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점봉산 ~ 한계령
2019년 6월 29일
조침령~한계령.
24.7km 구간을 10시간 30분 걸었다.
정상에서의 조망놀이가 너무 섭해서
과거를 소환했다.
가야할 망대암산 암봉과 뒤 1158봉 등이 굽이치고 있다.
옆구리를 돌아온 진동저수지의 댐둑과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바람도 그리 세지 않았지만,
정상에서는 추위를 느낄만큼 기온이 쌀쌀했다.
점봉산 방향 하산길로 접어든다.
길인지 숲인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관목이 빽빽히 들어차 있다.
곳곳에 늦은 철쭉꽃이 피어있다.
제법 가파르게 떨어지는 하산길에서
야생화 삼매경이다.
세잎종덩쿨이 꽃날개를 활짝 열었다.
간간이 함박꽃도 나타나고~
멋진 나무를 만나며 관목숲은 벗어난 듯 하다 [10시 50분]
암릉 오르기 전 진행 방향 왼쪽으로 우회길이 있다.
오른편 이곳으로 진행하면 망대암산 정상이다.
멋진 전나무를 지나
작은 암릉 릿지를 오르면,
위폐범들이 주전골에서 엽전을 만들 때 망을 보았다는 망대암산이다.
이런 날씨에는 망볼 필요도 없겠다.
하늘이 파란색이 아니고 하얀색인 걸 새삼 깨닫고,
추억의 창고속에 실루엣 하나 집어넣는다.
올라온 방향 암릉
두어평 남짓 정상에서 바위 사이로 급하게 내려선다.
내려가면 우회길과 만나게 되고~
바위 침니길을 내려오며 옆을 보니,
어?
저님들은 어캐 저기로 간거야,
기념샷하고 그러네. 부럽~
다행히 이곳으로 내려올 수 있겠다.
은꿩의 다리
양지꽃
완만한 숲길이 이어지다가, 십이담갈림길 공터를 지나
산죽길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오름길이 시작되고,
죽은 산죽밭을 5분여 걷다보면
또다시 산죽밭이 이어지면서
완만한 내림이 나타나고~
유에프오 바위 안부에 도착했다. [11시58분]
이 쯤에서 휴식하며 에너지 보충했어야 하는데,
뭐에 홀린 듯 바위 사진 하나 달랑 찍고,
오름길로 접어들었다.
또다시 긴긴 산죽길이 이어지고
가파른 길에 피곤함이 몰려든다.
1154봉 부근의 천연보호구역 표석을 만나고
산길은 이내 유순한 길로 바뀐다.
진행하는 오른쪽으로는 암릉구간을 알리는 커다란 바위들이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저 아래 주전골 칠형제봉이 나타나고~
무시무시한 암봉을 돌아 내려오니
해괴한 모양의 기암이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 산만하게 솟아있다.
국공파가 수시로 끊는다는 로프암벽에는
고맙게도 선두대장이 새 로프를 설치했다.
무게도 장난 아닐텐데, 이 곳까지 가져온 것도 대단하네.
"땡큐 ! 오르다보니 대장님"
덕분에 수월하게 암릉에 올라 조망을 즐긴다. [11시 35분]
남해 금산의 형리암처럼 생긴 바위도 멋지고,
아래쪽에 등선대도 그 모습을 드러낸다.
지나온 구간을 되돌아 보고~
건너편 암봉에 올라선 일행과 손짓으로 조우한다.
서로 찍어주기 놀이
저 분 잘생김 주의 !
여기 암봉을 내려서서 앞의 암봉 왼쪽으로 올라
무슨 동물의 머리처럼 생긴 커다란 암봉은 다행히도 왼쪽으로 우회할 수 있다.
왼쪽 맨 뒤로 조그맣게 보이는 암봉이 전망바위다.
조망 끝내줘요?
계 탔네 ㅋ
내려가야할 안부.
올라온 곳으로 내려가면, 여기 암봉을 우회하여 저 아래로 돌아나오는데~
여기서 다시 로프를 타고 올라야하니,
직접 앞의 암봉을 내려오는 것이 훨씬 수월한데,
앞선 일행들 중에 배낭을 아래에 놓고 앞의 암봉을 올랐기에
괜한 고생한 사람들 많다.
살짝 당겨본 등선대 (한 가운데 봉우리)
이쯤에서 과거를 소환해 보자
등선대
등선대에서 바라본 망대암산과 점봉산
건너올라 뒤돌아 본 앞 로프암벽 봉
기괴한 형상을 한 암봉을 왼쪽으로 돌아 우회한다.
넌 뭐시냐?
가리봉 방향
가리봉 정상부도 운무에 가렸다.
기괴한 형상의 암봉을 돌아
침니 구간을 가느다란 로프에 의지하여 올라야한다. [12시 56분]
돌아와 올려본 기암
로프를 이용해야하는 구간의 연속이다.
이 로프들이 잘렸다면, 엄청 힘든 구간이 될 것 같다.
암릉 옆구리를 로프를 이용해 돌아 ~
이렇게 내려섰다가 다시 오름길로 접어든다.
지나온 암릉구간 먼 뒤로 점봉산 정상이
구름속에 나타난다.
전망바위에 올랐다.
