도를 보여 주었지만 별로 믿는 사람이 없다. 평소의 신인도 탓인지, 잘 믿지 않는
세월의 그늘인지?
오르는 길은 비교적 양지 바른 곳이라 준비한 아이젠을 착용해야 하는지 의견이 모아지지 않더니 급기야
회장님이 엉덩방아를 찧고나서 일제히 군소리없이 착용을 서두르더라 역시 솔선수범 보여주는 리더쉽이
최고아닌가 회장님 고맙습니다
산행속도는 느린마을 막걸리 수준, 가는 듯 서고 쉼속에 먹거리와 사설이 끝없이 이어진다
무엇이 급한가, 내 예기 귀담아 들어주고 같이 웃어 줄 친구들 여기 있는데..
내장산주가 아픈 무릎을 견디며 쉼터에 도착하자 바로 갈 길을 재촉하는 몇몇에게 야속함을 토로했을 때
우리들의 영원한 보살핌 신한, 연고를 꺼내어 마사지를 해 준다
수시로 돌려 세워 점점 더 고난도 포즈를 주문하는 박사님, 그래도 남는 건 사진뿐이여
열 많은 한근 풀어헤친 앙가슴이 색시하다하여 누군가 김혜수의 그것과 대비를 하는데
어린애같은 호기심이 발동, 사설은 동성애를 거쳐,애들은 왜 애를 안 낫는가, 모순된 결혼제도며 polygamy로
걷 잡을수 번진다 ( 호기심 많으신 분 동성애자의 양심고백 검색하시라)
2시간에 걸쳐 대동문 도착, 양지바른 곳에 전 펴고 간식시간
언제나 따끈한 비빔밥, 시래깃국, 덮힌 인절미,딸이 싸주었다는 유부초밥, 계절의 진미 굴무침도 등장하고
전라도에서 온 묵은 김치가 뭇 사람을 홀리고. 막걸리는 3병밖에 안 샀어도 술은 매실주,코냑, 위스키 등을 꺼내 놓는데 역시 소주도 빠질 수 없다. 앵벌이 3종세트로 얻어 먹는 입이 즐겁구나
성벽을 끼고 대성문까지 가는 눈 길이 오늘의 하이라이트
눈이 적당히 내려 아직 녹지 않고 눈 밟는 소리와 발 밑의 감촉이 좋고, 멀리 보이는 설경도 그림이다
누가 말했듯이 횡재라 할 만한데 집행부의 코스 선정에 경의를 표함
여러 곳에 살며 여행도 많이 했지만 도시 가까이 이리 좋은 산을 보지 못했다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첫째. 고도는 높지 않아도 산세가 수려하고 치고 오르는 기상이 빼어나다
근자에 성문과 성벽이 복원되어 그런대로 운치를 더해 가는데 북한산 성문 순례도 해 봄직하다
14성문중 대성문이 가장 큰데 왕이 경복궁에서 북악산을 거쳐 형제봉 능선을 넘어 북한산 행궁을 드나들던
문이라 한다. 문루가 있는 대서,중성, 대남, 대동,대성, 북문이 6 개 후미진곳에 만든 비상출입구 암문이
8개 이중 서암문은 시구문의 하나.
내리막길은 결혼식이다, 가족행사로 연말 일정이 바쁜 몇몇이 갈 길을 서두르고 점심에 맞추어 대구출장에서
올라 온 부익과 만날 장소를 정하느라 부산한 가운데 대열이 흐뜨러진 채 각개 약진,
부익이 수배한 '강촌쌈밥집'에 다 모였을 때는 세점을 넘어 있었다
다시 막걸리 소주 돼지 수육을 폭풍흡입하고 다섯이 떠나고 남겨진 여섯은 회장님께 밤새도록 마셔도 좋다는
재가를 받았다는데...., 마지막 기록사진 후에 이들이 헤매고 다닌 세모의 풍경은 알 길이 없다
갑자년 올 해도 각자의 삶터에서 자리를 지키느라 애 쓰신 69상산 산우 여러분,
맘 같지 않게 자주 오지는 못해도 우리에게 갈 고향처럼 산우회가 있기에 든든하지 않으신가요
수고해 주신 집행부에게 이대로를 주문하면서 그간 69상산을 지켜 오신 모든 분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다가오는 甲午년 靑馬의 해, 국내외 정세가 아무리 요동치더라도 이 소중한 모임을 아끼고 사랑합시다.
- 김 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