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 콘서트
연일 30°를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월요일 오후, 벽시계도 더위에 지쳐 조금은 졸리운 듯, 땔~깍~ 땔~깍~ 무거운 소리를 내며 돌아갑니다. 점심때가 한참 지난 시간인데 손님 열 네 분이 카페 안으로 들어옵니다. “안녕 하세요!” 어, 일행 중에 저와 함께 문산동사무소 기타교실에 다니는 한분이 인사를 합니다. 일부러 카페를 찾아주신 것입니다. 일행이 많아서 세 군데의 테이블로 나눠 앉아 시원한 Ice커피와 스무디 종류를 주문합니다. 때 마침, 창원에서 두 분의 지인들이 통기타를 메고 오셔서 연주와 노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전엔 카페 안에서 기타연주를, 점심교제 이후에는 다목적홀 안에서 노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들어온 많은 손님을 맞아 바리스타 자격을 가진 한 자매는 잠시 기타를 내려놓고 익숙한 솜씨로 저를 도와줍니다. 직원이 휴무하는 날이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 주문한 음료가 다 전달되니 카페 안은 마주 이야기들로 가득하고, 다목적 홀에선 잠시 멈췄던 기타연주와 노래가 한창입니다. 각종 음료가 담긴 컵에 바닥을 드러낼 쯤 노래 한 곡 해달라고 부탁한 모양입니다. 실내조명과 음향을 켜고, 교회와 카페를 나누는 폴딩 도어를 풀어 한쪽으로 밀치니 깜짝 콘서트 장으로 탈바꿈합니다. 지난 6월 10일 펼쳐진 맘스벤드와 함께하는 스토리 콘서트 ‘프러포즈’는 계획된 공연, 초대된 사람들이 함께하는 음악회였다면, 오늘은 우리의 시간 속에 전혀 계획에도 없고, 초대도 하지 않은 즉석 콘서트가 이루어진 셈입니다. 세 사람은 손님들을 위해 나훈아 님의 ‘사랑’을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줍니다. 싱어는 기꺼이 불러보지만 처음 불러본다며 떠듬거립니다. 노래가 끝나자 손님들은 처음인데도 잘 하신다며 박수로 화답해 줍니다. 노래를 듣고 있던 손님 중에 50대 중년여성 한분이 이장님과 노래에 관심을 보이며 신청곡을 접수합니다. 김연숙 님의 ‘그날’을 기타로 연주해 달라며 마이크를 잡습니다. 기타 연주에 맞추어 열창합니다.
“언덕위에 손잡고 거닐던 길목도 아스라이 멀어져간 소중했던 옛 생각을 돌이켜 그려보내 나래치는 가슴이 서러워 아파와 한숨 지며 그려보는 그 사람을 기억하나요 ...”
스피커 음을 타고 흐르는 노래 소리가 아마추어 실력을 훌쩍 뛰어 넘습니다. 우리만 모르고 있었지 함께 동행 한 일행들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진주시 연예인 가수라며 벌써 음반을 두 장이나 냈었다고 귀 뜸해 줍니다. 악사들은 어쩐지 “와우! 대박!”이라 외치며 크게 환호해 줍니다. 이제는 화답송을 해야 할 차례입니다.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노사연 님의 ‘만남’을 부릅니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 잊기엔 너무한 나의운명 이었기에 바랄수는 없지만 영원을 태우리 돌아보지 말아 후회하지 말아 아 바보 같은 눈물 보이지 말아 사랑해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누가 그랬던가? 막상 멍석을 깔아주면 놀지도 모르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노래로 멍석을 깔아 놓으니, ‘그날’ 이라는 잔잔한 울림이 찾아옵니다. ‘055) 761-2279’ 번호로 전화를 걸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소통공간입니다.”라는 멘트 음이 수화기 가득히 담겨집니다. 여러분의 방문으로 인하여 이곳이 소통공간으로 사용 되어져 감사로 가득합니다. 오늘은 비록 ‘사랑’과 ‘그날’ 그리고 ‘만남’ 이라는 노래로 소담한 소통을 이루었지만, 멀지 않아 다시 이곳에서 ‘예수 사랑하심은...’,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만남을...’, ‘나팔 불 때 나의 이름...’ 영혼을 소성케 하는 세 곡의 노래가 이 소통의 공간에서 함께 그리고 크게 불러질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welcome!”
섬김이 박희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