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6시 충장로 구 전남도청 앞 신성식당에서 카페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주최로 첫 오픈 모임을 가졌습니다.
○오는 3월 1일이면 나고야 미쯔비시중공업에 끌려가신 광주전남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정부와 미쯔비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지 꼭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10년여에 걸친 이 재판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11일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기각’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의 대일 과거사 소송이 모두 기각, 패소 됐던 것을 감안하면 어쩌면 예상됐던 결과이기도 합니다.
○사법적 구제의 길은 최종 종결된 셈이지만, 할머니들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20여년 동안 할머니들의 투쟁에 함께해 온 ‘나고야 미쯔비시 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회’ 회원들은 찬 바람 부는 이 겨울에도 도쿄 한 복판에서, 미쯔비시 본사 앞에서 매주 금요일 금요시위를 벌이며 미쯔비시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나고야에서 도쿄까지 360㎞, 왕복 720㎞나 되는 이 원정시위는 지난 2007년 7월부터 시작해 벌써 1년 8개월여째입니다. 심지어 지난해 11월 11일 도쿄 최고재판소 판결이 끝난 이 시각에도 시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원고 7명이 예외 없이 광주전남 출신이고, 고령의 나이에 무려 10년 동안 현해탄을 넘나들며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었음에도 이런 재판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 무겁습니다. 더군다나 우리의 일인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양심적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재판을 해 왔으니 말입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이런 배경 속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충분히 공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모임을 갖게 돼 내심 걱정되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이 자리해 주셨습니다. 20대 대학생부터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중학교 교장선생님까지... 이날 자리한 19명 모두 한 목소리였습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우리부터 시작해가자”.
○몇 가지 제안이 오고 갔는데, 우선 첫째로 오는 3월 1일(3.1운동 90주년)을 즈음해(날짜는 미정), 이 지역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모시고 대중적인 다큐멘터리 영상 상영전을 갖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2008인권영상공모전에서 인권상을 수상한 ‘14살, 나고야로 끌려간 소녀들’이라는 다큐입니다. 이 자리에서 간단하게나마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결성식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할머니들을 모시고 말씀도 들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11~12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 기간 동안 공교롭게도 2011년 발사 예정인 ‘아리랑 3호’ 위성의 발사 용역업체로 전범기업 미쯔비시중공업가 선정됐습니다. 기술이전도 없는 조건에 하필 전범기업이냐?며 비난여론이 빗발쳤습니다. 실용외교를 내세운 이명박 대통령이 신한일관계 형성을 위한 일종의 ‘선물’이라는 주장입니다.
특히 “한국 쪽이 애초는 러시아의 로켓으로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이 대통령이(사업자를) 교체했다”는 1.13일자 요미우리 신문 보도는 관련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모임에서는 ‘아리랑 3호’ 위성 발사, 미쯔비시중공업 선정과 관련한 ‘국민감사 청구’ 문제를 정식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의 양심적 시민들이 2007년 7월부터 현재까지 도쿄 미쯔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매주 금요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일 연대시위에 대해 적극 검토해 보기로 했습니다. 서울 미쯔비시 한국법인 앞에서의 금요시위입니다. 전범기업이자 일본 최대의 군수업체로 군국주의 망령을 저버리고 있지 않는 미쯔비시에 대한 압박 투쟁 없이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명예회복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울 상경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 만큼 다른 일제 피해자 단체 등의 상황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한 가운데 더 논의해 보기로 했습니다. 제 단체와 연대투쟁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광주에서 매월 1주 1회 정도 감당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오고 갔습니다.
○기타 20여년 동안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투쟁을 지원하고, 최고재판소 판결이 끝난 현재 이 시각에도 도쿄에서의 원정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는 ‘나고야 미쯔비시 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에 대해 ‘5.18 인권상’을 추진하는 문제에 대한 제안이 제출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을 표시했고, 최소한 5.18 행사기간 광주에 초청하는 문제에 대해 적극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소송 투쟁 10년을 맞는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이 나고야 지원회의 초청으로 오는 2.26~28일까지 2박 3일 동안 나고야와 도쿄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번 나고야 방문길에 시민모임 이름으로 격려 메시지를 전하는 현수막이나 간단한 선물 등을 전하는 등의 방법으로 마음의 힘을 보태기로 결의했습니다.
○근로정신대 문제에 대해 아직 지역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 않는 만큼, 이를 이슈화하기 위한 다양한 장을 마련해 보자고 했습니다. 강연회, 영상 상영전 등의 기회를 마련하고, 회원 확대에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끝으로 3.1절 즈음한 행사를 비롯한 제반 일들을 추진해 가기 위해 준비위원장으로 김희용 광주시민센터 대표(넘치는 교회 목사)를 선출하고, 실행위원으로 이국언, 임동화, 윤영덕, 오용운, 정영대 님이 추천됐습니다.
참석하신 분들께는 시민모임 회원가입서와 함께 다큐 ‘14살, 나고야로 끌려간 소녀들’ DVD를 전달했습니다.
○끝나고 보니 맥주 한잔 나누지 못하고 헤어진 것이 영영 아쉽습니다. 조만간 가볍게 술 한잔 하고 얘기꽃을 피울 시간 다시 마련하겠습니다. 그 땐 더 많은 주위 분들과 함께 해 주십시오.
바쁘신 중에 함께 자리 해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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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늦은 시간인데도 귀한 모임의 결과를 잘 정리하셨군요. 모이신 분들의 열의가 대단하니 좋은 결실 맺으리라 믿어요. 아름다운 시민모임이 되도록 하십시다. 다음번엔 모이신 분들과 술잔 나누는 일 빼먹지 말고 꼭 하시게요. 수고하세요.
좋은 출발이 되었군요. 특히 금요시위는 한일시민연대의 핵심평화사업의 한 모델로 역사적으로 평가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의미있는 모임에 참석하셨네요..멀리 있어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제 자리에서 할 일이 있다면 함께 하겠습니다. 국언형 수고하십니다. 화이팅이요!^^
모임 준비 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각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었으면 합니다.
함께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다음 2차 모임에는 꼭 함께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