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과학원장 노태원
고등과학원(KIAS)은 한국의 기초과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1996년 10월에 설립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기관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이론 기초과학 연구 기관이다. 설립 당시 수학과 물리학 분야의 교수, 연구원 6명으로 출발하였고, 2003년에는 계산과학부가 증설되었으며 현재 200여 명의 교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노력의 결과로 선도적인 연구를 수행한 석학을 여럿 배출하며 우리나라 이론 기초과학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
고등과학원의 주요 현황
2025년 고등과학원에는 허준이 교수(수학: 2022년 필즈상 수상), Zelmanov 교수(수학: 1994년 필즈상 수상), Mukhanov 교수(물리/우주론 : 2019년 Dirac 메달 수상), 김명식 교수(계산과학/양자정보: 2016년 호암상 수상)를 포함한 석학 교수 8명, 교수 25명, 연구 교수 2명 및 연구원급의 박사 후 연구원 약 120명, 그리고 행정 인력을 포함하여 총 20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탁 과제에서 고용된 박사 후 연구원 및 세종과학펠로우십을 받은 위촉 연구원 10여 명이 다양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고등과학원은 수학부, 물리학부, 계산과학부 3개의 학부로 구성되어 있다. 수학부의 근본적인 목표는 수학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활기찬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수학적 지식을 창출하고 젊은 수학자를 양성하고자 한다. 가장 중요한 수학적 발견은 종종 다양한 분야 간의 아이디어 교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수학부는 순수 수학과 응용 수학 모두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수학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고등과학원 전경
물리학부는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끌어갈 근본적인 지식의 원천이 되기를 목표로 한다. 물리학의 발견은 모든 과학 분야에서의 진보와 현대 세계를 극적으로 변화시킨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 이어졌다. 물리학부는 근본적인 지식의 탐색을 위해, 장 이론, 입자 물리학, 통계 물리학, 응집 물질 물리학, 천체 물리학, 우주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00년에 설립된 계산과학부는 기초과학에서 다루는 대규모의 계산이 필요한 학문 분야(특히 이론 및 계산 물리학, 재료 과학, 데이터 과학, 생물 물리학, 양자 재료 및 정보 과학, 조합론 및 이산 수학 등)에서 연구를 수행한다. 특히 다양한 학문 분야 간의 교차 연구를 통해 아이디어의 교류를 촉진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3개 학부 연구를 상호 보완을 위해, 고등과학원에는 5개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허준이 수학난제연구소’, ‘양자 우주연구센터’, ‘AI 기초과학연구소’는 여러 학부의 관심 주제를 모아 근원적인 통찰과 협력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거대 수치 계산연구센터’는 고등과학원 내의 연구자, 공동 연구자는 물론 국내 타 기관의 연구자에게 대규모 수치 계산을 위한 컴퓨터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초 학제 프로그램’은 기존 제도와 과학 연구 방법의 주제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매년 3~4개의 주제를 선정하여, 과학, 철학, 역사, 예술 등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각 학문 분야의 사유 방법, 연구 주제 및 방법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창의적인 연구 영역을 탐색하고 있다.
기초과학 인재의 산실
KIAS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수학, 물리학, 계산과학 분야의 우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글로벌 인재를 적극 유치하고, 젊은 연구자들에게 도전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개방적이며 다양한 연구 환경을 조성하여, 우리 구성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토론하여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국내외의 젊고 우수한 연구자들에게 박사학위를 받고 정규 직장으로 이동하기까지 경력 사다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각 연구원은 2 + 2 YEARS(또는 2 + 3 YEARS)의 계약 기간 동안 고등과학원의 멘토 교수 또는 방문 교수들과의 협력 연구를 통하여, 각자의 호기심과 도전적인 문제를 탐구할 수 있다. 매일 열리는 tea 타임을 통해 자유롭게 토론을 진행할 수 있고, 또한 이들에게 소규모의 학회 또는 세미나를 주관하여 개최하게 함으로써, 미래의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키울 기회도 제공한다. 그동안 우리 기관은 600명이 넘는 연구원을 배출시켰다. 이들의 약 70%가 국내외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는 등, 기초과학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세계가 찾는 학문 교류의 장
고등과학원은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여, 학문 교류의 장으로 우뚝 서고 있다. 연간 700회에 달하는 학술 행사와 세미나를 개최하며, 매년 8,000명 이상의 국내외 연구자들이 방문하는 활발한 학문 교류의 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년 50명 정도의 국내 교수들이 안식년 또는 방문 교수로 KIAS에서 연구하고 있으며, 340여 명의 국내 교수들이 associate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KIAS Scholar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석학들이 한국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학문적 영감을 나누는 장을 마련해 왔다. 이들은 1~3개월
허준이 석학 교수, 필즈상 수상 기념 강연회
동안 KIAS를 체재하면서, 내부 구성원들과 협력 연구를 수행하고, 국내외 연구자들의 초빙, 워크숍과 학회 개최 등을 주관하고 있다. 현재 데이비드 통 교수(케임브리지 대, 2008년 아담스상 ), 오희 교수(Yale 대, 2018년 호암상, 미국 수학회 부회장) 등 약 20명의 저명 교수가 KIAS Scholar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허준이 교수, 신석우 교수(수학: 2025년 호암상 수상) 등은 KIAS Scholar로 활동하며 KIAS와의 협력을 증진한 결과, KIAS 석학 교수로 임용되었다.
도약의 비전
내년이면 설립 30주년을 맞이하는 KIAS는 ‘기초과학의 근본적 질문에 도전하는 세계적 연구 기관’이라는 설립 이념을 잊지 않고, 기초과학 이론 분야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나아가기 위해 그동안 다른 연구자가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한다. 고등과학원은 우수한 석학을 유치하고 인재를 확보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또한 젊은 연구자들에게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수행할 기회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개방적이고 다양한 연구 환경 속에서 구성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토론하며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KIAS는 앞으로도 한국 기초과학의 미래를 밝히는 등대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필자소개
現 고등과학원 원장
前 IBS 강상관계물질연구단 단장