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가르드 공화국
정계원
늦은 저녁9시,
만해마을에 이상의 피를 한 모금 받아먹은
정신질환자들이 모여있다
아메리카노 한 잔도 살 줄 모르는
노랭이 K 시인이 말하기를
“이강의 계보를 이어받은 이상한 시인들이
‘13의 아해’를 해체 중이다”라고 한다
멸치로 술안주를 하며 불안을 찾아 헤매던
이강이 ‘비대상 시론’을 열강하다가
큰 호흡을 한 번 하더니
“나는 시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K과장이 노량진으로 간 까닭’의 저자인
박월 시인이 술에 취한 채,
소파에 앉아 언어로 연금술을 조탁하며
‘경칩의 여자들’을 쓰고 있다
컴퍼스로 수학 공식을 엎치락뒤치락하던
더벅머리 H 시인이 말하기를
“포물선을 그리는 ‘오렌지 기하학’의 시를
쓴다”고 한다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대화에 나는
급히 아방가르드 공화국을 빠져나온다
-출처 : 2026년 『시현실』여름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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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계원〉
2007년 『시와 세계』로 시인 등단
가톨릭관동대학교 평생교육원 <현대시창작과정>수료
가톨릭관동대학교 대학원 재학(석사)
시집 『어느 1924년생 쥐띠의 생활목록』 외
제2회 김동명문학 작가상 수상 외
강원현대시문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