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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아리아 스크랩 뉴욕.. 모카빵 그리고 옴브라 마이 푸(Ombra Mai Fu)
황금이 추천 0 조회 204 16.10.28 18:0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옴브라 마이 푸(Ombra Mai Fu)를 처음 들었던 건

중학 졸업을 앞둔 겨울밤이었다.

 

'지익~ 직~' 익숙한 노이즈가 정겹던 Lp판

제법 불량기 있었던 친구집에 모여 제각각 담배를 피워물던 어느 순간

갑자기 이 음악이 귓속으로 들어와버렸다.

 

그후.. 며칠 내내 담배를 피러 옥상에 올랐었다.

길고 긴 겨울밤의 바람은 세찼고

주변은 사위가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둡고 조용했다.

 

생경한 경험이었다.

분명 주변은 어둡고 조용한데.. 내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을 것 같은데

머리속에서 이 음악이 다시 울려오고 있었다.

 

옴브라 마이 푸(Ombra Mai Fu)와 나의 첫교감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 Ombra Mai Fu - Gary Karr >

 

 

먼저.. 'Gary Karr'의 연주를 듣는다.

 

입시를 위한 주입식 교육덕에

많은 사람들에게 '헨델'은 아직도 '음악의 어머니'로 인지되고 있다.

 

그런 G F. Handel(1685-1759)에게는

두 곡의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가 있고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다.

 

하나는 바로 이 곡....

오페라 '세르세(Serse)'의

'Ombra Mai Fu(나무 그늘 아래서)'  Largo가 원전이며....

 

또 하나는....

'Lascia Chio Pianga'(울게 하소서)

오페라 '리날도(Rinaldo)'의 제 2막 제 4장의

알미레나의 노래다.

 

아마 클래식에 크게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이 두 곡은 쉬 들어왔고 또 듣고들 있을 것이다.

 

 

< 창원 경화역.. 누가 주인공일까? ^^;; >

 

 

꿈이란 오로지 사라지기만 하지는 않는다.

육체 또한 오로지 낡아가기만 하는 건 아닐 거다.

 

우연과 필연의 선상에서 퇴색한 시간의 터널을 지나 끝내 사라지고 낡아가면서 

단 한번의 소중한 생에 새겨놓았을 혹은 남겨놓았을 그 비밀들을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일 뿐.

세상에 그냥 사라지기만 하는 건 드물다.

아니.. 결코 그럴 리가 없다.

 

그러니 억지로 잊으려 하지 말아다오.

 

저리 간절히 노래하고 있다.

나무 그늘 아래서.. 잊지말고.. 기억해 달라고..... .

 

그래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잊지 않고 또 함부로 살지 않는 일이다.

 

이미 한낮은 뜨겁다.

곧 6월.. 벌써 5월이 간다.

6월은 우리에겐 '개똥벌레'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반딧불이'가 깨어나는 달이다.

 

반딧불이는 어두운 곳에서 빛을 내 암수가 서로의 존재를 밝힌다.
그러나 이미 너무 많은 빛이 존재하는 도심의 광해 속에서
빛만으로 서로의 위치를 확인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었다.
환경오염으로 반딧불이의 주요 서식지인 맑은 계류가 사라진 것 또한 큰 이유다.

반딧불이가 밝히지 않아도 하루종일 빛을 밝히고 있는 세상....

이제 반딧불이가 돌아오기엔 너무 낯선 곳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딧불이.. 그 작은 몸으로 밝혀야 할 세상이 너무 넓다.

 

 

 

< Ombra Mai Fu - Yoshikazu Mera >

 

 

언젠가 짧은 글을 포스팅 했던 기억이 있는 '요시카즈 메라'의 '옴브라 마이 푸'

시간 여유가 있다면 위에 '게리 카'의 음원을 끄고 들어보길 권한다.

 

들어보랄 때 들어라.

후회는 없다.  -_-

 

개인적으로는 '안드레아스 숄' 다음으로 많이 듣는 버젼이다. ^^

 

작년 겨울.. 우리의 스몰이가 작은(?) 사고를 저지르는 바람에

급히 뉴욕에 다녀왔었다.

정확히는 뉴욕 바로 위에 있는 코너티컷에 다녀왔다.

 

짬이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몇몇 곳은 둘러봤는데

거대 박물관 '메트로폴리탄'과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MoMA(Museum of Mordern Art)였다.

