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은 곧 배움이다
이 재 곤 2026. 5. 21.
공직에서 퇴직 후 결혼 예식장에 취직하여 제2의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예식(禮式)은 현대식으로 진행하더라도 전체의 절차에는 약간의 우리 전통 예의범절(禮儀凡節)이 부분적으로 행해지고 있어서 전통과 현대 예절에 대한 지식과 상식을 알고 있어야 업무 중에 어떤 일이 발생하였을 때 바로 대처할 수 있어서 예절을 확실하게 배워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가정에서나 사회, 직장생활을 하며 예절을 보고 들어온 상식이 조금 있다고 칭찬을 받는 편이지만 그 정도로는 남 앞에 자신 있게 나서서 설명하고 지도하며 이해시킬 수준은 아니어서 나도 전문적으로 예절을 배워야겠다고 마음먹고 배움의 길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먼저 대구향교에서 전통 윤리 분야와 한문 과목을 수강하고 제례 의식에도 참예(參詣)하며 성균관 전례연구원에서 대구향교 유림회관에 개설한 실천 예절 지도자반 교육 과정을 수강하며 공부하여 실천 예절 지도사 국가공인(國家公認) 자격증을 어렵게 취득하였다.
그 이후 대구광역시 중구 남성로에 소재한 한국 예절 대학과 한국 예절 아카데미에서 예절 기초반과 심화반 과정을 빠지지 않고 이수하였으며 장례지도사반 과정에 등록하여 전 과정을 수강 후에 공인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이어서 결혼식 전문주례사 과정에 등록 수강하며 현재 예식장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현장에서의 경험과 상황을 설명하며 배워서 공인 전문주례사 자격증도 취득하여 예절 분야에 조금은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자격증을 취득하였다고 배움이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천하는 과정에 실질적인 배움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연달아 자격증도 취득하고 배우는 사람으로서 노력을 좋게 보았는지 한국 예절 아카데미에서 한 과목을 맡아 강의를 하게 되었다. 내가 배울 때는 그냥 스쳐 가는 과목 정도로 배웠는데 막상 강의를 맡고 나니 더 깊은 지식과 넓은 상식이 요구되어 책방에 가서 좀 더 전문적으로 연구 발간한 책을 사 와서 공부하며 강의를 하였다.
학원에서 배우고 점수를 따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공부를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더 깊고 넓은 공부를 하여 자격증을 든든히 바쳐줄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가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어 부수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하다 보니 남을 가리키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예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곧 내가 배우고 공부하는 것임을 차츰 느끼게 되었다.
공무원 퇴직자 모임인 행정동우회에서 예절 교실을 개설하여 수강 희망자를 모아 약 5개월간 강의를 한 일이 있었다. 예절 교실 수강자라고 하지만 연령대가 육 칠십 대로 모두 한 집안의 가장(家長)이요, 문중의 원로나 대표요 직장 경험, 사회 경험을 풍부하게 쌓았고 분야별로 전문지식을 갖춘 분들이라 내가 강의는 하였지만 어떤 분야는 나보다도 경험과 상식이 풍부하여 내가 오히려 더 많이 배우게 되는 일이 있었다.
어떤 이를 통해서는 족보에 대한 상식과 그 문중의 내력을 알아가며 배우고 다른 사람으로부터는 집안의 장례를 치르면서 실제로 경험한 바를 이야기하는데 이론(理論)과는 차이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자녀를 출가시키면서 결혼식 준비 및 당일 결혼식 과정과 폐백(幣帛)드리기 등의 경험과 문제점, 전통과 현대의 차이점 등을 이야기하며 서로 깨우쳐가고 앞으로 길흉사(吉凶事)에서의 개선할 점과 장려할 점 등을 토론하며 내가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되었다.
예절 분야는 실천 과정에서 현실과 부딪히는 점이 더러 있다. 노년층에서는 아직도 전통을 선호하고 핵가족(核家族) 시대를 사는 젊은 층은 사회의 현 상황에 맞는 간소화된 예절을 실천하자는 의식에서 차이점이 있어서 앞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개선된 새로운 예절 방식을 찾아 모두가 불편한 점 없이 마음 편하게 지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요즈음 흔히 하는 말로 “예절이 뭐 필요하나”고 하지만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던가?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예의범절을 배워서 알고 일상생활에서 몸소 실천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삶이고 예쁜 사람이 아닐까요?
나는 예절을 어려서부터 우리 집에서 보고 듣고 배웠고 성인이 되어서 여러 경로를 통해서 배우고 실천하며 바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고 자평(自評)하며 육십 대 이후에 예절을 몇 년 강의하다가 수강하는 분들의 넓은 견문(見聞)과 지식, 인생의 경험과 체험담을 들으며 오히려 많은 분야를 널리 배우고 알게 되어 교학상장(敎學相長)이란 말이 떠오른다.
예의범절은 나이 든 어른이라고 다 알고 잘 실천하는 것도 아니고 젊었다고 모르는 것도 아니므로 항상 일상생활에서 서로 가르쳐주고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알게 되는 점이 많으므로 가르침은 곧 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