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욕실을 가지고 싶었다
내가 맨처음 건축쪽에 발을들여 놓은것도 욕실 리모델링이었다
남편과 대구 북성로 타일집을 뒤지고 다니면서 이쁜타일을 고르고 골라서 견적을 받았다
500만원이 나왔다 기절하겠다
너무 멀어서 많이 달라고 하는가 싶어서 성주에서 견적을 다시 받았다
비슷하게 나왔지만 이왕이면 가까운곳이 좋을거 같아서 선금을 주고 왔다
타일 종류가 너무 없어서 그나마 그중에서 나은걸로 고르고
주방에 포세린 타일도 비슷한걸로 구해달라고 했다
선금 때문에 이도 저도 못하고 발목을 잡혔다
타일공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서 잘하는 사람은 2주에서 한달씩 선약이 잡혀 있고
초보나 일을 못하는 사람들도 10일 이상 일이 잡혀있어 예약을 하려면 기본 이삼주씩 기다려야 했다
여러사람을 불러서 견적을 받았지만 모두가 북성로보다 비싼단가를 부르고 날짜도 이삼주씩 기다리라 했다
그래도 연결이 안되고 계속 일이 캔설됐다
대구에서 일하던 단가를 이 산속에 적용시키려 한 우리생각이 너무 어리석었다는것을 알았다
여기는 얼마를 부르던 실력이 어떠하든 웃돈을 넉넉히 얹어 줄거 아니면 그저 감사합니다 해야한다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주방과 로비에 600각 포세린 타일을 깔았다
타일은 선금을 준 성주에서 구입하고 시공은 대구서 초빙했다
600각타일만 붙이고 나머지 욕실은 성주서 하기로 했다
이런경우 비용이 더 든다
표면이 코팅처리가 되어서 반들반들한 타일을 폴리싱타일이라고 하고
욕실 타일처럼 까실까실한 타일을 포세린 타일이라고 한다
내가 포세린 타일을 선택한 이유는 입구에서 보면 로비와 주방이 한눈에 보인다
같은 재질로 가고 싶었고 주방은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반질거리는 폴리싱은 미끄러질까봐 염려되고
원목마루는 물에 젖을까 걱정되서 까실한 포세린을 선택했었다
깔아놓고 보니 타일에 시멘가루가 묻어서 여기저기 얼룩덜룩한것이
새로깐 타일이 오래 묵어 찌든때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찌든때를 벗기는 세제를 사서 하루종일 솔질을 했다
다음날 보니 그래도 얼룩이 남아있어 청소업자들이 사용한다는 박리제를 구매해서 다시 바닥을 전부 닦았다
닦고 돌아서니 또 얼룩이 생긴다
이꼴로 살수도 없고 청소할때 마다 이짓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앞이 캄캄하다
청소를 한김에 비용이 들더라도 코팅을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알아보니
포세린 타일은 코팅이 안된다 한다
여기저기 온천지 수소문 하여 포세린바닥에 세라믹코팅을 한다는곳을 알아 냈는데
가야산 까지는 갈수 없으니 재료를 사서 직접하라고 한다
재료비가 1리터에 25만원이라고 했다
두번 바르려면 2리터는 있어야 할거 같다
그래도 이짓을 반복하는거 보다는 나을거 같아서 사려고 하다가 한번 만 더알아보자 싶어
청소 전문업체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캉가루에서 나오는 UV 베이스라고 마루코팅하는 제품을 쓰면 된다고 했다
마침 지난번 집에서 사용하다 남은게 있어서 주방 빼고 들어오는 입구하고 복도만 시공을 했다
표면이 깨끗하지 못하고 뭔가 엉긴거 같아 손톱으로 긁어보니 다 일어난다
약이 너무 오래 되서 그런가 싶어 늦은밤까지 솔과 약품을 동원해서 코팅을 다 지웠다
손목이 붓고 인대가 나가서 욱신거려서 파스를 붙이고 난리를 폈다
다음날 새로 주문한 코팅제가 와서 다시 칠하고 나니 또 일어난다
이번엔 칠하는 밀대가 문제인거 같아서 다시 솔과 약품을 묻혀 바닥을 박박 긁고 닦았다
3일동안 바닥을 열번도 더 닦은거 같다
남편과 아이들이 제발 그만하라고 했다
다 지우고 그냥 두면 또 오염이 될거 같아 다시한번 더 코팅제를 도포했다
여기저기 코팅제가 벗겨져서 얼룩덜룩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쳐다보기도 싫다
그렇게 한바탕 태풍이 지나가고 성주타일가게에 부탁해서 욕실타일을 시공해 달라고 했다
타일은 내가 골라놓은것과 다른것을 가지고 와서 시공을 했다
19세기 재고를 가지고 온거 같다
그래도 그건 용서할수 있다
전에 직원들과 가족들은 내가 오와열에 목숨건다고 했다
일을 해놓고 줄이 맞지 않으면 몇번이고 뜯어서 다시 하는 스타일이다
사람들은 결벽증이 있다고 하지만 50넘어 살다보니
이젠 무디어지고 무디어져서 결벽증까지는 아니라고 우기고 있다
욕실 타일 간격이 하나도 안맞다 들쭉날쭉 개판이다
칼라가 촌스럽기 짝이 없고 시공은 초딩수준이고 단가는 최고 수준으로 처음 약속하고 완전히 다르다
3만원이라던 바닥타일은 37500원을 청구하고
둘째날은 아침 8시에 와서 10시에 갔는데 두시간 일하고 하루 인건비를 올렸다
백세맨 마감이 안된게 많다고 하니 우리보고 고쳐서 사용하라고 한다
어이가 없었지만 달라는대로 다 줬다 골치아픈건 빨리 끝내는게 상책이다
거기다 남편이 어디가서 구했는지 촌스런 양변기와 세면기를 구해다 설치해놨다
(아마도 다 무시하고 단가만 보고 산듯)
결론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로 나왔고 돈은 북성로 보다 더 많이 들어갔다
거기다가 그넘의 줄 때문에 화장실에 갈때마다 정신병 걸릴거 같다
결벽증이 맞나보다
웬만하면 포세린 타일은 깔지 마시라 골병든다
왜 타일가게에서 이런애기를 안해 줬을까ㅠㅠ
첫댓글 집 사진은 이삼일 더 걸릴거 같아요
조명을 설치해야 하는데 문제가 좀 생겼고 (마당에 선이 살아 있는줄 알았는데 죽어 있음)
아직 미완성이라 나중에 또 올리느니 이삼일 지나서 완성된거 올릴께요
아~~ 읽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합니데이~~이 폭염에 청량한 산속에서 타일과 사랑의 대화삼매경이네여~~ㅎㅎㅎ
아이고~ ㅜ 보통일이 아니네요..
그래서 집 짓는 일이 하안거, 동안거 세 번이라 하던가요?...ㅠㅜ
마음 비우는 일 다시 마음 고쳐먹는 일, 할 줄 모르던 욕도 하게 되는 일이
집짓는 일이었던 거 같아요~!~저도 건축하는 분들과는 미리 다 협의가 되고
아는 처지여서 그랬지만 이웃의 이웃, 이웃과 내 잘못 아닌 경험미숙으로
고초를 치루기도 했었어요...그래서 집 지으면 앞 도로가 무너내려앉는다고...ㅠㅜ
오는 사람 가는 사람 하도 탈도 많고 말이 많아서...암튼 정말 고생하셨네요...
나중 꼭 보러 가야겠어요, 아니 위로차요 ㅎㅎ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