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리사 일요 법회[11.26]는 원영 큰스님 법문이 있었습니다.
법당에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은 까닭은 생스기빙 명절 기운이 가정에 남아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스님 법문 역시 생스기빙으로 말문을 여셨지요.
생스란 감사라는 것인데.. 신이 주신 선물에 감사하는 것이 생스기빙이라면..
우리는 이미 고조선 시대 이전부터 하느님(또는 제석천)이란 신을 믿고 추수 때가 되면 신과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는 추석을 즐겼으니..
추석과 생스기빙 시기를 보면 다르듯 똑같은 것은 아니나..
생스기빙의 의미는 우리에게 곡식을 주심에 '감사한다'는 의미의 추석과 같다.
그런데 제가 들은 바로.. 생스기빙 데이가 생긴 것은
메이 플라워를 타고 미국에 온 영국인들이 11월이 되자 가지고 온 식량이 다 떨어져 굶을 지경이 되었을 때..
그 근처에 살고 있는 인디언들이 식량을 갖다주니 그것을 감사하며 생겼다고 하는 겁니다.^^.
어느 것이 참이든 분명한 것은 식량이란 선물을 준 것을 감사하는 것으로..
우리 역시 추석에 새 곡식 주신 것을 조상과 신에게 감사하는 것 아닙니까?.
감사하면 산다..
주위를 보면 나무 잎이 떨어져 나목으로 서 있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봅니다.
여름에 그토록 푸르던 산이 한순간에 온통 나목으로 서 있는 모습을 보면 놀랍지 않은지요?.
낙엽의 경이로움입니다.
떨어진 낙옆은 어디로 갑니까?^^.
땅으로.. 나뭇잎이 생긴 근본인 뿌리로 갑니다.
뿌리로 돌아가 나뭇잎은 다음 봄을 기다리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지요.
근본인 뿌리를 우리는 본래 마음이라 합니다.
본래 마음은 자비심이라 합니다.
그런 자비심은 <화엄경> 보현행원품에 잘 나와있는데..
여덟째 언제나 부처님의 모든 것을 따라 배우며(常隨佛學),
아홉째 언제나 중생의 뜻을 따라간다(隨順衆生)가 그것이지요.
중생의 뜻을 따라간다는 수순(隨順)의 예를 들면..
우리 주위에는 백인과 흑인 스페니쉬가 있는데.. 백인을 대하는 마음과 흑인을 대하는 마음, 스페니쉬를 대하는 마음이 각각 다릅니다.
그것은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이 아니지요. 수순은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이어야 하며 그런 평등한 마음을 자비심이라 합니다.
그와 같은 자비심을 밝히려 우리는 참선과 아비라 기도를 하는데.. 둘 모두 쉽지 않지요.
이렇게 쉽지 않은 참선이나 아비라 기도를 하려면
혼자 하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모여 함께 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너와 내가.. 우리가..
여럿이 모이면 참선이나 기도만 하는 게 아니지요..
모여 있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배우며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습니다.
낙엽의 경이로움도 느끼며..
자비로운 나날을 만드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