사방 막힘 없이 시원함을 선사한다.
한계령 휴게소와 어젯밤 빙글빙글 돌았던 필례약수터 진입로도
저 아래 내려다 보인다.
배경 조으다 !
전망바위 하강로프
로프가 엄청 튼튼해 보인다(?)
로프를 묶어놓은 나무도 엄청 굵고 튼튼하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내려서는 중간에 칠형제봉 암릉 조망
등선대 조망
서북능선과 대청봉 조망
새벽에 내린 비로 인해
등산화에 진흙이 묻어 미끄럽다.
팔꿈치와 무릎이 홀라당 까졌다.
저 님은 거의 프로 수준의 암벽타기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나중에 갈차 달라고 해야겠다.
잘려진 로프와 자일
왜 이런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리는지 ~
또다시 돌아오른다.
전선등이 얽혀있는 바위 능선을 타고 넘는다.
여기 왼쪽 아래로 돌아 넘어야 한다.
횡으로 연결된 로프가 없다면 무척이나 힘들 것 같다
바위 왼쪽 골 아래 로프가 매어져 있는데,
그 로프를 타고 내려가면 안된다. 로프 아래 답이 없다.
로프 뒷쪽 바위 위에 선두대장님의 깔지가 깔려있었다.
허이구야!
귀때기청은 구름을 벗어낫다.
침니로 길게 내려진 가냘픈 로프
그나마도 붙어 있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암릉구간의 끝이다.
이후로 경사도가 심한 내리막이지만 흙길이다.
완만한 내림길 숲 공터에 일행들이
어디로 갈지를 고민하고 있다.
오솔길을 따르다가 두갈래 길이 나오는데
나와 한 명은 왼쪽으로 다른 네명은 오른쪽으로 진행했다.
어디가 어딘지 모르니 무작정 내려가는 거다.
이리로 나왔다. [14시 10분]
그렇구나. 역시도 출입금지 표지판이 서있는 곳이 통로다.
헤어졌던 일행들이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아마도 배수로 구멍을 통해 빠져나온 듯 하다.
도로 옆 배수로 도랑물에 등산화 흙을 잠깐 털어내고
투덜투덜 포도를 걷는다.
이제서야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쬔다.
여기도 통로
도로옆 귀둔리 빗돌
이 옆에 SUV 한 대 주차해 있는데,
국공파였다.
다른 일행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일단 난 현행범이 아니니 보무도 당당하게 행진했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꿀벌 한쌍 마가렛에 앉아 열심히 꿀을 탐한다.
지나온 암릉이 저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다.
"고맙다. 무탈하게 보내줘서~"
국토순례 대행진 모드로 진행
라이더가 내게 물었다.
라이더 : "국공 없어요?"
나 : "왜 없슈~ 사연 야그하믄 길어유~"
라이더 : "가리봉 가봤어요?"
나 : "못 가봤슈~"
라이더 : "좋아요. 꼭 한번 가보세요"
"나도 취미 등산 끝내고 이제는 자전거 타고 있어요"
나 : "300명산 완주할라믄 글치 않어두 가야 해유~"
그렇게 대화를 마치고 라이더는 한계령을 향해 힘차게 바퀴를 돌렸다.
한계령 방향의 암릉도 멋지다.
백두대간 빗돌은 정말 엄청 큰 걸로 잘 만들어 놓고,
못가게 하는 곳은 왜 그리 많은지~
여기는 블랙야크 인증장소에서 제외됐다. (2019년 6월 10일부터)
일행들이 볕이 잘 드는 곳에 흩어져 휴식과 짐정리 하는 모습이 보인다.
(하필 장소가 화장실 앞이지만, 그래도 마땅한 곳은 저 곳 밖에~)
먹을 걸 주니 데크 계단까지 나와 흡족하게 즐기고 있다.
너무 받아 먹다 너도 도태될라,
지리산 반달곰처럼~
휴게소 앞 망원 렌즈 곁에서 칠형제봉과 등선대, 망대암산 방향을 조망하고
후미 일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휴게소 안으로 이동하여 곡차 한 빨음 빨음~
16시 버스에 오른다.
첫댓글 멋찐 작품입니다 잘 구경했습니다
고맙습니다.
항상 안산 즐산하시고요.
역쉬...^^
형님의 입담은 아트"이십니다...^^
전 정신없이 댕겨와서 벌써 가물가물...ㅋㅋ
형님의 안내로 또 한번 점봉산 매력에 빠져보내요...ㅎㅎ
@이한구 그렇게 가보고 싶어 했던 망대암산인데
꼭꼭 챙겨넣으려 했죠
그건 그렇고 축지법을 쓰시나 넘나 빨러~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요
산행기 넘넘 잼나요~~~
입담보다 글담이 더 훌륭하신데요^^
사진도 넘 멋지구...
그 날 함산 여러모로 배려해주셔서 참 감사했어용~
덥고 습한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구 또 뵐게요~^^
- 하늬바람배상^^ -
민폐 걱정은 괜한 걱정 이시더만요.
나는 유에프오 바위부터 죽을 맛으로 겨우겨우 올라갔는데
하니바람님은 꿋꿋하게 가시더만요
산행거리 기록 돌파하신 거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