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세
운우 최정숙
세상 살이
끝없는 자리다툼
한정된 자리
차지하려고 안간힘
잡초가 주인인데
늦게 나타난 뜨네기들
온갖 수단 동원하여
자리 잡고 싶다
몸뚱이가 부러져
죽을 고비 넘기고
타는 목마름 견뎌
수 없이 발을 뻗어
내가 누구냐?
꺽여도 살아나는
잡초 같은 들깨다
때
운우 최정숙
늦게 심었다고
때가 아직 이르다고
방심하다
사방으로 튀어나간
들깨 털며 아쉽다 하니
지인께서
"하늘 한 개,
땅 한 개,
나 하나가
농사라고." 하신다.
때가 있고
여분이 없고
연습이 없는 인생도
소중한 큰 농사
단풍 손톱
운우 최정숙
멍들었다
심심하다던 손
호미 만나 반갑다더니
이틀 만에
잔뜩 화 나서
손가락 부어터졌다
가운뎃 손톱들
가을 맞이
보랏빛 단풍 들었다
손톱 못 살겠다
투덜거리더니
도망갔다
도망간 자리 울퉁불퉁
손톱 못 지킨 손
공연히 자꾸 부끄럽다
호미 보고 호들갑 떨 때
알아 봤다
고추장의 말
운우 최정숙
보리밥 쓱쓱 비빌 때
나물 무칠 때
찌개 끓일 때
칭찬 자자해
귀 간지럽다
욕심부리고 맵다고
나를 탓한다
시집살이랑 고추 가문이랑
무슨 상관있다고
고추 끌어다 댄다
세상살이 맵다고
죄 없는 우리 집안
들먹이며 울먹인다
그래도
좋다는 소문 많이 났다
그 힘으로 산다
수수께끼
운우 최정숙
제가 누구게요?
저는 집도 있어요
그리고 친구도 많아요
그런데 눈치가 없데요
그러고 싶지 않은데
우리 집이 복잡해지면
참을 수 없어요
저도 저를 모를 때 있어요
더러는 순하고
어느 때는 고약해요
저는 외출을 자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코를 막고 문을 열어요
그러면 저는 바람과 함께
춤을 추어요
제가 누구게요?
프로필
최정숙
아호 云又(운우)
2009년 7월《 문예사조》시 등단
시울림 회원, 시섬문인협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보령지부 회원
문예사조 부회장역임
계간문예 중앙위원
시낭송가, 시낭송지도자
시집:《문패를 달면서》
동인지:《허공의 춤》(시울림),《모자이크》(시섬문인협회)외 다수
이메일: i-237@hanmail.net
첫댓글 우선 2편 올리고, 오늘 밤까지 나머지 3편 올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제가 핸드폰으로 올리느라고 자리 차지를 많이 하여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