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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원골식당 2) 전화 : 041-752-2638 3) 주소 : 충남 금산군 제원면 금강로 588(제원면 천내리 254-3) 4) 주요 음식 : 도리뱅뱅, 어죽, 인삼튀김 |
2. 맛본 음식 : 도리뱅뱅이 10,000원, 어죽 7,000원, 인삼튀김 10,000원
3. 맛보기
1) 전체 : 도리뱅뱅, 어죽, 인삼튀김. 토속적인 한식으로 한상을 꾸몄다. 거기다 모두 제맛을 제대로 낸다. 의태어로 만든 우리말 이름 도리뱅뱅은 음식의 창조자와 향유자가 누구인지 말해준다. 자연발생적인 요리와 명명은 민중의 생활 지혜의 소산이다. 역동적인 민중으로 한식은 닫힌 완성형이 아니라, 열린 진화형이다.
2) 주요음식
■ 도리뱅뱅 : 빙어를 한번 튀겨 고추장양념을 치고 다시 살짝 구워냈다. 둥글게 둥글게 춤사위처럼 말아내 도리뱅뱅, 조리방식이나 식재료 이름이 아닌 플래이팅 방식을 음식이름으로 삼았다. 빙어를 뱅뱅돌려 놓은 음식, 먹기 전에 우선 미각보다 시각을 확 자극하므로 ‘도리뱅뱅’이라 했다.
이름이 신기해서 거꾸로 궁금해지고 먹고 싶어진다. 이런 호기심은 맛으로 보상받는다. 우선 살짝 멸치 같은 맛이 느껴진다. 맛이 친숙하게 여겨지니 낯선 식재료에 대한 부담을 순간에 떨친다. 멸치처럼 자잘해서 통째 뼈째 먹으니 그럴 법도 하다. 멸치같다는 것은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빙어를 ‘민물멸치’라고도 하니 말이다.
식감은 멸치보다 살이 많고, 맛이 더 연하다. 튀기고 조린 덕분에 약간 바삭거리며 고소한 느낌, 고추장 양념으로 쫄깃거리는 맛도 살려냈다. 부추는 행여 남았을지도 모를 냄새를 잡고, 맛을 상승시킨다. 양파는 바삭거리는 빙어를 약간 촉촉하게 만들며 특유의 향으로 감싸 간식 아닌 별식으로 상승시킨다. 아름답고 맛있는 요리 도리뱅뱅, 한식이 이렇게 진화했다.
■ 어죽 : 어죽의 스펙트럼은 넓다. 대부분의 어죽은 진한 고춧가루 양념과 청양고추 등으로 맵게 단단히 무장하고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린내와 느끼함 때문이다. 그런데 이 어죽은 별로 맵지 않다. 부드러운 맛으로 죽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내장을 뺀 신선한 빙어, 혹은 잡어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빙어가 연하고 비린내가 없기 때문에 가능하였을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고명으로 얹은 부추 몇 가닥 정도. 비린내 없는 빙어는 죽으로 먹어도 좋다. 수제비는 조금만 넣고 쌀을 주재료로 하여 이래저래 확실한 죽을 만들었다. 몸 아플 때 속 아플 때 먹어도 좋을 만큼, 맛도 매운 맛도 밥알도 부드럽고 간도 세지 않다.
■ 인삼튀김 : 바삭거리면서도 수삼이 퍽퍽하지 않고, 단단하지도 않고 적당히 부드럽다. 조청을 같이 내와 함께 먹기 그만이다. 몇 년 전부터 인삼튀김으로 인삼의 용처를 넓히고 판로를 넓혔다. 금산은 인삼의 고장이다. 적당한 메뉴이다. 금강 민물고기 요리와 금산 수삼, 토종 음식으로만 밥상을 꾸몄다. 토종음식의 성공이 한식의 성공이다. 한식으로 승부하는 지름길은 보편성보다 지역성이다.
4. 맛본 때 : 2019.3.
5. 음식 값 : 도리뱅뱅이 10,000원, 어죽 7,000원, 인삼튀김 10,000원, 새우튀김 10,000원
6. 맛본 후
금강에 가면 어죽과 도리뱅뱅이를 먹어야 한다. 그리고 인삼튀김도. 우리가 이곳에서 기대하는 식재료는 이런 것들이다. 이 집은 지역 식재료에 맛을 갖춰 음식을 만들었다. 덕분에 한갓진 시골의 넓은 공간임에도 지독하게 많은 사람들 속에서 자리 찾기가 힘들었다.
빙어 ‘얼음물고기’ ‘氷魚’는 얼음속에 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동어(凍魚)’도 ‘언 고기’라는 뜻이니 같은 이름이다. 이외에도 공어(公魚), 민물멸치, 뱅어, 보리붕어, 핑어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 일본 러시아에도 분포하는 어종이므로 오까사끼, 아까사기, 와카사기 등 일본어 이름이 그대로 쓰이기도 한다.
우리나라 호소(湖沼)의 빙어는 바다에서 서식하다가 산란하기 위해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개체군을 포획하여 저수지에 방류한 것들이 바다와 분리되어 호소에서 세대를 되풀이하게 된 것이다.(<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빙어는 오이냄새가 난다고 하여 과어(瓜魚)라고도 했는데, 조선시대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빙어는 함경도에서 올리던 왕실 진상품이었다. 자연산으로는 동해 북부에 분포하는 어종이기 때문이다. 겨울에 얼음을 깨고 잡아 올리려니 백성들의 고충이 심하고 많이 안 잡혀 힘들다는 순조조의 기록이 있다. 천신(薦新)용으로도 서울로 운송하다가 도중에 부패해서 문제가 된 경우도 영조조 기록에 남아 있다.
