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림> 한정식
언제 끝날 줄 모르는 음식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다양한 음식의 향연이 끝나면 포만감을 주체하기 힘들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음식의 향연에 귀빈이 된 느낌이다. 세심한 인테리어가 어우러져서 실제 귀족인 양 착각하게 한다. 음식을 위해 애쓰는 손길이 고맙다.
1. 식당대강
상호 ; 정림
주소 : 부산 동래구 충렬대로237번길 31-3
전화 : 051-552-1211
주요음식 : 한정식
2. 먹은날 : 2023.6.28.저녁
먹은음식 : 정림정찬 A코스 3만원
3. 맛보기
전형적인 시간형 상차림이다. 한식 코스요리라고 하는 것이다. 요리하는 대로 따뜻하게 맛이 최고의 상태에서 제공되는 차림 방식이다. 장점은 따뜻하게 맛있게 먹는 것이고, 단점은 무슨 음식이 얼마나 나올 줄 몰라 어떤 음식에 초점을 맞추어 먹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서비스하는 인력이 필수적인 것도 큰 단점이다. 서양식 요리 차림을 적용한 방식이다.
우리는 바로 모든 음식을 한상에 차려놓고 먹는다. 음식제공자는 한상에 차려놓고 함께 앉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인이 따로 있었을 때도 그렇게 했다. 하인은 음식을 차려내고 상전 밥먹는 동안 쉴 수 있었고, 쉬고 나면 상전이 먹고 남은 상을 내려받아 밥을 먹었다. 귀한 음식은 상전이 부러 조그만 먹고 하인이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그것을 서울 지역에서는 대궁상이라 불렀다. 홍명의 <임꺽정>에 잘 나와 있다. 물론 이것은 하인을 둔 반가의 겨우에 한한다.
요새는 하인이 없으니 차려놓고 모두 같이 먹는다. 그에 따라 차림 음식도 변화한다. 형식보다 내용을 중요하게 여긴다. 꼭 필요한 음식만 차리고 격식을 중시하지 않는다. 차리는 이와 상을 받는 이가 일치하기 때문에 훨씬 실용적인 상을 차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다 이런 코스요리 한식집에 오면 대접받는 귀족이 된 거 같아 좋다. 그것도 순서대로 오르는 막 요리한 음식, 예측할 수 없지만 기대가 음식맛을 더 올리게도 한다. 그러나 시간형이라고 하여 꼭 그때그때 바로 만든 찬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집도 그렇다. 그러나 대부분은 제 시간 요리다.벅적버적한 손님들은 음식의 신선도도 신뢰하게 한다. 제시간 음식이 아닌 경우에는 기대도 어그러지지만 실제로 맛도 없는 경우가 많아 실망스럽다.
그래도 분위기와 시간형의 장점이 더 크게 다가와 특별한 외식의 즐거움은 그대로 누릴 수 있다.
쌈요리. 오이채, 인삼채 장아찌류를 무쌈을 한다. 먹을 만하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속담 그대로의 음식, 밥쌈.
배추말이밥. 밥의 참기름향에 겉쌈의 향이 배여 좋다. 이걸 만드느라 들인 공적을 높이 산다.
호박죽. 좀 달다.
치커리샐러드
돼지고기편육쌈.
나물무침. 파프리카로 멋을 냈다. 맛도 멋있는지는 조금 의문.
가지튀김소스. 가지의 통통한 식감이 아주 좋다. 튀김 요리가 장기인 듯 싶다. 우리는 가지 요리가 단조로운 편인데, 이것도 새로운 방법이라 신선해보인다.
카나페(한입요리). 우선 보기가 좋다. 마와 토마토소스요리는 먹기 힘들다. 어울리는 조합인가? 싶기도 하다. 무말이는 먹을 만하다. 사각거리는 맛도 좋다.
잡채. 꼬들거리는 맛이 없이 약간 퍼진 듯한 느낌. 잡채 맛있게 하기 의외로 힘들다.
채소전, 연근전, 수수부꾸미. 수수부꾸미는 나무랄 데 없다. 연근전은 식은 데다 밀가루옷이 좀 두툼하여 텁텁한 맛. 채소전은 간이 약간 싱거운 듯.
표고튀김탕수. 도톰한 표고살이 좋다.
튀김류. 고구마, 고추, 새우 튀김이 나왔다. 먹을 만했는데 간은 약간 싱거운 듯.
된장찌개가 빠졌다. 먹을 만했다.
가자미구이
가마솥 오곡밥. 따로 가마솥에 해주었는데, 솥째 나오지 않고 그릇마다에 퍼서 나왔다. 많은 잡곡이 들어 있어 좋았다.
*이 가격에 이처럼 다양한 음식을 내온다는 것이 놀랍다. 식당 분위기도 그만이다. 그러나 요리라기보다 식재료에 가까운 음식이 태반이다. 약선 요리는 식재료인가? 하는 의문이 인다.
주제가 되는 음식 찾기도 쉽지않다. 가짓수는 많은데, 기억나는 음식이 없다. 분위기로만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분위기좋고 가성비좋고 무난한 음식, 화려한 음식을 찾는다면 실망할 것 없으니 좋은 식당이지만 손 가는 요리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4. 먹은후
식후경
1) 골목길 한의원
한의원이 유난히 많다. 부산대 한의대 대학원이 있다더니 이런 도시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2) 3.1운동 거리
만세를 부른 거리에 기념물이 서 있다.
3) 동래부동헌
식당 바로 건너편이다. 동래시장 로터리를 끼고 있다. 일부는 원래 건물이고 일부는 복원이다. 원형 보존된 본청은 놀랍다. 동래의 역사성을 보여준다. 대단한 전통의 고장이 한의원을 존속시키고 약선음식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이 든다. 동헌은 따로 독립적 꼭지로 올린다.
4)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
수안역 지하에 있다. 별도의 항목으로 정리해서 탑재하였다. 이 식당은 문화와 역사 지구에 있는 셈이다. 실내 인테리어만이 아닌 동네 분위기가 약선 음식의 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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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요즘말로 가성비 짱! 부산에 가면 꼭 들러봐야지!
네, 가성비 있고 화려한 식당입니다. 분위기도 좋아서 담소를 나누기도 좋습니다. 최고의 맛까지만 기대하지 않으신다면 나무랄 데 없는 식당입니다. 더구나 동래부동헌 옆에 있고, 임진란 유적지가 있는 수안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이어서 입지가 아주 좋습니다. 한 나절을 실속 있게 보낼 수 있습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