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녀의 대화이다.
무슨 이야기인지 한번 생각해 보자.
여: 난 인생을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직선이라고 생각해.
남: 아~ 그렇지... 직선.
여: 우린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 걸까?
남: 글쎄.
여: 내 직선의 기울기와 네 직선의 기울기는 처음에는 같았지만, 지금은 달라진 것 같아.
남: 응?
여: 잘 생각해 봐. 내 말이 무슨 말인지.
남: 음... 알 것 같아. 네 말은 우리가 만난다는 말이지?
여: 응. 맞아.
남: 고마워. 내 마음을 알아주고 그 마음에 긍정적으로 대답해 주어서. 얼마나 다행이니 내가 네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서.
이리하여 그 두 남녀는 사랑을 싹틔우게 된다.
중학교 2학년에 나오는 “두 일차함수의 그래프와 연립일차방정식”의 내용을 가지고 사랑을 소재로 한 가상의 대화를 만들어 보았다.
위 두 남녀는 서로의 사랑을 수학의 언어로 서로 확인하고 있다.
품격이 있어 멋지지 않은가?
각각의 직선은 하나의 인생이고, 두 직선의 기울기가 다르다는 것은 두 직선이, 아니 두 인생이 서로 한 점에서 만난다는 뜻이니, 결국에는 너랑 나랑은 어디선가 만날 운명 혹은 만나자는 얘기 아닌가.
또 남자는 여자의 말을 잘 알아듣고 있지 않은가.
아마도 두 사람은 중학교 2학년 시절 수학 시간을 성실하게 보냈나 보다.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다음과 같은 대화로 이어졌겠지.
여: 난 인생을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직선이라고 생각해.
남: 직선이라.
여: 우린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 걸까?
남: 글쎄.
여: 내 직선의 기울기와 네 직선의 기울기는 달라.
남: 응? 무슨 소리야?
여: 잘 생각해 봐. 내 말이 무슨 말인지.
남: 전혀 모르겠는데 도통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여: 내가 하는 말을 전혀 모르는 거야?
남: 직선의 기울기가 뭐 어떻다고?
여: 아...
여자는 남자의 답변을 듣고 실망하지 않았을까?
도대체 중학교 2학년 수학 시간에 뭘 배운 거야?
직선의 방정식도 안 배운 거야?
아님, 기억을 못 하는 거야?
위 설정이 너무 과장이고 작위적이지는 하지만 저런 방법으로 여자는 남자를 시험(?)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떤 학생이 자꾸 물어본다.
도대체 수학은 왜 공부하냐고.
교사가 할 수 있는 대답이 많겠지만 위의 이야기도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