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04. 06. 토요일
오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국제수직마라톤대회, ‘2019 SKY RUN’에 참가하였다.
1층에서 123층, 2,917계단을 걸어(뛰기도 하면서) 555m 높이를 오르는 것이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오전 9시쯤 행사 장소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행사장으로 올라가서 먼저 메디컬센터에서 혈압을 측정하였다(40세 이상 해당). 주최 측에서 문자메시지로 발송한 모바일티켓을 접수처에 보여주고 참가서약서・병력확인서를 제출한 후 레이스 팔찌와 물품보관 백을 수령하였다.
이 대회는 International Skyrunning Federation(ISF)에서 운영하는 Vertical World Circuit(VWC)의 공식 레이스로 개최되는 것으로서, 2019 VWC는 서울 대회를 시작으로 밀란, 호치민, 파리, 뉴욕, 런던, 베이징, 마닐라, 상하이, 두바이, 오사카, 홍콩 순으로 11개 도시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경쟁 부문에서는 엘리트(초청) 30명, 단체 릴레이 5팀, 개인 900명(경쟁 부문은 65세까지만 참가 가능하며, 비경쟁 부문은 나이 제한이 없음), 비경쟁 부문에서는 자선 릴레이 5팀, FUN 123(1~123층) 450명, FUN 21(102~123층) 50명의 참가 인원 제한이 있다. 참가비는 1인당 4만원이며, 대회 운영비를 제외한 참가비 전액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자선 행사라고 한다.
나와 아들은 ‘경쟁 개인’에, 아내는 ‘비경쟁 FUN 123’에 참가하였다.
나이순으로 1명씩 출발하였는데, 아들이 먼저 출발한 후 내 차례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고 날씨가 쌀쌀해서 지하로 내려와 몸을 풀었다. 다시 밖으로 올라와 행사장 바로 옆에 있는 석촌 호수를 준비운동 삼아 거닐었다. 벚꽃이 한창이었고 행락객이 호수 둘레길에 가득했다.
오전 11시 30분쯤 내 차례가 되어 출발선에 섰다.
페이스 조절에 신경을 쓰며 오르기 시작했다. 2년 전 참가했던 63빌딩 계단오르기 대회의 경험을 되살려서 초반에 무리하지 않도록 내 몸 상태의 변화에 집중하며 수시로 속도와 보폭(1계단 또는 2계단씩 오르기)을 조절해 나갔다.
40층을 지나자 이마에 약간의 땀이 비치기 시작했다. 50층을 지나서 처음 손수건을 꺼내 이마의 땀을 훔쳤다. 평균 2개 층마다 진행 요원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선수들에게 응원의 구호를 외쳐주고 있었다. 큰 도움이 되었다. 음료수는 약 20층마다 비치되어 있었다.
숨은 점차 가빠지고 다리 근육이 격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었다. 기관지의 통증과 구토감도 더해 갔지만, 그동안 산행을 하며 다져놓은 심폐기능과 다리의 근육의 지구력이 123층에 오를 때까지 충분히 버텨줄 거라는 믿음을 수시로 되뇌며 페이스 유지에 힘썼다. 추월할 때나 추월당할 때 특히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70층쯤을 지나자 땀이 턱 아래와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83층 쉼터에서는 구토감을 악화시킬까 봐 물을 마시지 않고 그냥 통과했다.
100층 표지판이 눈에 나타났다. 이제 남은 건 23개 층뿐~! 힘을 내었다.
120층이 바로 눈앞이었다. 페이스 조절을 한 덕인지 몸 상태가 중간을 통과할 때와 비슷하였다. 속도를 약간 높여 걸음을 재촉했다.
드디어 123층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먼저 올라온 아들이 반겨주었다. 아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숨을 가라앉힌 후 휴대폰으로 대회 주최 측 사이트에 접속하여 기록을 확인해 보니, 32분 49초 34이었다. 목표가 35분 이내였는데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나중에 확인해 보니, 순위는 경쟁 부문 남자 완주자 578명 중 288위였음). 몸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되어 곧 정상으로 돌아왔다.
1시간 40분쯤 기다리고 있으니 피니시 라인에 아내가 모습을 나타내었다.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온 것이라 아들과 함께 좀 놀랐다.
여기저기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바로 옆 롯데 월드몰 에비뉴엘 식당가로 갔다. 오후 3시쯤 늦은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123층 완주 후 기념 촬영 판 앞에서

출발선 : 엘리트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음

단체 릴레이 팀이 출발하고 있음

아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음


석촌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벚꽃

석촌 호수가의 수양벚꽃

석촌 호수


부대 행사장

부대 행사 : 참가자들이 에어로빅을 추며 몸을 풀고 있음

출발선에 서서

기록 계측 시작점: 1층 계단 입구

60층 쉼터 앞에서 잠시 서서 찰칵~

83층 쉼터 앞에서

102층 앞에서 : 완주까지 높이는 단(?) 90m(!)

123층을 올라 마침내 피니시 라인에 서다~!

123층 전망대에 서서

한강과 잠실대교, 잠실철교, 올림픽대교가 한눈에 내려다 보임

아들, 아내와 함께 완주를 기념하며...

완주 기록 표시기 앞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맛있어 보이는 식당을 찾아서...

늦은 점심을 먹으며 완주 축하주로 건배~
대회 시작 전 공식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