이제는 방류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어종이 되어 곳곳에서 빙어축제가 열리기까지 한다. 인제, 양평, 강화, 안성, 용인, 안동, 의성 등에서 열리는 많은 축제 중 20회 가까이 지속해 온 인제 축제가 가장 널리 알려진 빙어축제이자, 겨울 축제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 겨울 낚시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잡은 빙어를 그 자리에서 회로 먹기도 한다.
그 빙어가 도리뱅뱅이라는 이름의 요리로 태어났다. 보통 음식 이름은 ‘제육볶음’, ‘김치찌개’‘간장게장’처럼 재료나 만드는 방식에서 붙여지는데 이것은 특이하게도 요리의 모양으로 붙여졌다. 그러나 가만 보면 요리 모양이 요리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튀긴 빙어를 다시 고추장 양념으로 지지근하게 익힌다. 튀기고 익히려니 프라이팬 사용이 적절하다. 또 골고루 익게 하면서 상품으로서 예쁜 모양이 유지되게 하려니 둥글게 펴서 놓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그러다 보니 의태어로 도리뱅뱅이 된 것이다. 언중이 의성어나 의태어로 이름을 삼는 것은 오랜 내력이 있다. 경운기가 아닌 딸딸이가 더 애용되는 것도 그러한 배경에서다.
도리뱅뱅은 별도로 플래이팅을 한 것이 아니라 요리과정을 그대로 플래이팅으로 삼은 것이다. 결국 요리와 차림으로 명명을 한 셈이니 식재료만 빠진 셈이다. 특별한 조리 방식과 예쁜 상차림, 그리고 거기서 온 이름이 입맛을 자극한다.
육질이 연하고 비린내가 없는 데다 멸치처럼 뼈째 먹을 수 있으니 칼슘도 많아 식감과 영양이 그만인 빙어, 진상품이었던 빙어가 진상품보다 더 멋진 요리로 태어나 대중을 귀족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근대화시기에 우리는 모두 양반이 되는 상향평등화를 이룩하였다. 종래부터 우리는 높은 교육열과 품격을 가져 외국인에게 경탄의 대상이었다. 거기다 숨 가쁘게 달려온 20세기를 지나, 이제 3만달러 소득의 21세기를 맞았으니 우리 모두 이만한 귀족음식 먹으며 한숨 돌려도 되지 않겠는가.
손님은 분위기로 보아 대부분 마을 사람이나 읍내 사람들이었다. 음식에도 식당에도 익숙한 몸짓들이다. 가족 단위가 많았고, 나이는 중년쯤이 많았다. 동네 편한 음식이 차차 알려져 나같은 외지인까지 와보게 된 것이다. 식당이 이름나는 전형적인 방법, 동네에서부터 이름나서 외지인, 관광객까지 불러들이는 순차적 발전이다. 마을사람은 1차 귀족, 외지인은 2차 귀족, 2차 귀족은1차 귀족 덕분에 향토음식도, 마을 문화도 자연경관도 함께 누린다.
식당 아래로 흐르는 금강, 맑은 금강 가에 우뚝 솟은 부엉이바위, 거기다 강을 끼고 부엉산 중턱까지 산책길도 잘 놓여 있다. 부엉이산 앞에는 시골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세련된 커피숍도 있다. 앉으면 금강을 독점하는 전망권, 편안한 좌석배치, 향내나는 화장실까지 가꿔 놓은 커피숍, 옥에 티는 맛이 좀 떨어지는 커피에 종이컵이었다. 다음에는 맛있는 커피, 시골에 어울리는 자연친화적 컵을 만날 것을 기대한다. 어쨌든 덕분에 귀족적인 여유를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구도가 되었다.
향토음식은 관광자원이자 음식한류의 자원이다. 곳곳에서 한식의 진화를 견인하는, 맛과 멋을 아는 수준 높은 대중이 바로 향토음식의 개발자이자 한류와 관광의 일등 공신이다.
<참고문헌>
<승정원 일기> 영조조
<일성록> 순조조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천신(薦新) : 새로 농사지은 과일이나 곡식을 먼저 사직(社稷)이나 조상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드리는 의식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금산맛집 #도리뱅뱅이 #빙어 #어죽 #인삼튀김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
* 인근을 흐르는 금강
* 식당 맞은편 커피숍과 금강, 부엉산
* 식당 바로 앞 부엉산과 그 아래를 흐르는 금강, 강가 산자락에 설치해 놓은 둘렛길. 좋은 음식이 음식을 낳은 산천, 그림같은 전망과 함께하고 있다.
첫댓글 잡목과 바위가 어우러진 풍경이 정겹습니다. 강물 바닥에 깔린 자갈이 선명하네요. 어렸을 적 뛰어놀았던 산천의 모습이 이랬었지요. 동심을 일깨워주어 감사합니다.
풍경도 좋지만 음식맛도 좋아요. 음식도 수려한 산수도 다 갖춘 곳입니다. 축복받은 곳이지요. 여유 있으시면 들러 보실 것을 권합니다. 따뜻한 마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