 

 

< 초거대 박물관인 뉴욕 메트로포리탄 >

 

 

그러나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정작 따로 있었다.

뉴욕 패션의 중심지 소호.. 그 소란스러운 거리에 있는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였다.
쎈트럴 파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데 특히 컵케?과 모카빵이 유명하다.

 

1999년 2월 나는 아내와 결혼했고

신혼여행으로 처음 찾은 도시가 바로 뉴욕

처음 커플 티를 입고 걸은 거리가 소호

그때.. 우리의 첫 아침이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의 모카빵과 달달한 카푸치노 한 잔이었다.

 

지금 뉴욕에는 한국의 '파리 바게트' 분점이 있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한국과 빵맛에 차이가 있나 싶어 들어가 봤는데

점원에게 물으니 의외로 장사가 잘 된단다.  -_-a

 

 

< 뉴욕의 파리 바게트 ^^ >

 

 

다만.. 그 이유라는 게 퍽 개그스러웠는데

미국 애들.. 한국인 점원들이.. 개별 빵 가격을 다 외워서

그야말로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계산하는 장면이

이 동네서 나름 명물이라면 명물이란다. 

결국.. 그거 구경하러 왔다가 그냥 가기 미안해서 빵 몇개씩 줏어 간단다. ㅋㅋ -_-;;

 

그리고 언어가 두려운 한국분들이 많이 애용한단다.

또 웃긴 건.. 뭉처야 사는 건지 건너편에 '뚜레쥬르'도 있었다. ㅋㅋ -_-;;

 

그러나 내부 인테리어는 확연히 한국과는 달랐다.

머랄까? 

둘 다 프랑스 빵집처럼 보였다고나 할까?

그래서 뉴욕에서 팔리나? ㅋㅋ ^^;;

 

암튼.. 내게 모카빵은 드럽게 맛난 빵이다.

눈물도 나고...... . ㅠ_ㅠ

 

 

< 쌈빡한 디자인의 현대 미술관 MoMA >

 

 

누군가 내게 오래고 아픈 사연을 말했다고 해서

그가 참견하고 간섭할 권리까지 준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다.

적당히 밀어낸다는 것은 적당히 당기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에

내 무관심 또한 적당한 관심과 다름 없었다.

 

이전엔 거기까지였다.

중년의 나이.. 그건....

서로의 사랑보다 중요한 게 더 많다는 의미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결심했다.

매일매일 하루가 다르듯 매번 먹는 그 모카빵도 맛이 다르다는 걸.

그걸 꼭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보여주고 싶었다.

네가 맛나게 모카빵을 먹는 날.. 나는 그만 모카빵을 끊을 것이라는 걸..... .

 

음.. 쓰다보니 어째 빵장사 같다. -_-;;

 

 

< MoMA 에서 몰래 찍어온 크림트의 '희망' ^^ >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간절히 소망하는 바는 딱 한가지다.


비록.. 눈은 감겨 있지만 가슴만은 활짝 열려 있기를
세상에게.. 그리고 너에게로.... . ^^

 

 

 

* 어김없이 PS ^^

 

 

 

 

누가 머래도 국내에선 '안드레아스 숄'의 대표곡은 바로 이거다.

'White as lilies'

 

물론.. 그의 '옴부라 마이 푸' 또한 훌륭하다.

2010년 이었나? 09년 이었나?

암튼.. 통영 국제음악제에서 드디어 그의 보이스를 들을 수 있었다.

비록 전성기는 지났다 하더라도 그의 현란한 테크닉과 적당한 쇼맨쉽

감동이었다. ^^

 

문득 궁금증이 들어

내가 소유하고 있는 그의 음반이 얼마나 되나 뒤적거려 보았다. -_-

 

 

 

 

 

 

 

 

 

 

 

 

 

 

 

 

 

 

 

 

 

 

 

 

 

 

 

 

 

 

 

 

 

 

 

 

 

 

 

 

 

 

 

 

 

찾아보니 3장.

기억하기론 2장이 더 있었는데

아마도 조카눔들이 훔처갔거나 어디 흘렸거나

빌려주고 되찾지 못했을 것이다. -_-

 

빌려간 잉간들아.

혹시.. 이 글 보면.. 언능 돌려조.  -_-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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