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aci Benedettini del Monastero di Santa Scolastica)
거룩한 동굴
(Shrine of the Sacred Cave of St. Benedict)
로마에서 동쪽으로 80㎞, 해발고도 410m 지점에 위치한 수비아코 마을 뒷산에 있는 ‘사크로 스페코’(Sacro Speco) 즉, ‘거룩한 동굴’에서 성 베네딕토가 3년간 은수(隱修)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한 곳입니다.
베네딕도 성인께서 동굴 은수 생활을 하신 다음 비코바로 수도원에 가셨다가 다시 수비아코로 돌아오셔서 그 주변에 12개의 공동체를 세우셨는데, 세월 속에 다 사라지고 성인의 쌍둥이 누이동생의 이름을 딴 지금의 ‘성녀 스콜라스티카 수도원’ 뿐입니다.
동굴은 성인께서 떠나신 뒤로도 오백 년 넘도록 버려져 있었는데, 1090년 스콜라스티카 수도원의 ‘팔롬보’라는 수사가 아빠스로부터 이 동굴에서 은수생활을 할 수 있는 허락을 얻은 뒤로 수사들이 하나 둘씩 늘어났고 1193년부터는 12명이 사는 정식 공동체가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그 무렵 교회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던 교황 인노첸시오 3세의 지원을 받으며 이 ‘거룩한 동굴’ 공동체는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점차 발전해갔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도 이 거룩한 동굴을 방문하였으며 성인의 초상이 벽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수도원 내부에는 성 베네딕도가 기도하던 동굴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좁은 동굴 안에는 흰 대리석으로 조각한 청년 베네딕토 상과 돌로 만든 십자가, 빵 바구니, 그리고 장궤틀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성당 내부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성 베네딕토의 일생을 그린 프레스코 벽화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동굴 밖에는 베네딕토 성인이 은수생활을 하던 중 유혹을 이기기 위해 알몸으로 뒹굴었다는 장미 정원도 그대로 있습니다.
성인께서 동굴에서 은수생활을 할 때, 로마누스(Romanus) 수도자는 자기 수도원에서 자신의 몫으로 나온 빵을 남겨서 정기적으로 베네딕도에게 가져다 주었는데, 언제나 산 위에서 줄 끝에 바구니를 달아 빵과 물을 절벽 아래로 내려 보냈습니다. 로마노가 빵을 내려보낸 그 산꼭대기에 지어진 작은 수도원에 살레시오 수녀회가 공동체를 이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